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전 마음가짐

취업 전 마음가짐

  • 396호
  • 기사입력 2018.05.31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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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박진형 글로벌바이오메티컬공학과 교수

취업 전 마음가짐

 나의 실력은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에 충분한가요? 많은 학생들은 졸업이 가까워 올수록 이러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되며 이는 졸업 전 아무리 스펙을 많이 쌓는다 해도 정도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느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욱이 졸업 전 후 취업에 몇 번 실패하고 주변의 친구 동료들은 취업에 성공한다면 그 불안감은 자괴감으로 증폭되기도 할 것입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서 제가 한국과 미국에서 취업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대학생 여러분의 마음가짐에 따라 실패의 아픔이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고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특정 기업의 취업에 실패했을 때는 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그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상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은 다른 것일 뿐 우열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저는 바이오메디컬공학을 석사 전공으로 졸업할 즈음 갑자기 경영 컨설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보수도 세고 웬지 멋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젊은 패기에 10개정도의 회사에 지원했는데 모두 떨어졌습니다.

회사 면접이라는 것은 회사가 지원자를 아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지원자가 회사를 알아가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화를 통해 컨설팅 분야를 알면 알수록 저와 맞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컨설팅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기도 했기 때문이죠. 이 경우 두 가지 해결 방법이 있는데, 첫번째는 내가 컨설팅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으로 변화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내가 지향하는 가치관을 키워주고 소중히 여기는 회사를 찾는 것입니다. 저는 두번째 방법을 택했고 컨설팅 분야 외 몇 개의 회사를 찾아 인사 담당자에게 내가 왜 당신 회사에 필요한 인재인지 어필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중 한 의료 초음파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보는데, 비록 초음파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면접 동안 인터렉티브하게 1시간 넘게 진행되어 내가 회사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후 그 회사에 합격했고, 제 인생에서 매일매일을 그렇게 가슴 뛰게 일을 시작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 해결 방법은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취업에 접근하는 방법인데 자신을 바꾸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혹시 취업에 실패를 거듭할 지라도 실망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세요. 단지 여러분은 특정 회사의 인재상과 다를 뿐입니다.

커리어의 다양성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학생 여러분 각각의 일관성 있는 전문 분야를 가진 경력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길 바랍니다. 학생 여러분의 첫 직장은 대부분 평생 직장이 아니며, 여러분의 커리어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입니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에 입사하는 경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중견 기업에 근무하면서 대기업 직원과 함께 일하면서 스카우트 되거나, 중견기업을 대기업이 합병하는 경우, 대학원 과제 수행과 연결되어 취업되는 경우, 창업 후 대기업에 흡수 되는 경우 등 다양합니다. 대기업에 졸업 후 곧바로 입사하여 정년퇴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요,

대기업 입사를 졸업 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세요. 입사는 사회의 첫발일 뿐입니다. 학생 여러분이 열린 사고와 진취적인 자세,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기업을 가든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여러분의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더 큰 두번째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첫 직장을 구할 때 필립스 사의 초음파 장비는 저에게 꿈의 장비였습니다. 그 회사에 입사하고 싶었으나, 어디선가 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서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거나, 적당한 포지션이 나오지 않아서 입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기업만큼 크진 않지만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1위인 혈관 초음파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대기업보다 일을 진행하는 프로세스가 체계적이지 못하여 처음엔 실망 했지만, 실력만 있다면 다양한 연구 업무를 주도할 기회가 있어 즐겁게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필립스 사에서 합병하여 필립스 직원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비록 지금은 퇴사했지만 그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필립스 사에서 중심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 한명은 코텍이라는 한국의 의료 모니터 중견 회사에서 근무하다 제품개발을 의뢰한 세계적 의료기기 기업인 지멘스 사와 함께 협업하는 기회를 잘 살려 회사를 옮기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대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대기업에 처음부터 입사하더라도, 맡은 분야가 여러분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즐거워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면 여러분의 커리어에 큰 타격, 즉 경력 단절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첫 직장은 연봉이 좀 적더라도 여러분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여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은 기초 역량이 뛰어나고 탄탄한 인성 교육이 바탕이 되어 있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생 여러분이 경력의 유연성 및 장기적인 안목으로 커리어를 쌓아간다면 어떤 단체에서 사회 첫발을 내딛더라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첫 단추를 끼는 일이 순탄하지 않더라도 자신감을 잃지 말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 보는 일을 계속 하길 바랍니다. 여러분과 같은 unique 한 인재를 아직 찾지 못한 회사 역시 인재를 기다리며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