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하는 정치? 전자민주주의

  • 433호
  • 기사입력 2019.12.10
  • 취재 권은서 기자
  • 편집 심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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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무엇일까? 우리는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막상 듣게 되면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려워지고는 한다. 과연 민주주의(democracy)는 무엇일까? 이번 학술에서는 민주주의, 나아가 전자민주주의에 대해 알아보았다.


◎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무엇일까? 민주주의의 본질적 특성은 단어에서 찾을 수 있다. 인민을 뜻하는 ‘demos’와 힘, 지배를 의미하는 ‘kratos’의 합성어로 다수, 혹은 인민이 직접 통치하는 형태라는 뜻이다. 더 나아가, 링컨의 1864년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제시한 민주주의의 정의를 통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통치’라는 그의 말은 민주주의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돕는다. ‘인민의 (통치)’, 주권재민(主權在民)이라는 뜻으로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인민에 의한 (통치)’, 인민에 의한 주권 행사가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고대 도시국가의 아테네에서는 인민이 나라를 직접 통치하는 것이 가능했을지도 모르나, 현재 많은 국민, 다수의 인민이 나라를 직접 통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국민이 대표자를 뽑아 통치하는 대의민주주의, 간접통치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민을 위한 (통치)’는 군주, 귀족들과 같이 소수를 위한 통치가 아닌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 이상적인 민주주의?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이상적인 정치제도일까? 민주주의를 ‘바람직한 정치’, ‘이상적인 정부’로 치환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모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국가가 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예컨대, 북한은 인민민주주의를 표방한다고 한다. 과연 이를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을까. 당장 눈에 보이는 부당함이나 살아가는데 큰 막힘이 없다고 해서 우리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성취된 민주화의 정도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갈망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에 다가가는 과정이다.


이상적인 민주주의는 가장 본질적인 것으로부터 온다. 바로 주권재민을 실현하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다. 즉, 링컨이 말한 ‘인민의, 인민에 의한’ 통치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민주주의는 국민이 직접 국가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많은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직접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로 그 형태를 바꿔 실현되고 있다.


플라톤은 “민주정은 대중의 선호가 도덕이 되는 중우정치로 변질할 위험이 농후하다”고 민주주의를 폄하했다. 어리석은 인민 다수가 정치를 할 경우 ‘국가라는 배는 산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대의민주주의이다. 다수의 인민들을 대변해 전문적인 정책 결정을 도울 엘리트들을 선출하기 때문에 소수의 대표자들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보다 전문적이고 심도 있는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가 아닌 소수의 결정이라 신속하고 효율적이다.


“국민들이 선거 날만 주인이 되고 투표가 끝나면 다시 노예로 돌아가는 제도”

18세기 철학자 장 자크 루소가 대의민주주의를 비판한 바이다. 그의 말은 대의민주주의가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국민이 선출한 엘리트, 대표자들이 국민의 의사를 반영해 국민 주권이 실현되어야 하는데, 대의민주주의는 대표자들이 국민의 뜻을 잘 대변하고 있을까. 그러나, 민주주의 본질적인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정당이나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모습을 빈번히 볼 수 있다. 플라톤이 우려한 중우정치를 현대 대의민주주의가 해결했는지는 의문이다.


◎ 전자민주주의와 SNS 민주주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 사실 답은 간단하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이에 혹자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에는 시간적, 공간적인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고대 아테네의 광장에서 이루어졌던 직접민주주의는 도시국가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도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재는 정보기술사회이다. 고대 아테네의 도시국가의 광장은 현대 사회에 존재한다.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의 보급은 이미 널리 이루어졌고 스마트폰 보급률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전자민주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전자민주주의는 인터넷과 모바일 같은 정보 통신 기술을 이용해 국민이 정치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걸 말한다. 전자민주주의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국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를 넘어 정부가 없는 새로운 정치 이념이다. 인터넷을 통한 여론 수렴, 선거 캠페인 및 홍보, 온라인 투표, 사이버 국회, 전자공청회, 정책결정에 따른 시민의 참여 및 토론을 비롯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나 정책 등을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련의 정치적 행위 등이 모두 전자민주주의에 포함된다. 특히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의 급부상은 SNS가 정치정보를 주고받는 새로운 사회적 정보 네트워크로 발전하도록 했다. 전자민주주의 중에도 특히 SNS 민주주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계점도 존재한다. 인터넷, 특히 SNS를 극단의 정치공간으로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고,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요인에 따른 정치 참여는 일시적인 인기에만 편승하는 결정을 내리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것과 하나의 거대한 광장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여 정치 역사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두산백과 [전자민주주의]

네이버지식백과 [전자민주주의가 뭐예요]

김비환(2013) 『이것이 민주주의다』. 개마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