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와 SW교육,<br> 성균SW교육원 ‘쎈’

디지털 시대와 SW교육,
성균SW교육원 ‘쎈’

  • 349호
  • 기사입력 2016.06.13
  • 취재 이지원 기자
  • 편집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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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현 컴퓨터교육과 교수·성균SW교육원장

오늘날 미디어를 통해 알고 있겠지만 세계 경제는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사회 모든 분야로 빠르게 전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지하철이나 은행, 자동차, 청소기, 심지어 전기밥솥 조차도 소프트웨어로 움직이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일상생활 대부분은 소프트웨어가 지배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세계 주요국들은 창의 융합적인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 인식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교육계는 ‘창의적 사고’와 ‘융합적인 사고’를 키울 방법으로 컴퓨팅사고력(CT: Computational Thinking)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와 대학 모두 컴퓨팅 사고력 함양을 위한 소프트웨어교육에 앞 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컴퓨팅사고력은 일상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간단한 문제로 추상화하고 문제 해결 절차(알고리즘)를 만드는 것이다.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언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SW 인재의 기초역량이다. 우리가 요즘 흔히 쓰고 있는 카카오 택시는 택시를 기다리는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택시와 손님의 위치 정보를 활용해 서로 연결시켜 주는 앱을 개발했다. 이는 컴퓨팅사고력을 통해 현실 생활의 문제를 해결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이 인간과 세상의 다양한 문제를 컴퓨팅사고력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역량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우리 대학에서는 창의·융합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성균SW교육원 쎈(SSEN: Sungkyun Software Education iNstitute)을 설립했다. 신입생들은 쎈(SSEN)을 들어봤겠지만 나머지 대부분 재학생은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일 거라 생각한다. 쎈(SSEN)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성균관대 모든 재학생들에게 ‘쎈’ SW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심어주고, 본인의 미래를 개척하는 데 소프트웨어가 한 부분을 차지하도록 도움을 주려고 신설한 조직이다. 쎈(SSEN)은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 필수과목 개발 및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문사회과학 캠퍼스 융합SW연계전공 및 SW 가치 확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첫 번째로 성균SW교육원 쎈은 올해부터 모든 신입생에게 ‘컴퓨팅사고와 SW코딩’ 과목을 강제 배정하여 교양필수로 가르치고 있다. 이제 한 학기가 거의 끝나고 있다. 3개월이 지난 시점에 그동안의 다양한 의견과 불만들에 대하여 듣고 있다. 어떤 학생은 저는 SW와 전혀 상관없는 전공인데 “왜 강제로 SW를 배워야 하는지”, “배운 것을 어디에 쓸 수 있을지”, “내용이 쉽다, 어렵다”, “실습이 쉽다, 어렵다”, 등 배우는 학생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처음 시도하는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SW교육인 만큼 어느 정도 시행착오는 있으리라 생각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하여 대답하고자 한다.

질문: SW교육을 교양으로 가르치는 대학이 있는지?

대답: 이미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비전공자 대상 SW교육을 시행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CT센터를 설립하고 학생들에게 컴퓨팅사고력 함양을 위한 학문분야별 차별화된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도 CT를 기반 한 문제해결과정을 가르치는 등 세계 주요 대학에서 CT 함양 교육을 기초과정으로 도입하고 있다. 얼마 전 하버드 대학의 최고 교양 인기 과목인 ‘CS50’은 수강인원이 약 900명이다. 2014년 가을학기부터 그동안 하버드대학 최고 수강인기 과목인 ‘경제학 개론’을 제치고 새로운 과목으로 등장했다. 우리나라 사례는 연세대, 고려대, 카이스트, 국민대, 서울여대 등 많은 대학들이 교양 필수 과목으로 도입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대학들이 향후 도입할 예정이다.


질문: 저는 SW와 전혀 상관없는 전공인데, 왜 강제로 SW를 배워야 하는지?

대답: SW 교육의 핵심 요소인 컴퓨팅 사고력은 경제, 사회, 인문, 예술 등 모든 학문 분야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에서는 수백만 권의 장서를 분석하여 인류의 변천사를 연구하고 있다. 2013년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는 화학적인 발견을 한 업적이 아닌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을 컴퓨터로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업적으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 망자의 함” 제작팀의 존 크놀 외 3명은 영화 제작에 컴퓨터그래픽을 적용함으로써 2007년 아카데미 특수효과상을 수상했다. 농업, 영화, 자동차, 조선, 가전, 국방 등 모든 산업분야는 SW로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모든 학문분야와 산업분야에서 SW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디지털 시대의 핵심역량인 SW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있겠지만, 궁금한 내용은 수업시간 또는 성균SW교육원에 문의하면 성실히 답변해 줄 것이다.

두 번째로 성균SW교육원 쎈은 융합SW연계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재학생 누구나 4학기를 마친 후 본 전공을 충실히 이수하면서 더불어 SW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융합SW연계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융합 SW연계 전공은 6개의 트랙(인문과학, 사회과학, 경영·경제, 자연과학, 공학, 정보통신)으로 운영하고 있다. 본인의 전공과 상관없이 원하는 트랙을 선택하여 총 36학점을 이수하면 융합SW연계전공 자격이 주어진다. 교육과정은 SW기반이 되는 개념과 기초프로그래밍인 SW기반 필수로 12학점, SW이론 정립을 바탕으로 한 전공 교육인 SW기반 선택 15학점, 그리고 학문 트랙별 SW와의 융합 교육인 융합SW 연계과목 9학점을 이수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성균SW교육원 쎈은 SW 가치 확산을 위해 SW 관련 학과의 교수, SW 관련 기업의 전문가 초빙을 통해 SW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지역 자치단체와 연계해 지역 내 기초 수급자, 맞벌이 부부, 저소득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SW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짧은 기간 동안 성균SW교육원을 운영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고 미흡한 부분도 발생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주신 의견들을 잘 반영해 내년에는 후배들에게 보다 나은 SW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성균SW교육원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부디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