지속가능한 식탁을 위한 설계, 식품생명공학과
- 587호
- 기사입력 2026.05.11
- 취재 정수연 기자
- 편집 최한빈 기자
- 조회수 521
인류가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인 식(食)생활은 이제 단순히 의식주의 한 측면을 넘어서서 일종의 문화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다. 인간수명이 점차 연장되면서 증대되고 있는 건강한 삶의 추구, 일명 ‘웰빙’에 대한 담론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는 요즘, 우리 학교 식품생명공학과는 건강한 삶과 질의 추구를 이어 나가는 선도주자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의식주 중 하나의 요소로 여겨지는 것을 넘어, 식품생명공학과에서 다루어지는 식(食)의 개념은 증대된 삶의 질,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관한 연구 전반을 다루며 점차 확장되어가고 있다.
제51대 식품생명공학과 학생회 푸렌즈의 회장 이승민, 부회장 허지강을 만나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식품생명공학과 회장 이승민, 부회장 허지강 학우
| 학생회로서 학과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승민: 저희 식품생명공학과는 1976년 ‘낙농학과’로 시작하여, 1997년 모든 식품 및 그 원료를 대상으로 폭넓은 분야를 연구하고자 ‘식품·생명자원학전공’으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2004년 마침내 현재의 ‘식품생명공학과’로 전공 명칭을 개명하며 식품 과학과 생명공학 기술을 본격적으로 융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학과 이름 때문에 요리를 배우는 학과인가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보다는 식품이 소비자에게 섭취되기 전, 생산 공정 과정에 필요한 지식과 식품이 소비자에게 섭취된 후, 생리적 기능과 효능을 더 중점적으로 배우는 학과입니다.
저희 학과는 '인류의 건강과 복지 증진'이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식품과학과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융합하여 연구하는 학과입니다. 단순히 먹거리를 만드는 것을 넘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성 식품 개발, 미생물 및 분자생물학적 기법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 연구 등 미래 바이오 식품 산업을 선도할 전문 과학기술인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 식품생명공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승민: 우리 학교는 계열제라는 특이한 시스템이 존재하기에, 1학년 때 공통과목을 수강하고, 2학년 때 처음 학과에 진입하게 됩니다. 저는 정시로 ‘자연과학계열’에 들어왔기 때문에, 학과 선택에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원래 요리가 취미였고 식품의 향미에 대한 관심이 있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식품생명공학과를 선택하게 된 것은 2학기에 진행됐던 학과설명회에서 학과에 대한 설명과 각 교수님이 어떤 연구를 하시는지 듣고 난 후였던 것 같습니다.
또한, 여러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때, 단순 식품 관련 기업이나 연구기관뿐 아니라 바이오 제약 산업, 생명공학, 화장품 등 여러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학과라는 것을 깨닫고 저희 학과에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허지강: 평소 생명과학에 대한 흥미와 '먹는 즐거움'이라는 일상적인 가치를 어떻게 하면 더 건강하고 과학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우리 학과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성균관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는 탄탄한 커리큘럼과 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제가 꿈꾸는 바이오 식품 전문가로 성장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확신하여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 전공 수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을 소개해 주세요.
이승민: 우리 학과는 식품의 원료부터 최종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법을 배웁니다. 크게 식품 공정과 전처리 과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분자 수준의 생명과학적 지식을 심도 있게 다루는데요. 아래 그림은 식품생명공학과의 전공 로드맵입니다.
▲식품생명공학과 로드맵
이중에서도 제가 가장 인상 깊게 수강했던 과목은 2학년 2학기 전공 핵심 과목인 이재환 교수님의 '식품화학'입니다. 이 과목은 단순히 식품의 성분을 암기하는 수업이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 식품의 수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조리나 가공 과정에서 화학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그것이 맛과 영양,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메커니즘을 파헤치는 과목입니다.
예를 들어, 빵이 구워질 때 나는 고소한 향과 갈색빛이 어떤 화학 반응(마이아르 반응)을 통해 일어나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튀김에 사용하는 기름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식품을 바라보는 시야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식품은 곧 정교한 과학의 집합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수업이었기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과목입니다.
허지강: 저는 3학년 전공 과목인 ‘식품가공학’ 수업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이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실제로 현직에 계신 오뚜기 연구원분들께서 직접 강의해 주신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학부생 수준에서 던지는 궁금증이나 수업 내용에 대해, 현재 식품 업계 최전선에 몸담고 계신 분들만이 주실 수 있는 밀도 높은 대답과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이론적인 답변을 넘어, 실제 제품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질문에 대답해 주셨기 때문에 훨씬 입체적인 학습이 가능했고, 덕분에 상업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식품의 제조 원리와 공정을 생생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타 과목에서 식품의 물리, 화학, 영양학적 변화에 대한 기초 개념을 익혔다면, 이 수업에서는 그러한 개념들이 실제 가공 단계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배우며 더욱 현장감 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 재학생으로서 느끼는 식품생명공학과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승민: 우리 학과는 생물학, 화학과 같은 기초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식품 공정 및 전처리 과정'을 매우 깊이 있게 다룹니다. 식품 원료의 성질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해 이를 대량 생산 시스템에 적용·연결하는 커리큘럼은 타 학과에서 경험하기 힘든, 저희 학과만의 강력한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원리를 알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사'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허지강: 확실한 실용성과 무한한 확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식품을 다루기에 공부하는 내용이 실생활에 밀접하게 닿아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또한, 졸업 후 진로가 단순히 식품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바이오 산업은 물론이고, 제형 연구나 원료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화장품 기업 같은 뷰티 산업군으로도 진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식품, 바이오, 뷰티를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이 우리 학과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 학생회에서 진행 중인 주요 사업이나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승민: 저희 학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학과 MT ‘푸드캠프’는 학부생뿐만 아니라 대학원 선배들, 심지어 교수님까지 모두 참여하시는 연중 가장 큰 행사입니다. 1박 2일 동안 학과 랩실 설명회, 레크레이션, 교수님과의 시간 등 다양한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중 당연히 하이라이트는 바로 소고기 바비큐입니다. 감사하게도 저희 학과 졸업생 선배님께서 매년 후배들을 위한 지원금을 후원해 주시는 덕분에 매번 참여 인원들이 소고기를 풍족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식품생명공학과 MT 푸드캠프
또한, 식품생명공학과 자체 학과 동아리가 있는데요. 그중 ‘신제품 개발 동아리’에서는 크게 두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전년도와 당해 연도에 시장을 휩쓴 유행 제품들을 엄선해 시식 및 관능평가를 진행합니다. 시각, 후각, 미각 등 모든 감각을 사용하여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맛, 텍스처, 후미 등을 분석·평가하며 '왜 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았는지'를 과학적으로 고찰하는 활동을 가집니다.
두 번째로는 세상에 없는 레시피, 즉 ‘신제품’ 개발 활동을 가집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세상에 없는 맛의 막걸리'를 주조하며 발효 공정의 묘미를 배우고, 원료의 배합비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지는 ‘세상에 없는 맛의 아이스크림’을 직접 제작해 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시행착오, 예컨대 원하는 점도가 나오지 않거나 풍미가 변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들은 향후 산업 현장에서 협업 시에 큰 강점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신제품 개발 동아리 활동
허지강: 학과 차원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공장 견학'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전공 수업에서 배운 이론이 실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확인하는 행사입니다. 작년에는 하이트진로 맥주 공장을 방문하여 '켈리'와 같은 제품이 어떤 공정으로 제조되는지 견학하고 왔습니다. 올해는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학우들의 넓은 진로 스펙트럼을 고려하여 화장품이나 바이오 관련 공장 견학도 추진해 볼 예정입니다.
| 졸업 후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진로가 궁금합니다. 두 분은 졸업 후 어떤 진로를 생각하고 계시는지도 들려주세요.
이승민: 졸업생들의 진로는 다양하게 나뉘는데요. 먼저 식품기업으로 가는 경우에는 오리온제과,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대상, 동원F&B 등에서 생산관리(PM), 품질관리(QC/QA), 연구개발직(R&D) 파트로 진출합니다. 또한, 식품이라는 바운더리를 넘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종근당, 대웅제약 등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과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 기업으로도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식품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다양한 국립/사립 연구 기관으로도 취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바이오 제약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큽니다. ‘식품이 약이 되게 하고, 약이 곧 식품이 되게 하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식품 공정이나 바이오 공정 모두 결국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공통된 책임감이 존재합니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건 매우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여 해당 진로를 꿈꾸고 있습니다.
허지강: 저의 경우, 전공 수업과 실험을 통해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식품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연구하는 R&D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특히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기능성 소재 개발에 기여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식품생명공학과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승민: 처음 '식품생명공학'이라는 이름을 접하면 생소하고 막막할 수도 있을 거예요.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속에 숨겨진 과학을 하나씩 발견하다 보면, 세상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여러분이 가진 식품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저희 학과를 거치면 세상을 바꾸는 '전문성'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전공 공부가 어렵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그때마다 옆에 있는 선배들과 동기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거예요. 우리 학과는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고민하며 함께 성장하는 따뜻한 공동체입니다. 고민이 많을 시기이겠지만, 여러분의 열정을 쏟기에 이보다 더 매력적인 곳은 없다고 자부합니다. 학과에서 선후배로 만나는 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허지강: "우리가 먹는 것이 곧 우리 자신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류의 미래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에 매력을 느낀다면 식품생명공학과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과학적 호기심과 열정만 있다면, 우리 학과에서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여러분의 빛나는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안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생명공학관 61동 61206A호
Tel: 031-290-7810
Homepage: 성균관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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