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Mainz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

  • 428호
  • 기사입력 2019.09.27
  • 편집 연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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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다윤( 디자인학과 15 )



2018년 9월 11일에 출국해서 9월 20일에 학기가 시작했고 2019년 7월 12일에 종료되었습니다.


● 비자 신청 절차

한국 내에서 비자를 받아 가는 것이 가장 정석이며 이후에 스트레스 없는 가장 좋은 방법이나, 저는 한국에서 비자를 받지 못해 독일 입국 후 학교의 도움을 받아 비자를 받았습니다. 학교에서 비자가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인청에 테어 민을 잡았기 때문에, 필요한 서류들을 Erich가 알려준 날짜에 제출하고, 이후 비자가 나온 날에 학생들이 다같이 가서 비자를 받았습니다.
2019년 9월자로 슈페어콘토의 한 달 기준 금액이 720유로에서 853유로로 상승했다고 들었습니다. 혼란없이 잘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출국 전 준비사항

보험: 보통 한국에서 유학생 보험을 들고 가는 것이 저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사정상 독일의 공보험인 AOK를 이용했는데, 보험료가 한달에 94유로라는 절대로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다만 AOK 보험을 들면 독일 내 대부분의 병원에서 적용 되서 병원방문시 진료비를 낼 필요가 없고(응급실 등 특수한 경우 제외) 추가 보험료 등의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저는 잔병치레가 잦아 독일 내에서도 병원을 꽤 자주 다녀서 AOK 보험을 든 것이 오히려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짐 챙기기: 여행이 아닌 거주가 목적이어서 짐을 많이 챙기지는 않았습니다. 생필품은 독일에서 구입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쓰던 편한 것들과, 당장 독일에 도착하면 필요한 것들만 챙겨 출국했습니다. 나머지 짐들은 가족들이 한국에서 택배로 부쳐주었습니다.



● 수강 신청

디자인학과 학생들은 학기 시작 전 Erich가 해당 학기 수업 리스트가 적힌 웹사이트를 알려줍니다. 해당 웹사이트를 참고하여 Course List를 작성하는데. 출국 전 작성 한 예정조서에 따라 Course List에 과목을 넣으면 됩니다. 다만 이 Course List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우선순위를 높게 잡은 과목일수록 수강신청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환학생을 위한 자리가 따로 있는 것은 International 수업 뿐입니다. 나머지 강의들은 다른 독일 학생들도 수강해서 자칫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반드시 들어야만 하는 과목이라면 반드시 우선순위를 높게 잡아야 합니다.


● 수업 진행 방식

German A1: 독어 기초를 배우게 됩니다. A1.1 수업은 알파벳부터 시작해 학기 말에는 간단한 인사말과 숫자 등을 익히게 되고, A1.2 수업은 전치사와 그에 따른 격 변화 등을 익히게 됩니다. 기초인만큼 영어를 섞어 수업이 진행됩니다. 보통 큰 시험이 기말에 한 번 있습니다.

 

KE-Int: 보통 international 수업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교환학생들을 위한 수업으로 영어로 진행됩니다. 제가 지내는 동안에는 겨울학기에 Branding 수업을, 여름학기에는 Social Campaign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Branding은 가상의 Mobility service를 계획하고 해당 브랜드에 맞는 시각적 요소들을 디자인하는 것이 학기 목표였습니다. 한 프로젝트를 한 학기 내내 진행해서 한국보다 느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만큼 파이널에 보여주어야 하는 결과물이 많아서 미리미리 작업하지 않으면 학기말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Social Campaign 수업은, 개인마다 주제를 가지고 말 그대로 Social Campaign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수업입니다. 워낙 Campaign 자체가 그 유형이나 표현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자유도가 상당한 수업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굉장히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십니다. 개인적으로 수업은 정말 어려웠지만, 교수님께서 훌륭하신 분이라 만족스러웠던 수업이었습니다. (International 수업은 매 학기 주제도, 교수님도 바뀐다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수강하실 때에는 아마 또 다른 수업을 듣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Goethe war dichter: Julia Bernhard 라는 현직 일러스트레이터께서 진행하는 일러스트레이션 수업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 기법 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는 법, 국가(독일)에서 예술가들을 위해 마련한 경제적 지원, 인스타 등의 sns에서 본인을 promote 하는 법,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하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과 조언을 굉장히 많이 얻을 수 있었던 수업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피드백이 굉장히 활발 했고, 다양한 스타일의 작업물을 볼 수 있었던 굉장히 유익한 수업이었습니다. Bernhard 교수님은 영어를 아주 잘하셔서 해당 수업에 혼자 교환학생이었음에도 수업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다음 학기에는 Comic Illustration과 관련한 수업을 하신다니, 관심있다면 수강을 적극 추천합니다. 교환학생 수학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수업 중 하나였습니다.

 

Infosphere (IP): 유명 디자이너인 Bergehausen 교수와 Pape 교수가 함께 진행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학생들끼리 팀을 꾸려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각 요소를 디자인하는 수업이었습니다. 네덜란드에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데이터라는 다소 방대한 소재를 바탕으로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자유도가 상당히 높지만, 교수님 두 분과 면담과정이 생각보다 많이 까다로운 수업이기도 했습니다.

 

Print Club 4: 프린트 클럽은 말 그대로 프린팅으로 만들 작업물들을 한 학기 동안 자유롭게 작업하고, 학기말에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프린트 클럽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학교 1층에 있는 교실에서 에칭, 스크린 프린팅, 목판화 등을 배울 수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습니다. 스크린 프린팅은 tutor들의 도움이 필요한 작업이라 작업실 이용 예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수업에 참석했다면 반드시 각자 출석표에 사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참석했음에도 결석한 것으로 처리가 되니 주의해야합니다.

 

Screen printing & Book binding: 스크린 프린팅과 북바인딩 수업은 교환학생들에게 권장하는 수업으로 반드시 들어야 하는 수업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실크 스크린 프린팅을 하는 법과, 책 제본을 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입니다. 독일은 한국과 같이 출력소에서 제본을 함께 하는 일이 많지 않고, 제본을 한다 하더라도 그 가격이 상당해서 학생들이 직접 제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1년 이상 수학하는 학생들이나 과제물로 책을 만들어야 하는 학생들이라면 북바인딩 수업을 수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스크린 프린팅은 Pape 교수님 지도 하에 스크린 프린팅의 원리를 간단히 배우고, 교환학생들끼리 함께 엽서 작업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스크린 프린팅도 북바인딩도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던 일이라 수강 내내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 평가 방식

전공은 한국과 같이 주마다 과제를 주고, 중간과 기말에 한 번씩 크게 발표나 과제를 줍니다. 다만 한국에 비해 출결이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고, 프로젝트자체에 비중을 더 크게 두는 일이 많습니다. 교수님 성향에 따라 중간과정을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있고, 마지막 결과물 및 발표에 비중을 크게 두기도 합니다. 한국과 달리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본인의 결과물에 최선을 다한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독어수업은 보통 기말에 큰 필기시험이 한 번 있고, 그사이에 작은 퀴즈들이 존재합니다. 퀴즈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기말 시험에서 보너스 점수를 받을 수 있어, 기말 성적을 올릴 기회가 되므로 퀴즈는 점수를 잘 받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 기숙사 유의 사항

저는 4인실을 신청했습니다. 독일의 4인실은 한국이나 미국의 기숙사 같이 방(room) 을 셰어 하는 것이 아닌, 한 집(Flat)에 방이 각자 4개가 들어가 있는 형태로, 방은 각자 쓰되 부엌과 화장실, 욕실을 공유하는 형태입니다. 공용실의 장점은 먼저 개인실에 비해 방세가 저렴하고, 함께 지내는 사람들과 금방 친밀해지기가 쉽다는 점입니다. 공용 공간을 같이 관리해서 관리가 다소 편하며 공과금(방송 통신비)을 나눠 낼 수 있습니다. 물론 공용실은 개인실에 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 많고, 성향이 전혀 다른 플랫 메이트를 만날 경우도 간과할 수 없어서 이런 요소들이 걱정되는 분들은 개인실을 선택하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방세 문제로 공용실을 선택했지만, 개인적으로 공용실을 선택한 것이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향신료나 식자재를 나누어 쓸 수 있어서 식비를 아낄 수 도 있었고, 청소를 분담해서 집안일을 매번 힘들게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무엇보다 아주 좋은 독일인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식사를 같이 하거나 함께 이야기를 하는 등, 독일 생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가장 많이 만든 장소였습니다.


● 소감 및 총평

독일에서의 경험은 잊지 못할 순간으로 평생 남을 것 같습니다. 이전부터 독일이라는 나라에서 생활해 보고 싶었고, 그들의 작업물을 접하고 발전하고 싶었습니다. 독일은 구성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는 나라입니다. 독일과 인접한 나라인 네덜란드, 스위스의 디자인도 함께 접할 수 있어서 한국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습니다. 여유가 있다면 저는 베를린을 꼭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베를린은 다양한 예술 작품, 예술가들이 모여 있어 디자인적 영감을 얻기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질 좋은 전시도 많을 뿐더러, 독일의 수도인만큼 마인츠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디자인을 하는 학우라면 베를린은 꼭 한번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네덜란드를 방학 중에 가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네덜란드는 실험적이고 재밌는 디자인 작업물이 많아서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시간이었고 아티스트들의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좋은 만큼 당연히 독일의 좋지 못한 면들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로 엄청나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할 것입니다. 모종의 사건으로 저는 4개월 동안 심한 우울감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독일로 교환학생을 가겠다고 결정한 일이라고 생각할 만큼 제게는 값진 것을 남기게 해준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