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패션 산업의 핵심 인력을 양성하다, 의상학과
- 569호
- 기사입력 2025.08.12
- 취재 나연후 기자
- 편집 임진서 기자
- 조회수 2690
패션의 발전은 인류에게 풍부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제공해 왔다. 21세기 현재, 패션은 다양한 갈래로 뻗어나가는 거대한 산업이자 하나의 문화이다.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의 영향으로 패션 업계는 점점 더 선진적이고 융합적인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한다. 우리 대학 의상학과는 이러한 요구에 발맞추어 글로벌 패션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패션 핵심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예술대학 소속의 의상학과는 창의력과 다양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패션 리더들을 키우기 위해 이론과 실무의 균형 잡힌 교육과정을 운영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21세기 패션업계의 요구에 따라 5개의 진출 영역(복식사, 디자인, 의복구성, 의류소재, 마케팅)을 구성하고 이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 트랙을 마련했다.
▲ 의상학과 로드맵
▲ 의상학과 교육과정
의상학과는 창의적이고 트렌디한 주제의 전시를 통해 실무 감각을 키울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 6월 성료한 제로웨이스트 패션 전시 <0%>는 의상학과 학사과정에서 이루어진 가장 대규모의 패션 전시로, 임은혁 교수의 지도 아래 식물성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사와 의상학과의 산학협력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구성되었다.
의상학과는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 탐구형으로 16명, 학생부교과 학교장 추천으로 5명을 선발하며(2026학년도 기준), 정시모집에서 15명을 선발한다(2025학년도 기준). 의상학과에 입학하게 되면 단일 전공 시 전공코어 42학점, 전공심화 15학점을 수강해야 하며 복수전공 시 전공코어 30학점, 전공심화 12학점을 수강해야 한다. 의상학과는 복수전공 사전심사 대상학과로,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성적증명서, 학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사전심사를 진행한다. 복수전공 희망자는 사전심사 신청 기간에 학과 사무실에 직접 방문하여 사전심사를 신청해야 하고, 사전심사에 합격한 후 GLS를 통해 복수전공을 신청해야 한다. 신청하지 아니한 경우 선발에서 제외된다.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는 패션 환경 변화에 맞춘 교육 시스템 마련과 우수한 졸업생 배출을 통해 21세기 패션 업계의 중심적인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의상학과 학과장이자 제로웨이스트 패션 전시 <0%>의 지도를 맡은 임은혁 교수를 만나 의상학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의상학과에서 패션디자인과 패션스터디즈(fashion studies)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임은혁 교수입니다. 저는 패션과 몸, 정체성, 사회관계 사이의 복잡하고 미묘한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습니다. 패션에는 미적인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패션은 젠더, 인종, 계급 등의 정체성 표현의 도구이자, 산업 시스템이고, 문화 현상입니다. 이것이 제가 패션디자인과 패션스터디즈를 결합하여 연구하고 교육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패션이 사회와 문화를 관찰할 수 있는 훌륭한 렌즈라고 생각합니다. 패션이 어떻게 사회 가치, 규범,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을 반영하는지 살펴보는 것을 즐깁니다.
▲ 임은혁 교수
|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패션비즈니스는 크게 패션인더스트리(fashion industry)와 패션인터미디어리(fashion intermediaries)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 의상학과는 인더스트리(디자인, 생산, 마케팅)외에도, 패션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며 소셜미디어 시대에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는 인터미디어리 비즈니스(패션이미지, 커뮤니케이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 스타일링 등) 수업을 개설하여 패션비즈니스를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다룹니다. 더불어, 패션이론 및 복식사 수업을 통해 글로벌 패션산업의 다양성(diversity)과 문화전유(cultural appropriation)와 같은 중대한 이슈를 다룸으로써 문제 인식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AI패션이미지, 디지털 패션커뮤니케이션 등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수업을 꾸준히 개설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패션산업에서 테크놀로지의 가능성과 함께 한계점 또한 인식할 수 있습니다. 패션의 본질에 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무조건적 수용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를 통한 선택적 적용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테크놀로지에 대한 맹목적인 학습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 제로 웨이스트 패션 전시 <0%>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제로 웨이스트 패션디자인’이란 제품의 사용 전 단계(pre-use)인 개발 및 생산과정에서 원단 낭비를 최소화하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우리가 착용하는 일반적인 서양복의 생산에서는 원단 재단 시 15-20%의 원단이 버려지게 됩니다. 이에 지난 학기 신설된 ‘제로웨이스트패션캡스톤디자인’ 수업을 통해 원단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ZWPM (Zero-Waste Pattern Making)을 개발하여 이를 문제해결 방법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관습적인 대량생산 패턴을 벗어나는 창의적인 디자인 방법론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산학협력으로 이루어졌는데, 비건 레더라는 친환경 소재를 협찬받아 실용적이면서도 실험적인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제로 웨이스트 패턴커팅, 폴딩, 모듈러 커팅, 서브트랙션 커팅 등을 적용하여 잔단(offcuts)을 최소화했으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잔단마저도 위빙(weaving) 샘플로 개발하며 말 그대로 ‘제로 웨이스트’를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이 전시는 패션에서의 지속가능을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지만, 감히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학기 초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과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왜냐하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유지된다는 의미이며 '패션'은 끊임없이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개념이기에, 지속 가능한 패션은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oxymoron).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에 관한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고 반영하는 것은 패션업계가 당면한 과제입니다. 이에 패션 전공자들은 업계에 진출하기 전에 이 문제를 직시하고 창의적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대중과의 긴밀한 접점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로서 패션은, 지속가능성에 관한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이기도 합니다. 이번 제로 웨이스트 패션디자인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제로 웨이스트 패턴 메이킹이라는 실천적 방법론을 통해 창의적이고 책임감 있는 해법(responsible fashion)을 고민한 결과물이었습니다.
| 제로 웨이스트 패션 전시 <0%> 준비 과정의 비하인드가 있나요?
먼저, 지속가능성과 패션이라는 상호 모순된 개념을 함께 다루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저는 2014년 의상학과 졸업 작품전을 지도하면서 제로 웨이스트를 주제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수업 첫 시간부터 지속가능과 패션에 관한 토의를 했습니다. 그러한 논의 없이 디자인을 시작하면 학생들은 디자인을 하다 갑자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로 웨이스트’라면 아예 아무것도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거죠. 따라서 처음부터 그 모순과 문제점에 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기 말 전시 홍보를 위해 학생들이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의 디자이너별 Q&A에 지속가능성과 패션에 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답변을 올렸는데, 일일이 읽어보면서 그 진지한 태도에 깜짝 놀랐습니다. 학생들이 작업 과정을 거치며 많이 성장한 것 같아 교수로서 뿌듯했습니다.
또한 한 학기에 컨셉과 리서치, 디자인 전개 및 선정, 패턴 개발, 머슬린 피팅(가봉), 시제품 제작, 룩북 촬영 및 제작, 전시기획 및 설치, 홍보 등을 한다는 것은 매우 고되고 어렵습니다. 이는 두 학기 과정을 압축한 것과 같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전 학생이 참여한 전시준비위원회를 통해 자치적으로 이루어 낸 것도 대단한 것입니다. 저는 창의적인 수업에서 교수는 비전을 제시하되 개입을 최소화하며 학생들이 문제해결을 요청했을 때 같이 고민하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과정 내내 고민과 걱정은 참으로 많이 하지만요.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보며 이 방식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프로페셔널 수준의 결과물에 감동하기까지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0%> 전시에 방문한 한 패션업계 관계자가 책임 있는 패션(responsible fashion)이라는 프로젝트의 취지와 학생들의 진정성에 깊이 공감하여 대규모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성균관대 의상학과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학과장으로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패션은 본질적으로 모순과 양면성을 내포한 독특한 분야입니다. 동조와 차별을 동시에 추구하며, 일시적으로 존재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자본주의의 총아로서 패션은 예술과 테크놀로지 등 타 분야와 영향을 주고받는 동시에 패션 자체의 논리에 모든 것을 흡수하고 변화시킵니다. 이러한 속성으로 인해 비난도 많이 받지만, 그 특성을 잘 이해하면 즉각적이고 강력한 매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상학과 학생들이 전공자로서 이를 깨닫고 졸업하기를 바랍니다. 비전공자들도 패션을 바라볼 때 피상적인 부분보다는 그 메시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면 흥미로울 것입니다.
학과생이 소개하는 의상학과는 어떤 모습일까? 의상학과 제50대 학생회 ‘의미’의 학생회장 김기도(의상학과 22), 부학생회장 김동현(의상학과 22) 학우를 만나 의상학과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왼쪽부터 학생회장 김기도, 부학생회장 김동현
| 의상학과 학생회로서 학과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는 예술대학 소속 학과로,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수선관과 수선관 별관의 8층, 9층 그리고 옥상 사물함까지 학과 전용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용 공간 덕분에 학생들은 실습과 제작, 협업 활동을 자유롭고 집중도 높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의상학과’ 라는 이름에 걸맞게, 의복과 패션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수업들이 개설되어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한 전공 수업을 선택해 배울 수 있습니다. 기초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 패턴 및 봉제, 패션사와 문화 이론 수업부터 3D 프로그램을 활용한 디지털 의류 디자인, 패션 커뮤니케이션까지, 이론과 실무를 넘나드는 탄탄한 커리큘럼이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의상학과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안에 모인 학생들의 ‘다름’입니다. 학과에는 조용하고 사유적인 분위기를 지닌 학생부터 누구보다 에너지 넘치고 활발한 친구들까지 다양한 성격과 기질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있습니다. 이들의 미적 감각 또한 각양각색입니다.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스타일을 즐기는 이도 있고, 절제된 실루엣과 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 혹은 그사이 어딘가의 균형을 탐색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과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각자의 개성이 반영된 전혀 다른 스타일과 방향성을 가진 학생들이 공존하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교양 수업이나 캠퍼스에서 의상학과 학생들을 마주친다면 단번에 ‘다 다르다’라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이 다양성과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분위기가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만의 독특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의상학과 제50대 학생회 ‘의미’는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요?
기본적으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마다 간식 배부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며, 바쁜 학기 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응원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업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고 두 가지 주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첫 번째는 의상학과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부자재를 도매가로 대량 구매하여 학교 내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재료 구매를 위해 외부로 나가야 하는 학생들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부자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되어 온 실기실 공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기존 강의실을 실기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학과 사무실과 긴밀하게 협의하며 추진 중입니다.
|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요?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에서는 ‘옷’이라는 사물을 넘어, 옷을 둘러싼 ‘사고의 구조’를 배웁니다. 단순히 예쁘고 잘 만든 옷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왜 이런 옷이 만들어졌는지, 시대와 사회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사유하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의 커리큘럼은 크게 의복설계 및 의류생산, 패션디자인, 복식미학, 패션마케팅 및 소비자심리, 패션소재의 다섯 가지 분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 다섯 가지 학문적 방향성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관심사에 따라 수업을 선택하고, 기초부터 심화까지 점진적으로 학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옷을 실제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적인 수업부터, 패션을 문화적·철학적으로 사유하는 이론 수업, 산업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다지는 마케팅 수업까지 폭넓게 구성되어 있어, 단순한 ‘디자인’에 그치지 않고 패션 전반을 입체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것이 성대 의상학과의 큰 장점입니다.
| 학교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김기도: 저는 제로웨이스트패션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전시회 개최를 위해 전시회장 공간 구성을 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텅텅 비어 있던 전시회장에 한 학기 동안 모두가 진심을 다해 만들어온 작품들이 설치되면서 마지막에 가득 찬 공간을 바라보니 한 학기 동안 고생했던 순간들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김동현: 2022년 제가 1학년이었을 때 수선관 옥상에서 진행되었던 의상학과 동문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회 소속으로 동문회 준비를 하면서 다양한 선배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중에서도 우영미 선배님을 실제로 만나 뵐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진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는 실기평가 없이 입학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입학 전 ‘과연 내가 학과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학과는 오히려 그 점을 고려해, 기초부터 심화까지 단계적으로 쌓아나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도 걱정 없이 배울 수 있고, 스스로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질 높은 수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 의상학과
인문사회과학캠퍼스(서울) 수선관 별관 62802호
Tel: 02)760-0515
E-mail: fashion@skk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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