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기간의 필수품, 카페인

시험기간의 필수품, 카페인

  • 392호
  • 기사입력 2018.03.28
  • 취재 김성현 기자
  • 편집 김규리 기자
  • 조회수 5958

신입생이 입학하고 새 수업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3월이 지나고 어느덧 4월이 다가왔다. 날씨는 매우 따뜻해졌고 길을 걷다 보면 새싹과 꽃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처럼 벚꽃과 함께 우리의 중간고사도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시험기간에 졸음을 쫓기 위해 커피, 에너지 드링크, 녹차와 같은 음료를 마신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음료를 마실까? 그 이유는 바로 ‘카페인’ 때문이다. 이번 학술에서는 시험기간 우리와 함께하는 ‘카페인’에 대해 알아보자.

◎ ‘카페인’이란?
‘카페인’은 식물에 함유된 알칼로이드의 한 종류다. 1819년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페르디난트 룽게(Friedrich Ferdinand Runge)가 처음으로 비교적 순도 높은 카페인을 분리해냈다. 커피에 들어 있는 혼합물이라는 의미로 카페인(kaffein, 영어로는 caffeine)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19세기 말에는 과학자인 헤르만 에밀 피셔(Hermann Emil Fischer)가 카페인의 화학구조를 밝혔다. 이때 완성된 카페인의 분자식은 C8H10N4O2이다. 기본적으로 각성 및 흥분 효과가 있으며 이뇨작용을 일어나게 한다. 또한, 중추 신경을 흥분시키는 약리 작용이 있다. 뜨거운 물에는 잘 녹으며 쓴 맛이 나지만, 찬물에는 녹기 어렵다.

◎카페인은 어디에 들어있을까? 
카페인은 우리가 매우 쉽게 접하는 여러 음료나 음식에 함유되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바로는 커피, 에너지 드링크, 녹차, 초콜릿, 탄산음료 등이 있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의 양은 커피의 품종이나 추출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추출 방식 가운데는 에스프레소(Espresso)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가장 적다. 왜냐하면 에스프레소 커피는 고·온 고압 상태에서 추출해서 사용하는 물이 적고 커피와 뜨거운 물이 접촉하는 시간이 30초로 다른 추출 방식에 비해 짧기 때문이다. 원두커피에는 150ml를 1컵으로 가정할 경우, 110~15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그에 비해 인스턴트 커피와 카페인레스 커피는 각각 60~108mg, 2~5mg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카페인 함량을 지닌다.

한편,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시는 에너지 드링크는 종류마다 천차만별의 카페인 함량을 보여준다. 박카스는 1병(100ml)당 30mg의 무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핫식스와 레드불은 각각 한 캔당 80mg, 62.5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각각의 카페인 함유량을 따져보면 많지 않아 보이지만 우리가 시험기간에 카페인을 한꺼번에 다량 복용해서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이와 달리 몬스터 에너지는 그 자체로도 아주 높은 카페인 함량을 보여준다. 한 캔당 100mg의 카페인이 들어있으며 이는 성인기준 카페인 권장 섭취량의 1/4의 수준이다. 한때 SNS와 인터넷에서 ‘스누피 커피우유’로 뜨겁게 화제가 됐던 ‘더 진한 커피우유’는 500ml안에 237mg의 카페인이 들어있으며 이는 레드불의 4배, 핫식스의 2배 이상 함량이다.

그러나 녹차는 1잔에 15mg 정도의 소량이 함유되어 있고 커피보다 낮은 온도에서 우려내 찻잎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이 60~70%만 우러나온다. 녹차의 카페인은 체내 흡수가 잘 안된다. 이는 ‘카테킨’이라는 성분이 녹차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녹차에는 카페인, 카테킨을 제외하고도 ‘데아닌’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카페인이 뇌에서 작용하는 것을 억제한다. 이때문에 사람들은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마실 때와는 달리 녹차를 마시면 마음이 가라앉고 혈압이 낮아진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의외의 음식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는 예가 많다. 우리 몸이 아플 때 먹는 진통제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이는 통증 완화를 위함이다. 진통제에 함유된 소량의 카페인은 통증을 약화시켜 효과를 주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면 오히려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복용하는 다이어트 약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다른 식품이나 약품보다 더 많은 양이 함유되어 있어 다이어트 약 하루 복용량이 커피 12잔에 달하는 카페인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한편, 아침에 밥 대신 자주 먹는 시리얼에도 어느 정도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1kg 당 51.4mg의 미량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이 밖에도 껌과 사탕은 kg당 각각 917.2mg, 577.4mg의 카페인 함량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리가 평소에 카페인이 많다고 잘 알려진 커피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카페인의 효능
카페인을 적정량 섭취하면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카페인에는 각성 효과가 있어 집중력을 높이고 졸음을 쫓아 정신을 맑게 한다. 이는 카페인이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 수용체의 작용을 방해하고 심박수를 증가시켜 몸을 흥분상태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지방 분해 효과가 있다. 카페인은 지방산 분해를 억제하는 아데노신이 분비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카페인을 섭취하면 에너지 소비량이 10% 가량 증가하고 어느 정도 비만을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카페인은 두통을 완화해주기도 하는데 특히 수면 중 편두통과 요추 천자 후에 발생하는 두통 완화에 뛰어난 효능을 보여주었다. 이는 카페인이 뇌 혈류량을 줄여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운동 능력 향상, 치매 예방, 호흡기 확장, 음주 후 간 손상 예방, 우울증 예방 등 우리 건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여러 효능을 보여주면서 현대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하나의 필수 요소가 되었다.

◎카페인 부작용
카페인을 적정량 섭취하면 위와 같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섭취하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카페인을 다량으로 장시간 복용하면 카페인 중독(caffeinism)이 발생할 수 있다. 카페인 중독은 짜증, 불안, 신경 과민 등 정신적 증상뿐만 아니라 심장 떨림, 두통, 호흡성 알칼리증 (respiratory alkalosis) 등 여러 신체적 증상을 수반한다.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궤양, 미란성 식도염(erosive esophagitis), 위식도역류질환(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카페인은 철분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해 철분 부족을 초래한다. 이는 헤모글로빈의 생성을 억제하고 결국 빈혈에 이르게 한다. 우리가 “오늘 커피 많이 먹어서 잠이 안 와.” 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이처럼 카페인의 과다 섭취는 수면 패턴을 불규칙하게 하고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이렇듯 카페인은 섭취량과 방법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평소에 조금씩 복용하는 카페인은 괜찮지만 시험기간의 우리처럼 하루에 몇 잔의 커피를 마시고,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는 것은 우리 건강에 매우 해로운 행동이다. 다가오는 이번 시험기간에는 밀린 시험공부를 단기간에 하기 위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고 졸음을 쫓는 것보다는 건강한 방법으로 미리미리 시험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출처
차문화생활대전(2012), 정동효, 윤백현, 이영희, 홍익재
에너지 음료, 과하면 ‘독’ (2012),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KISTI
카페인(caffeine), 네이버 두산백과
차의 향기(2012), 김영경, 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