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 University of Copenhagen

  • 467호
  • 기사입력 2021.05.13
  • 편집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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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류하영(심리 18)


♠ 2020년 8월 24일 출국, 12월 8일 학기 종료! ♠


● 비자 신청 절차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을 시에는 노르웨이 대사관을 통해 발급 받기 때문에 수수료가 많이 붙어 100만 원 이상이 든다는 블로그 후기를 보고 현지 발급을 결심했습니다. 약 40만 원 정도를 들여 Case Order ID를 한국에서 발급받아 갔고, 도착 후 약 2주 뒤에 SIRI에 가서 거주 허가증(residence permit)을 신청했습니다. 순서상 SIRI에서 거주 허가증을 신청한 뒤 발급을 받으면 International House에서 CPR 최종적으로 발급받아 CPR 카드를 받게 됩니다. 


비자를 현지에서 발급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블로그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처리가 느린 것을 넘어서 부정확하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약 4주 내로 residence permit 우편을 받을 거라고 분명 말했는데 도착하지 않아서 두 번 전화를 했더니 학교로도 이메일을 보냈으니 두 번 모두 학교 측에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막상 세 번째 전화를 거니 학교로는 메일을 발송한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전화하고 답변 기다리는 2주 동안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습니다. 전화를 한 번 걸면 앞에 15명이 대기 중이라는 얘기로 항상 기본 40분은 기다리고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결국 출국하기 약 2주 전 (12/10)에 CPR 카드를 우편으로 받았습니다. 비자 때문에 출국 때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다 감안하고도 무비자 (현지 비자 발급) 입국을 하실 의향이 있는 분들은 이 점을 신중하게 고려하실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기숙사 신청

학교 측에서 이메일로 기숙사 신청 주소로 초대하는 링크와 아이디, 비밀번호를 알려줍니다. 저는 이날 6시부터 마지막 기말고사를 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 시간쯤 후에 메일을 확인했는데, 기숙사 경쟁이 생각보다 치열하여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도 50분 정도 걸렸습니다. 리스트에 제가 희망했던 기숙사(Signalhuset)가 보이지 않아, 다른 방을 예약했다가 조금 더 기다리며 새로 고침을 하니 다시 Signalhuset의 신청 가능 방이 생겨서 이전 예약을 취소하고 Signalhuset을 무사히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서명하라는 다양한 서류들을 잘 제출하고 기숙사비 입금을 정확하게 하시면 됩니다. 기숙사비는 사정에 따라서 한 번에 내시거나 나누어서 내실 수 있는데 해외 계좌라 이체 수수료가 많이 들어서 한 번에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합니다.


● 수업 진행 방식

The Feeling of Being(10ECTS): 플립 러닝 느낌이 나는 수업입니다. 미리 reader의 수록된 논문들을 읽어오면, 해당 내용에 관련된 수업을 하고 학생들끼리 소그룹으로 토론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무조건 활발하게 참여하도록 강요하지 않아서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임할 수 있었습니다. 무의식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을 주제로 하는 수업인 만큼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원도 15명 전후로 친밀하게 진행이 되었고 학생들도 열심히 참여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수업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로워서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을 끊고 질문을 하거나 불쑥불쑥 손들고 이야기하는 것 또한 익숙한 모습이었습니다. 오프라인 수업이라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학교 구경을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Psychological Job Stress~(10ECTS): 한국에서도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강의식 수업이었습니다. 다만 우리 학교 심리학과에 개설되어 있지 않은 job stress 관련 강의라서 매우 흥미롭게 수강했습니다. 특별히 덧붙일 내용은 없고 무난한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표절에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일일이 citation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수님들이 요구하는 사항들(min/max pages, citation 형식, 최소 논문 인용 개수 등)을 잘 확인하고 따르실 것을 추천합니다.


● 문화 및 여가 활동

외국에 나가보니 제가 시끌벅적한 파티를 즐기지도 않고 소수인종이라는 점 때문에 괜히 혼자 주눅 드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랫메이트 친구들, 옆집 친구들과 서로 초대해서 요리해 먹는 dinner night도 즐거웠고 심리학과 교환학생 친구들과 함께 다른 도시(오르후스)로 여행을 가거나 카페와 박물관을 방문하는 등 시내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매우 즐거웠습니다. 조금 멀어서 모든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항상 열린 마음으로 친구들은 함께해 줬습니다. 


페이스북 ESN이라는 페이지를 보면 Erasmus(유럽 내 교환학생 프로그램)로 온 학생들끼리 하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는데 참여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대부분 처음 코펜하겐에 온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도시와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스웨덴의 말뫼라는 도시가 기차를 타고 1시간 내로 도착할 수 있는데, 덴마크랑 분위기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여서 방문하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차를 타면 코펜하겐 외곽에 사슴공원(Dyrehaven)과 Bakken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에 갈 수 있는데, 멀긴 해도 날씨가 좋은 날 방문하시면 붐비는 시내와는 또 다른 느낌의 덴마크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Tivoli도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만큼 가보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두 명이서 자유이용권 할인받아서 갔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나 티볼리 홈페이지 확인해보시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 소감 및 총평

코로나 시기에 유럽까지 교환학생을 간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교환을 포기해야 했고, 저와 함께 20년도 가을학기에 UCPH로 교환을 신청하셨던 분들 모두 교환을 취소하셨습니다. Signalhuset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인은 저를 포함해서 2명이었는데, 평소보다 현저히 적은 수였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절대적으로 적은 환경에서 지내본 것이 처음이라 많이 서툴고 낯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많이 부족했던 저도 잘 버티고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저를 이해해 주고 함께해 준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행기에서 짐이 너무 무거워 올리지 못했던 저를 도와주신 남성분부터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을 때 괜찮냐고 물어봐 주었던 사람들, 잃어버린 노트북을 찾는 것을 물심양면 도와준 flatmate들, 항상 저희를 환영해 준 옆집 친구들, 뒤늦게 챙겨줘서 미안하다며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해 준 친구들까지. 이들이 없었더라면 교환 생활이 많이 외롭고 제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 행동을 경험하기도 하고 제가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생활 양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양한 편견을 마주하고 깊게 생각하며 존중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배웠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