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양자 네이티브를 육성하다
양자정보공학과
- 561호
- 기사입력 2025.04.10
- 취재 이정빈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1749
2025년은 양자역학이 확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이와 함께 성균관대학교에도 양자의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바로 국내 최초로 양자정보공학과가 설립된 것이다. 이번 신설은 대학원에서만 이루어지던 양자 기술에 대한 접근을 학부 차원으로 끌어왔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다.
양자 기술은 얽힘, 중첩과 같은 양자물리학 고유의 특성을 활용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로, 높은 파급효과와 전략적 중요성을 가진 첨단기술이다. 이에 더해 다양한 공학 기술을 집대성한 융합기술이기도 한 양자 기술은 미래를 열어 줄 열쇠가 될 수 있다. 양자역학적 현상을 조절하고 다룰 수 있는 여러 첨단 기술 덕에 양자 현상을 이용한 완전히 새로운 기술 분야가 열리게 됐지만 여전히 전문 인력은 부족하고, 적합한 교육과 인력 양성의 요구가 세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성균관대학교가 선도적으로 가장 먼저 학부 과정에 양자정보공학과를 신설하게 됐다.
▲ 양자정보공학과 로드맵
양자정보공학과 졸업생들은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싱 등 양자 기술 분야는 물론 반도체, 전자, 데이터 처리,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보안 등 첨단 기술 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첨단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학과에서 습득한 융복합 지식과 실무 경험은 그들을 양자컴퓨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양자 알고리즘 설계,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과 통신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실전형 엔지니어로 만들어 줄 것이다.
올해로 첫발을 내딛는 양자정보공학과의 아버지, 학과장 정연욱 교수를 만났다.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의 센터장이기도 한 그는 2020년부터 쭉 성균관대학교에 몸담으며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 양자정보공학과는 어떤 학과인가요?
양자정보공학과는 ‘공학과’라는 이름이 붙었듯 공과대학에 속한 과 중 하나입니다. 양자정보공학과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공과대학 특성상 일반적인 엔지니어를 길러내는 공학 교육을 기본으로 받게 되며, 여기에 ‘양자 기술’에 대한 지식을 장착해 나가게 됩니다. 수학이나 물리학과 같은 기초 학문으로부터 시작해서 디바이스 제작이나 레이저를 다루는 방법, 소자 설계 및 시뮬레이션 방법,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는 머신 러닝과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방법을 모두 배우게 됩니다.
전체적인 교육과정이 양자 쪽에 특화되어서 새롭게 마련됩니다. 공과대학 소속 타 전공에서 배우는 내용을 양자에 특화해서 학습하기에 학부 4학년을 마치고 나면 상당히 여러 방면에 능한 엔지니어가 됩니다. 더 나아가, 고난도 양자 기술에 도전한 경험이 있어서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도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 양자정보공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양자정보공학이라는 학문의 모태를 소개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양자역학이 학문으로 확립되었어요. 20세기에 사람들이 이를 잘 활용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트랜지스터, 레이저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양자역학적 일들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고차원의 기술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국방 기술, 우주 기술, 정보통신 기술, 그리고 반도체 기술 등 여러 연관 분야에서 고난도 기술들이 하나하나 축적되었어요.
21세기로 넘어갈 즈음에, 사람들이 양자역학이 단순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활용해 무언가 쓸모 있는 기계를 만들어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겠다고 깨닫습니다. 이와 동시에, 양자 컴퓨터를 만들면 세상의 모든 암호를 깰 수 있다는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이 1994년에 큰 충격을 불러오며 등장합니다. 이런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신비로운 현상을 공부하는 양자역학에서 더 나아가 그 학문을 믿고 세상에 쓸모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도록 공학적 접근을 하는 양자 공학이라는 학문이 생기게 된 겁니다.
현재는 양자 공학, 양자 정보 공학, 양자 기술 퀀텀 테크놀로지 등 부르는 분야가 눈덩이처럼 확대되고 있고 분야 간 경계를 짓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넓어졌습니다. 양자정보공학이란 100년 동안 확립된 양자역학이라는 바탕에 공학적인 기술을 더하여 세상에 쓸모 있는 기계를 만들어내는,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양자 컴퓨터
| 양자정보공학과가 국내 최초로 성균관대학교에서 ‘학부 강의’로 설립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신설 배경이 궁금해요.
한국에서 양자정보공학이 독립된 분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있어서 사람들은 가장 먼저 양자 대학원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양자정보공학을 전공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따는 대학원은 약 5년 전부터 막 시작되었어요. 그러던 중 미국에서 20년도쯤 국가적인 양자 전략(National Quantum Initiative)을 세우게 되는데 이때 ‘퀀텀 네이티브(Quantum Native)’를 길러야 한다고 표현합니다. 모국어 사용자만이 말 속의 오묘한 뉘앙스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양자에도 네이티브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양자 분야를 더 어렸을 때부터 배울 수 있게 아래로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성균관대학교가 일찍부터 양자 기술에 대해 준비해와서 작년 교육부에 신청했을 때 경쟁을 뚫고 우리 대학만 양자정보공학과 신설에 대한 허가를 받았어요. 이렇게 해서 양자정보공학과가 국내에서 최초로 성균관대학교에 생기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빨리 만든 것이고, 여기서 우리가 잘 교육해 나가면 양자 분야가 커가는 초창기에 좋은 인력들을 많이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양자정보공학과를 자랑해 주세요.
양자정보공학은 사실 노력 없이 좋은 결과를 얻는 학문 분야는 아닙니다. 많은 분야를 배워야 하고 학부 4년 동안 매우 바쁘게 살아야 하는 학문 분야예요.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몸에 기술과 근육을 갖춰서 나갈 수 있다는 거예요. 이 학문의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공학 지식을 굉장히 넓고 또 어느 정도 깊게,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많이 알아야 하므로, 4년을 충실히 공부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또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양자정보공학과는 공과대학에서 가장 높은 비율로 4년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는 학과입니다. 학교에서는 양자가 미래라고 생각하기에 전략적으로 크게 밀어주고 있어요. 지금 양자 산업은 계속해서 커지는 중이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양자 분야는 취직이 매우 잘 돼요. 기술의 발전 속도는 너무 빠른데 학문이 간단하지 않아서 양자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엔지니어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이 퀄리티 엔지니어를 원하고 있다는 거예요. 새로 시작하는 분야, 특히 학교가 이렇게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학과라면 대부분의 경우에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고 여러 혜택도 누릴 수 있답니다.
| 센터장으로 계시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Qcenter)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Qcenter)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양자정보과학 연구개발생태계 조성사업」 아래 국내 양자정보과학 분야 연구활동 지원을 위해 성균관대학교에 설립된 센터입니다. 2020년 정부 프로젝트로 설립되어 대한민국 전체의 양자 기술을 지원하고 있어요. 이 센터가 특히 우리 성균관대학교 내에 있어서 우리 학교에서 양자를 전공한 학생들은 더욱 이점을 누릴 수 있답니다. 센터에서는 교육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서 최신 학문 정보가 학과로 빠르게 전달됩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최첨단 양자 기술을 즉각 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 있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
| 양자정보공학과의 첫해가 밝았습니다. 학과장으로서 마음가짐이 어떠신가요?
이제 열리는 분야라서 완전히 백지에 그림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이 친구들의 진로를 어떻게 할 것인가까지, 불확실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또 모든 기회가 열려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과장으로서는 이 학과를 잘 안착시키고 학생들이 4년을 공부하고 나갔을 때 ‘힘들었지만 그래도 몸에 뭔가를 가지고 나간다’라는 느낌을 받도록 커리큘럼을 짜서 계속해서 좋은 교수님들을 모셔 오려고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빨리 시작하면 백지상태라서 힘은 들지만 선점 효과라는 게 있어요. 먼저 치고 나간다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첨단의 매력을 가지면서도 학생들이 공학적인 지식을 잘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실제로 신입생들을 처음 봤을 때 좀 더 새로운 걸 하겠다고 들어온 도전적인 말똥말똥한 눈들을 만나서 되게 반가웠어요. 우리 학생들한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정연욱 학과장을 만나 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학과의 역사를 써내려 가는 신입생들은 어떤 마음일까? 국내 1기 양자 학부생, 양자정보공학과 25학번 정휘온 학우에게서 학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양자정보공학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소개해 주세요.
2025년은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유엔(UN)이 이를 기념해 올해를 ‘세계 양자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한 만큼, 양자 컴퓨터 기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자 컴퓨터 학부 전공이 성균관대학교에서 국내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기에, 양자정보공학과에 진학하게 된다면 국내에서도 1기 타이틀을 갖게 된다는 것도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소에 좋아하고 잘했던 물리학과 수학이 양자정보공학에서 밀접하게 활용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양자정보공학과의 커리큘럼에 있는 선형대수학, 양자역학, 양자정보이론 등의 과목들로 저의 적성 과목을 더욱 깊이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양자정보공학과는 제가 좋아하는 과목들을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데다, 현재와 미래 모두에서 주목받고 있는 학과였기에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 양자정보공학과에서 올해 어떤 수업을 들으시나요?
올해는 2, 3, 4학년 때 배울 양자 알고리즘과 양자역학을 배우기 위한 기초 필수교양인 일반 물리학, 미분적분학, 공학컴퓨터프로그래밍 등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전공 수업으로는 양자정보공학입문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 양자정보공학과의 첫 세대로서, 앞으로 학과에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물리학을 좋아하는 만큼 양자역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공부하고, 이를 확장해 양자역학이 양자 컴퓨터에 적용되는 원리와 양자 컴퓨터의 주 활용처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세미나와 워크숍 등도 체험해 보고 싶습니다. 실제로 저번 주에 양자정보공학 세미나에 참여해 보았는데, 아직 양자정보공학에 대해서 배운 게 많지 않아 중간중간 이해가 되지 않는 용어와 이론, 설명 등이 많았지만 정말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고, 다음에 갈 때는 전보다 더 많은 지식을 쌓아가기 위해 빨리 배우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이 국내에서 최초로 양자정보공학과를 설립한 만큼, 많은 투자와 우수한 교수님들, 뛰어난 연구 시설 등을 장점으로 하고 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이를 모두 누려보고 싶습니다. 저희가 첫 세대인 만큼, 과잠도 예쁘게 디자인하고 FM 구호도 짜면서 우리 학과만의 전통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 양자정보공학과 25학번 신입생들
*양자정보공학과
자연과학캠퍼스(수원) 제2종합연구동 83275호
Tel: 031)299-4241
E-mail: skkuquantum@skku.edu
Homepage: https://qie.skku.edu/qie/index.do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
자연과학캠퍼스(수원) 제1종합연구동 81309호
Tel: 031)299-4197
E-mail: qcenter@skku.edu
Homepage: https://q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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