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앎은 나 자신으로부터, 메타인지

  • 481호
  • 기사입력 2021.12.07
  • 취재 박기성 기자
  • 편집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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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가지각색일 것이다. 좋은 직장을 위해서 일 수도 있고, 공부와 연구를 통해 학문에 정진하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대학에 다니는 목적이 무엇이 되건, 대학의 본질은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 학문적 소양을 기르고 나아가 사회에 이바지할 지성인, 교양인을 양성하는 데 있다. 그러한 사람들을 우리는 지식인이라 부르고, 그들의 역량은 남들보다 많이 알고, 깊이 알고, 넓게 아는 것에서 비롯된다. 지식인에 대한 이야기에서 벗어나더라도, 우리는 일생에 걸쳐서 새로운 것들을 학습하면서 살아간다. 끝없는 배움과 공부의 과정 속에서 인간은 성숙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이번 학술에서는 지식, 즉 ‘앎’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보려 한다.


‘앎’에 대한 여러 표현 중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것은 소크라테스의 입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그의 철학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하다. 이 말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 입구에 새겨져 있는 말로, 소크라테스가 알키비아데스의 대화에서 인용했다. 그는 알키비아데스에게 돌봄과 기술이 없다면 어떤 것으로도 적들을 능가할 수 없고, 그가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명예를 얻을 수도 없다고 했다. 여기서 소크라테스가 언급한 기술이 바로 ‘앎’이다. 이와 같이 소크라테스는 주로 대화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펼쳤다. 그는 질문의 방식을 통해 자신과의 문답 속에서 상대방이 스스로의 논리에 결점을 깨닫게 하고 이를 통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세계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그가 남긴 말인,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안다.’이다. 스스로가 무지하다는 상태임을 알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앎과 지식의 습득이 가능하다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그의 제자 플라톤에 의해 계승된다.


이와 비슷한 의식을 보여준 사람이 있었다. 성균관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듣게 되는 ‘성균논어’ 수업의 주인공 공자이다. 공자와 제자의 대담을 한데 묶은 <논어>의 <위정> 편에서 그는 ‘안다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아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역시 소크라테스의 철학과 유사하다. 즉, 내가 무엇을 아는지에 대해 알고 모르는 것을 아는 상태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아는 상태라는 말이다. 공자가 생각한 배움을 통해 앎을 습득하는 방법은 질문하는 것이었다. <논어>의 공야장에서 그는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 대상이 누가 됐건, 다른 사람에게 질문하는 것을 통해서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나아가 세상에 대해 더 넓고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 이것이 공자가 이야기한 학습이고 이를 통해 진정한 ‘앎’을 수행할 수 있다.


위의 내용들을 통해, 소크라테스와 공자는 모두 스스로 무엇을 알고 있는 상태인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 상태인지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이 진정한 ‘앎’이라 말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학습의 방법으로는 문답을 제시했다. 이러한 그들의 철학은 현대에도 존재하는데, 바로 ‘메타인지’다. 상위인지라고도 불리는 메타인지는 자신의 인지 및 학습 과정에 대한 관찰, 발견 및 판단의 과정으로 인식을 인식하고 생각을 생각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메타인지는 미국의 발달 심리학자 존 플라벨에 의해 제시된 개념으로, 그는 메타인지를 인지에 대한 인지, 그리고 인지의 제어로 규정했다. 메타인지는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자신이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인지의 과정으로 알고 있는지에 대한 ‘메타인지 지식’, 학습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통해 인지 및 학습 경험을 조절하는 ‘메타인지 조절’, 그리고 현재의 지속적인 인지 및 학습 노력에 관련된 경험인 ‘메타인지 경험’이 그 3가지 요소이다. 메타인지는 세 가지 지식으로 분류되는데, 학습자로서 자신에 대한 지식과 자신의 수행 능력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에 대한 지식인 ‘선언적 지식’,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지식인 ‘절차적 지식’, 그리고 앞의 두 가지 지식을 사용할 시기와 그 이유를 아는 것인 ‘조건부 지식’이 있다.


이와 같은 메타인지를 위해서는 학습에 있어 적절한 전략을 선택해야 하고, 학습 작업 수행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인식해야 하며 최종적인 결과와 그를 도출하는 과정의 효율성을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메타인지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고, 소크라테스와 공자가 말한 진정한 앎을 습득할 수 있다.


이 글의 처음에서 말했듯, 사람은 일생에 걸쳐 학습하는 존재다. 효과적인 학습을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서 인지해야 하고, 그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주인공’이라는 말은 본래 불교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득도한 인물’이라는 의미로 무언가에 대해 깨달음이 있고 아는 사람을 의미한다. 평생의 시간 동안 배우는 우리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배움을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앎과 학습이 선행되고 기반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위해 매일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은 어떨까.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아는가?’



사진 출처 :

대표 이미지:https://yhgosh.tistory.com/m/740

소크라테스:https://debatingday.com/17577/%EC%86%8C%ED%81%AC%EB%9D%BC%ED%85%8C%EC%8A%A4%EC%9D%98-%EB%B3%80%EB%AA%85-%EC%A7%84%EB%A6%AC%EB%A5%BC-%EC%9C%84%ED%95%B4-%EC%A3%BD%EB%8B%A4/

공자:https://bookedit.tistory.com/m/301

메타인지:http://www.incodom.kr/%EB%A9%94%ED%83%80%EC%9D%B8%EC%A7%80


내용 출처 :

Dunlosky, John; Bjork, Robert A. 《The Integrated Nature of Metamemory and Memory》. Routledge.

Folomeeva, T. V. “Metacognition And Social Metacognition In Deciding What Is Relevant In Fashion”. European Publisher.

Schraw, Gregory (1998). “Promoting general metacognitive awareness”. 《Instructional Science》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