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수님은 왜 대학원에 오라고 할까? (12)
– 연구실 생활 잘 적응하기 1
- 574호
- 기사입력 2025.10.28
- 편집 성유진 기자
- 조회수 3343
글: 박진성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
유난히 길었던 25년 추석 연휴였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추석 연휴를 잘 지냈는지 물어보니 가족끼리 여행을 다녀오거나 오랜만에 친인척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명절에 남동생 가정과 함께 등산을 했다. 근교 광교산을 올랐는데 쉽지 않았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가 나름 급한 경사인지 나름 꾸준히 운동한다고 생각한 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뒤에는 낮은 동산이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자주 나와 동생을 데리고 등산을 다니셨다. 그때는 산이 정말이지 싫었다. 매번 똑같은 길에 어차피 내려오는데 왜 올라가는 걸까? 그런데 정말 사람이 나이가 들면 변한다는 게 맞는 말이다. 산에서 부는 바람소리, 풀잎과 나뭇잎을 밟는 신발소리, 어쩌다 들리는 새소리와 언제 심었는지 모르는 나무에서 느껴지는 청량한 냄새는 산과 숲을 점점 더 좋아하게 만들었다. 어느 유행가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는 가사처럼 이 세상의 유한함과 또 그 유한함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낼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우리는 ‘대학원에 관심을 가져볼까?’ 로 시작해 교수님을 찾아보고, 이메일을 보내고, 면담을 진행한 후 학부연구생 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논문을 찾고, 읽고, 정리해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전반적인 과정을 이야기 나눴다. 막상 적어 보니 꽤 많은 내용이다. 이번 글에서는 조금 빡빡했던 논문이야기를 접어두고 연구실 생활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대학원 연구실 생활에 잘 적응하려면 연구실에 대해 먼저 잘 이해해야 한다. 그 이유는 대학원 생활의 시작은 연구실 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이다. 연구실 생활은 대학 생활과 무척이나 다르다. 그 차이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구성 인원의 차이
대학 생활에서 수업에서 만나는 교수님, 동기들, 학과 선배, 후배, 동아리 선후배 등이 내가 주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관계성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데, 대학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경우 나와 맞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만약 수업이 나와 많이 겹치는 동기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 동기가 나랑 잘 안 맞으면 상당히 골치가 아프다. ‘무슨 이런 애가 있지?’ 생각이 들 정도로 안 맞는 친구가 있다. 하지만 남학생의 경우 군 휴학, 여학생의 경우 인턴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한 학기 혹은 일 년 휴학하면 그 친구 얼굴을 안 보고 졸업까지 할 수가 있다. 정말 안 맞는 필수전공 교수님의 경우라도 다른 교수님 수업으로 대신 수강하거나, 다른 과목으로 전공 학점을 채우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동기와 교수님도 그런데, 선후배는 학과 활동의 유무로 인간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 동아리는 시작부터 내가 좋아서 선택했기에 더 쉽게 나랑 잘 맞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실의 구성 멤버를 알아보면 크게 지도교수, 연구교수(박사 후 과정), 박사과정, 석박사과정, 석사과정, 학부연구생 혹은 인턴, 공동연구원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매우 큰 연구실이거나 센터급인 경우는 행정처리를 진행하는 행정원 선생님이 포함되기도 한다. 연구교수나 학부연구생, 인턴의 경우는 연구실의 규모나 상황에 따라 있기도, 없기도 하다.
기간의 차이
대학의 경우 4년이지만, 실제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는 학기로 기준을 나누면, 한 학기인 4개월만 지나도 방학이 되어 곧 다른 과목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대학원의 경우 각 과정에 따라 기간이 다르다. 석사과정은 대부분 2년, 박사과정은 4~5년, 석박사 과정은 5~7년 정도이다. 그리고 방학기간에 더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개인의 역량과 연구실적, 지도교수님의 방침에 따라서 이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언급한 구성원과 기간의 차이로 인하여 대학 생활에 익숙했던 학생들은 대학원에서 사람들과 관계에서 꽤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대학원에 들어가게 되면 본인이 속한 과정(석사, 박사, 석박사)의 기간 동안 지도교수님과 연구실의 선후배 및 동기 등을 계속 해서 만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연구실 공간이 아무리 넓다고 해도 칸막이 도서관처럼(물론 모니터를 두는 공간이 있어서 더 넓다) 책상 하나 공간이 나에게 배정된 공간이고 대부분 파티션 바로 옆에는 선배, 후배, 동기가 있을 것이다. 내 옆에 있는 연구실원들뿐 아니라, 지도교수님과 시간도 정말 많이 보내게 된다. 따라서 앞선 글에서 좋은 지도교수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실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잘 지낸다면 연구실 생활은 꽤 즐거울 수 있다.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는 든든한 선배가 있고, 힘든 연구에 대해서 토로할 수 있는 동기와 내 대학원 입학 시절이 생각나게 하며 나를 잘 따르는 후배까지… 생각해 보면 이상적인 연구실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 안 맞는 사람들도 연구실에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 글에서는 연구실 안에서 어떻게 연구실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지 실제적인 제안을 나눠보자.
▲ 제주 밤바다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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