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쫀득, 타피오카 펄의 정체

  • 423호
  • 기사입력 2019.07.14
  • 취재 권은서 기자
  • 편집 심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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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에서 버블티의 인기가 심상찮다. 아마스X, 공X 등 여러 버블티 브랜드가 입점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대만에서 흑당 버블티 브랜드가 국내에 매장을 차리면서 그 인기가 정점을 찍고 있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버블티의 핵심은 역시 특유한 식감을 가진 ‘버블’, 타피오카펄이다. 말랑말랑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가져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밀크티와 궁합을 이루는, 이 타피오카펄의 정체는 무엇일까? 


◎타피오카펄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타피오카펄은 검은색이지만 본래 하얀색이다. 하얀색인 펄에 카라멜시럽, 갈색설탕향 등을 넣어 맛을 내고 검은색으로 만든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타피오카펄이다. 타피오카펄이 본래 하얀 이유는 원료가 ‘카사바’라는 덩이뿌리식물이기 때문이다. 마치 고구마처럼 생긴 이 카사바는 껍질은 갈색이고 속은 하얀색이다. 본래의 타피오카가 하얀색인 이유다. 이 식물에는 전분이 20~30% 포함되어 있는데, 이 전분이 덩어리진 것이 바로 타피오카이다. 그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보자면, 먼저 이 덩이뿌리의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을 곱게 빻아 물에 넣으면 건더기가 물에 가라앉는다. 이 건더기를 건져내어 다 마르기 전에 주머니에 넣고 흔들면 동그랗고 작은 알맹이들이 생기는데, 이를 가열하면 타피오카펄이 만들어진다.


◎ 쫀득한 식감의 정체?

버블티의 인기요인은 이 타피오카펄의 쫀득한 식감이 아닐까. 이 쫀득한 식감의 이유는  ‘호화’에 있다. 녹말은 물에는 녹지 않지만 가열하면 콜로이드 상태의 졸이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녹말의 성질을 이용하여 녹말을 물에 넣고 끓이면 조직이 부풀면서 점성이 커지게 되는데, 이를 ‘호화’라고 한다. 이 반대 현상은 ‘노화’라고 하는데 호화된 전분을 상온에 일정 시간 두면 단단한 녹말 상태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 타피오카펄이 쫀득한 이유도 노화보다 호화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밥이 식었을 때 밥알이 딱딱해지는 이유가  ‘노화’때문인데 타피오카펄은 호화가 다른 전분보다 우세하여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 타피오카 전분으로 만든 다른 음식들?

라면의 탱탱한 면발, 쫄깃한 만두피, 씹을수록 고소한 깨찰빵, 쫀득쫀득한 젤라또 아이스크림. 이들의 쫄깃쫄깃하거나 쫀득한 식감은 입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이러한 식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이 타피오카 전분이다. 타피오카 전분이 등장하기 전, 베어커리 제품에서 전분의 역할은 밀가루의 소맥 전분이 맡고 있었다. 그러나 이 소맥 전분은 밀가루 자체의 풍미를 손상시키거나 점성을 담당하는 글루텐 함량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타피오카 전분이 이러한 단점을 없애주는 동시에 차진 식감이라는 장점까지 더했다. 소맥 전분보다 쉽게 호화되는 특징이 전분 특유의 쫄깃쫄깃한 맛을 부여한 것이다. 타피오카 전분은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생각보다 많은 음식에 함유되어 있다.



※참고자료

채범석, 『영양학사전』, 아카데미서적, 1998.

이정아, 과학동아 09호, 2010.

김양희, “변성전분 베이커리 응용 활발”,식품음료신문(http://www.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