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us Asia-International Summer Seminar Program 1

Campus Asia-International Summer Seminar Program 1

  • 323호
  • 기사입력 2015.05.12
  • 편집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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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유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6기


일본 나고야대학(名古屋大学) International Summer Seminar 프로그램 3기로 선발되다!

우리학교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과 사회과학대학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CAMPUS Asia 사업단』에서는 동아시아 공통법형성을 향한 법적·정치적 인식 공동체의 인재양성’의 일환으로 일본정치와 법에 대하여 학문적, 그리고 현실적 이해를 제공하고 동아시아 대학 간의 학생교류에 취지가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 소속 학생들은 1주일 간 일본 로펌에서 실무수습이 가능하다는 특권이 주어지며, 항공료 및 수업료 등을 모두 지원받기 때문에 금전적 걱정 없이 1달 간 학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CAMPUS Asia 프로그램은 내가 우리 로스쿨에 꼭 입학하겠노라 마음먹게 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입학 후 일본법학회 활동 등을 통하여 한-일간 학술교류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이번 나고야대학교 ISS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정말 꿈만 같았다.

5월 중 지원서를 제출하여 1단계 서류전형 및 2단계 면접전형을 거쳐 (올해의 경우)로스쿨에서는 최종 3명이 선발되었다. 어학 성적 등은 미리 갖추어 두는 것이 좋으며, 학교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등을 틈틈이 체크하여야 지원 기간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면접에서 프로그램 지원 동기 및 수학기간 중 학업계획을 구체적으로 답하는 것이 중요할텐데, 이는 평소에 생각해 두지 않으면 설득력 있는 답변이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다.

선발 후에는 나고야대학 측에 프로그램 참가 지원 서류, 홈스테이 및 인턴십 관련 이력서 및 서류, 보험가입증서 등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보내야 한다. 이 또한 아직 얼굴도 뵌 적 없는 타국 선생님들께 성균관대학교 로스쿨 학생 최유진의 첫인상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여 지체 없이 충실히 작성하여 제출하고자 하였다. 물론 그 외의 사항들에 대하여 1, 2기 파견 선배들과 캠퍼스 아시아 사업단 교수님, 조교님 등을 통하여 수집한 정보 덕분에 출발 전까지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로 3기를 맞는 나고야대학의 ISS 프로그램은 1, 2기때와 전체적인 틀은 비슷하게 꾸며져 있었다. 총 27일 간 (8월 4일 ~ 8월 29일) 진행되었고, 첫 주 프로그램으로는 오리엔테이션, Japanese Class 및 Welcome Party, Culture Exchange Party 등이, 2주차에는 "Japanese Contract Law" 수업이, 3주차에는 일본 로펌 실무수습이,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Research Visit, 그리고 Farewell Party가 진행되었다. 물론 큰 커리큘럼 중간 중간 1박 2일의 홈스테이, 나고야대학 SOLV(외국인학생 도우미 단체) 학생들과의 교류시간, Independent Research 등 자유롭게 참여할 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관련 정보들은 모두 나고야대학측의 ISS 전용 홈페이지에 업로드 되어있으며, 참여가 확정된 이후에는 이메일로도 전년도 수학보고서 및 관련 자료 등을 받아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망의 8월 4일, 나고야 공항까지 나고야대학 SOLV 친구들이 마중을 나와준 덕에 우리가 묵게 될 야마테 외국인학생 기숙사까지 헤메지 않고 도착할 수 있었다. 국가별로 비행 스케줄이 달랐던 탓에 비슷한 시각에 도착한 학생들끼리 모여 기숙사에 관한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가진 뒤 각자의 방에 배치되었다.
우리가 한달 간 묵은 기숙사 "international Residence Yamate"는 나고야대학에서 도보 10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아직 2년 남짓 된 신축 건물이었다. 상상 이상으로 시설도 완벽했고, 매우 깨끗하여 머무르는 동안 감탄의 연속이었다. 8명 정도가 한 유닛에 배치되어 샤워실, 화장실, 세탁실, 부엌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방은 1인실로 되어있다는 점 역시 항상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어 서로 가까워지기에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유학생 전용 기숙사이지만 1층에는 일본인 튜터 학생들도 함께 거주하고 있어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노크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1) Japanese Class

일본어 클래스는 출국 전 신청한 대로 기초 레벨 / 비즈니스 레벨의 두 클래스로 나누어 이틀간 진행된다. 다만 인턴십 참가 학생들은 모두 비즈니스 클래스를 수강하여야 하는 관계로 사실상 일본어를 거의 할 수 없는 학생들과 함께 비즈니스 일본어 수업을 수강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일본어 실력이 지원 자격에 없었으므로. 기초 레벨 클래스에서 히라가나 및 기본 인사말부터 배울 수 있다. 내가 속한 비즈니스 일본어 반에서는 인턴십 참가시 필요한 경어 및 인사말, 비즈니스 이메일 작성법 등을 배워 실제로 실무수습 당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실 이틀 동안 배울 수 있는 일본어 학습량 자체는 그리 많지 않지만, 정규 수업을 시작하기 전 다른 나라 학생들의 얼굴도 익히고 일본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므로 성실히 참여한다면 누구보다 나고야 생활에 수월하게 적응하여 한 달을 충실히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일본 사람들 5명에게 주어진 주제와 관련한 인터뷰를 실시하여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수업을 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보고서 작성이 힘들 것이다.

2) Lecture 1 - Japanese Civil Law

대망의 첫 수업 시간! 나고야대학 법학부 주관 프로그램답게 첫 수업은 메이지가쿠인 대학에서 초빙된 카가야마 교수님의 일본 계약법을 테마로 꾸며졌다. 아직 한국에서도 기본 3법조차 완벽히 학습이 되어있지 않은 내가 일본의 계약법을, 그것도 영어로 수강하게 될 줄이야! 무척 긴장되고 걱정되기도 하였지만 그만큼 두근대고 설레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지기 싫어하는 성격 덕분에 누구보다 열심히 수강하고 적극적으로 질문도 많이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1학기 때 수강했던 계약법 과목 내용을 상기시키며 일본과 한국의 법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 볼 수 있었고, 우리 민법이 일본 민법과 매우 유사한 덕에 우리 민법 체계와 원리에 대해서 한번 더 고찰해 볼 수 있어 흥미롭게 강의를 수강하였다.

수업에서 주로 다룬 내용은 민법총칙 부분의 대리 및 의사표시의 해석, 그리고 계약의 성립 및 해지 부분으로, 물론 모두 영어로 진행되었다. 첫 3일간은 교수님의 강의 형식 및 학생들의 자유로운 질문,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나머지 이틀은 조별 발표시간을 가졌다. 발표는 국가별로 3~4인이 한 조가 되어 자국의 계약법과 일본의 계약법을 비교한다는 큰 틀 아래 자유롭게 테마를 정하여 30분 정도 하게 되었다. 우리 한국팀은 총 11명이었기 때문에 법전원 학생 4명(서울대 1명 포함), 학부 및 일반대학원 학생 7명을 골고루 나누어 세 조를 만들었고, 각각 다르게 테마를 정하였다. 물론 우리 한국학생들이 첫 날 첫 번째부터 세 번째까지 모두 발표하겠다고 자원하며 타국 학생들에게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다.
내가 속한 팀은 민법총칙의 대리 파트를 테마로 하였고, 한-일 민법 규정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기 보다는 흥미로운 한국 대법원의 판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함께 케이스 퀴즈를 맞혀 보는 식으로 꾸며보았다. 법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도 수업에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모두가 집중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도우려고 노력했다.
법률 용어, 판례의 내용을 모두 영어로 발표해야 했기 때문에 완벽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조원끼리 밤을 지새워가며 스크립트를 쓰고, 파워포인트 내용을 수정해가며 열정적으로 준비한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흥미롭게 발표를 경청해 주었고, 질의응답도 끊이지 않아 우리에게 배정된 30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3) 법률사무소 인턴십

ISS 프로그램의 꽃, 일본 로펌 실무 수습 기회는 우리 로스쿨 참가자 3인 모두 가장 기대해왔던 프로그램일 것이다. 다른 학생들은 두 번째 강의를 수강하는 동안 우리 한국, 중국, 타이완의 로스쿨 소속 학생들은 1인 혹은 2인씩 서로 다른 법률사무소로 배치되어 1주일 동안 실무수습 시간을 가졌다. 나는 나고야 고등법원 근처의 한 법률사무소로 배치되었다.
회사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이곳에 적을 수 있는 내용이 제한되어 있지만, 내가 배치된 곳은 변호사 7명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형 규모의 로펌으로, 벌써 18년도 넘은 곳으로 내공 있는 변호사들이 소속된 것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나를 지도해 준 이치하시 변호사 역시 경력 10년 이상을 가진 분으로, 이미 미국변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고, 아이치 현 국제법률 변호사 위원회 소속 변호사로 나고야 및 아이치 현 내에서 또한 유명한 분이라고 하였다.

첫 날에는 지도 변호사님이 하는 일을 옆에서 서브하며 주로 진행 중인 사건의 기록을 열람하고,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며 일본 민사재판 프로세스에 대하여 익히고, 소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학습하였다. 강의는 모두 영어로 진행되었지만 로펌 실무수습 중에는 영어를 한마디도 쓰지 않았다. 모든 사건이 일본 국내 민사사건이었고, 사무실의 그 누구와도 영어로 대화하지 않았다. 덕분에 일본어 실력도 잠시나마 일취월장 할 수 있었고, 일본 현지 변호사들의 업무 및 일본 법률용어 등을 확실히 배울 수 있어 오히려 유익하였던 것 같다.
둘째날에는 담당 변호사 이치하시 선생님과 함께 나고야 고등법원 및 지방법원을 견학하고 진행 중인 사건을 방청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민사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해 본 적이 없어 아직 법정은 어색했지만, 변호사 선생님께서 지도해주신 덕에 낯선 일본 법정과 재판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오후에는 이치하시 선생님이 속한 변호사 위원회에서 정기 회의 및 연회를 가진다고 하여 그 곳에 함께 참석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국제법률 업무 관련하여 나고야 시 및 아이치 현 변호사협회에서 진행하는 사업들에 대한 회의가 이루어졌고, 한국 사법연수원생들 약간 명이 올 가을에 나고야에 연수차 방문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을 수 있어 나 역시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춘 법조인으로 하루빨리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번 더 다질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우리 한국 로스쿨 학생들이 각자 자기소개 시간을 가지고 각 나라를 대표하여 각국의 법학 교육 시스템 및 법조계 현황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유익한 시간이었고, 일본 사법고시 합격생들, 나고야 시내의 많은 변호사분들, 그리고 나고야대학 졸업자이자 일본 사법시험 합격자 한국인 2호 배정희 변호사님을 만나 대화할 수 있었던 점 역시 무척이나 설레는 순간이었다.
3일차부터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함께 검토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며 실제 사건을 맡은 것처럼 이치하시 변호사님과 함께 동행하였다. 1학기 <법문서작성> 시간에 간략하게나마 소장 및 답변서 작성을 배웠던 것이 이렇게 곧바로 쓰일 줄 알았다면 사전에 좀 더 공부를 많이 해 두고 올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법학 지식이 부족한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앞으로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공부하면 좋을지가 명확히 느껴져 개인적으로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고야 고등법원에서 재판도 방청하고, 변호사님이 참여한 비공개 조정 절차에도 재판장님의 양해를 얻어 특별히 방청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질 수 있었다. 담당 변호사님은 민사사건, 그 중에서도 파산절차 또는 대여금/구상금 사건을 주로 맡는다고 하여 관심 있는 부분을 내가 먼저 질문하기도 하고, 한국의 법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모르는 부분은 검색하여 알려드리기도 하며 배워가는 것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했다.

5일이라는 시간은 이제 막 적응하여 내 몫을 하기 시작하려는 찰나 지나가버린 느낌이어서 매우 아쉬웠지만, 앞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한 번 더 깊게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이자 치열하게 업무에 집중하는 변호사 그리고 로펌 현장에 실제로 투입되어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유익하고 천금 같은 시간이었다.

일본의 법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심지어 일본어조차 완벽하지 않은 외국인 학생을 인턴으로 맞아 한 주 간 바쁜 업무 가운데 많은 지도를 해 주신 이치하시 변호사 선생님과 로펌의 스태프 및 로펌 실무수습 프로그램 기회를 갖게 해 주신 교수님들, ISS 사무 선생님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무척이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4) Research Visit

마지막 주 월, 화, 수 3일은 Research Visit 프로그램으로 토요타 자동차, 나고야 고등법원 견학 및 재판 방청, 기후 구치소 견학 시간을 가졌다. 오전 중에는 관련 대표자 분들의 강의를 2~3시간 정도 나고야대학 교내에서 듣고, 오후에 해당 장소로 이동하여 견학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때는 마지막 주였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친해진 뒤여서 더욱 즐거운 마음으로 견학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 기대만큼이나 유익한 시간이었다. Research Visit 역시 다른 커리큘럼과 마찬가지로 A4 1000자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강연 및 견학 중 집중하여 보고서에 적을 내용을 미리 구상하여 놓아야 한다. 마지막 주에 모두가 나고야의 더운 날씨와 모국과 다른 환경에 체력이 떨어져 가는 것을 느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노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