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 Beijing Normal University

  • 488호
  • 기사입력 2022.03.31
  • 취재 김윤하 기자
  • 편집 김윤하 기자
  • 조회수 5261

글: 김도이 (영상학과17)



♠2021년 8월 6일 출국, 9월 6일 학기 시작, 2022년 1월 15일 학기 종료!


◈ 비자 신청 절차

교환교에서 비자 신청을 위해 JW202와 입학허가서를 보내줍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서류가 생각보다 늦게 도착해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받자마자 비자 발급 신청을 하면 출국일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남산스퀘어 비자 발급 센터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먼저 합니다. 예약을 위해 입력해야 할 사항이 매우 많은데 네이버 블로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신청이 완료되면 안내된 방문일에 맞춰 비자 센터에 갑니다. 저는 북경 한 달 격리로 인해 개강일보다 한 달 먼저 출국했습니다. X2 비자의 최대 기간인 180일을 발급해줘야 22년 1월 15일까지인 학기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자 센터에서는 150일만 줄 수 있다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학기가 1월에 끝나는데 왜 150일만 주는지 물으니 입학허가서에 나온 날짜대로 주는 거라 어쩔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중국에 가서 연장하라고 하시길래 더 이상 방법이 없으니 알겠다 하고 150일을 받았습니다. 후에 같은 일정으로 한 학기 교환을 왔던 친구는 180일 잘 받았다 하길래 찾아보니 직원 별로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저는 중국 가서 비자 연장하느라 고생했습니다.

 

◈ 항공권 정보

출국 한 달 전에 에어차이나 직항 비즈니스 70만원에 구매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인천에서 북경 가는 직항 항공편은 매주 금요일 한 대뿐이었고 가격도 매우 비싸졌습니다. 비즈니스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이코노미의 경우 에어차이나에 직접 전화해서 유학생 티켓을 구매하면 무료 수화물 두 개를 부칠 수 있습니다. 항공권 구매 전 미리 유학생 티켓 정보 알아보시고 수화물 무료 추가하시길 바랍니다.

 

◈ 출국 전 준비 사항

큰 캐리어 두 개와 캐리어에 걸 수 있는 가방, 백팩 들고 갔습니다. 그 짐들을 다 끌고 격리 장소 이동하고 본 캠퍼스로 가는 걸 반복할 때는 힘들었습니다. 줄일 수 있으면 최대한 줄이는 게 나중에 이동하실 때 좋습니다. 이불 가능하다면 꼭 챙겨가세요. 저는 챙겨가지 않았는데 격리 호텔 이불 안 솜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걸 발견하고 중국인 친구에게 이불 구매를 부탁했습니다. 북경 겨울은 춥습니다. 겨울에 오시면 전기장판도 꼭 챙겨오세요. 진드기 퇴치제도 꼭 미리 구입해 오시길 추천 드립니다. 이것도 역시 격리 중 중국 친구에게 구입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못 봤지만 제가 격리한 호텔에서 실제 진드기를 보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 외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물품은 소독 스프레이, 상비약(최대한 많이), 전기포트, 과일칼, 반찬 정도입니다.

 

◈ 기숙사 신청

원래 북사대는 성대와 비슷하게 원하는 기숙사를 정해진 일시에 선착순으로 신청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교환학생이 많이 가던 '띠싼 기숙사'를 운영하지 않고 오직 '신송 기숙사'만 운영했습니다. 이곳 신송에 모든 유학생이 살게 됩니다. 따로 신청할 필요는 없고 격리 끝나고 신송 기숙사 프론트에서 입사 절차 진행하시면 됩니다. 


◈ 수강 신청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학기 시작일부터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본과생들은 다 접속이 되는데 교환학생만 오류 코드가 떠서 아예 접속이 불가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접속이 안되는 것을 확인하고 학부에 계속 연락을 드렸으나 “학기 시작까지 아직 남았으니 조급해 하지 마~”라는 대답을 다섯 번은 넘게 받은 것 같습니다. 역시나 수강신청 당일도 접속이 안됐습니다. 중국 행정처리의 악명을 이미 충분히 겪고 갔으나 내 일이 되니 미치겠더군요. 학부에 연락을 계속 드렸으나 해결책은 주지 않고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하셨습니다. “중국 행정은 드러누우면 다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드러눕기까지의 스트레스가 큽니다. 수강신청 당일에는 끝까지 접속이 안됐습니다. 그 후 오류가 해결되었으나 교환학생 학번이 2021~로 시작하기에 오직 1학년 수업만 신청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전에 학과로부터 1~4학년 수업 모두 수강이 가능하다고 확인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역시나“조급해 하지 마~”라는 대답을 몇 번이나 들은 뒤 학과 사무실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다 수업에 넣어 주셨습니다. 무조건 찾아가세요. 찾아가면 다 해줍니다. 웨이신 몇 번이나 보내도 소용 없었습니다. 바로 학과 사무실 달려가세요.

 

◈ 수업진행방식

初级汉语口语: 6학점 수업이고 일주일에 세 번 1시간 40분씩 진행됩니다. 리나 교수님 수업을 들었는데 잘 가르치시고 인품도 좋으십니다. 교재(개강일에 pdf로 제공)를 바탕으로 본문 진도를 나갑니다. 교재 본문은 내용이 좀 오래된 감이 있습니다. 본문 주제를 바탕으로 거의 매주 2인 1조 혹은 개인 회화 발표를 시킵니다. 수업 중에 본문을 읽으라고 하시거나 본문 관련 질문을 자주 하십니다. 저는 중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어 신청했는데 매우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艺术概论: 예술 대학 모든 과의 학생들이 함께 듣습니다. 과목명처럼 예술의 기초적 이론을 가르칩니다. 발표와 팀플은 없고 교수님의 강의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예술작품의 구성, 예술의 풍격과 분파, 사조 등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추상적 개념이 많이 나옵니다. 

 

外国电影经典影片鉴: 매주 다른 교수님이 영화에 관한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하십니다. 발표와 팀플은 없고 교수님의 강의로 이루어집니다. 수업시간에 여러 나라의 영화를 짧게 틀어 주십니다. 두 번 정도 수업 시간 내내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를 2주 동안 강의했습니다. 최근 영화 작품까지 잘 정리해서 강의해 주셨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그의 작품을 주제로 한 주를 강의했습니다.

 

Principles of Microeconomics: 영어 수업입니다. 학생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강의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지만 수업 중간중간 수업 내용에 관하여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십니다. 초반에는 학생 전체가 참여하는 간단한 학습 활동도 진행합니다.

 

◈ 평가방식

初级汉语口语: 출석 점수 있습니다.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 2인 1조 혹은 개인 회화 발표가 있습니다. 예습, 복습 중요합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두 번 다 봅니다. 시험 유형은 본문 읽기, 본문 관련 질문에 답하기, 본문 관련 본인의 생각 발표입니다. 본문 읽기는 중간고사에는 본문을 그대로 주고 기말고사에는 빈칸이 뚫립니다. 본문 관련 질문은 한 과당 4개 정도로 사전에 총 20개 가량을 미리 알려주십니다. 다 외우고 교수님이 랜덤으로 하는 3가지 질문에 대답하면 됩니다. 마지막 발표는 역시 사전에 4가지 정도의 주제를 주십니다. 주제는 본인이 사전에 선택해서 내용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중간고사 때는 1개, 기말고사 때는 2개의 주제를 발표했습니다.

 

艺术概论: 출석 점수 있습니다. 팀플과 발표 없습니다. 중간고사는 “나의 예술 꿈”을 주제로 에세이를 썼습니다. 기말고사는 한 학기동안 배운 내용에 관해 시험을 칩니다. 객관식 없고 모두 주관식입니다. 암기가 필수입니다. 시험 전날 교수님도 함께 계신 수업 단톡방에서 학생들이 단체로 시험이 너무 어렵다, 범위를 줄여 달라, 오픈 북을 해달라, 점수 좀 잘 달라는 등의 메시지를 보내 놀랍고 황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교수님께서는 절대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外国电影经典影片鉴: 출석 점수 있습니다. 팀플과 발표 없습니다. 매주 다른 교수님께서 강의하십니다. 두 번 정도 수업시간에 함께 영화를 감상합니다. 중간고사는 자유롭게 영화를 골라 감상문을 써서 제출했습니다. 기말고사는 모든 학생이 모여 단편 영화를 감상하고 즉석에서 감상문을 썼습니다. 이외에 SPOC라고 K-MOOC과 비슷한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합니다.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고 감상문을 한 번 써야 하며 기말고사 기간엔 온라인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시험을 칩니다. SPOC은 점수가 성적에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습니다. 성실히 하기만 하면 됩니다.

 

Principles of Microeconomics: 팀플과 발표는 없고 매주 Problem Set이라는 과제를 내십니다. 문제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고민의 과정과 결과를 보는 것뿐이고 정답인지 오답인지는 성적 평가에 반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고민하고 제출만 하면 됩니다. 기말고사 때 한 학기 수업 내용에 관해 시험을 칩니다. 모두 서술형이며 문제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 기타 유의 사항

기숙사 시설은 그렇게 나쁘진 않습니다. 모든 방이 2인 1실로 제공됩니다. 방 여유가 있으면 2인 요금을 모두 내고 혼자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매일 오전, 방과 화장실의 쓰레기통을 비워 주십니다. 기숙사 방은 60위안, 65위안, 75위안 (1일당)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무조건 5층을 선택하라는 블로그 포스트를 보고 가장 비싼 5층을 골랐으나 65위안 방으로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60위안 방은 베란다가 없습니다. 둘이 살기는 좁다는 개인적 의견입니다. 65위안과 75위안 방은 구조가 동일한데 75위안 방이 조금 더 넓다고는 하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기숙사를 나쁘다고 평가한 이유는 신송의 前台때문입니다. 북사대에 재학 중인 친구들에게 그 악명을 익히 들었으나 직접 겪어 보기 전엔 잘 몰랐습니다. 불통의 아이콘입니다. 중도 환불 등 기숙사 프론트의 기본적인 업무도 그냥 해주는 법이 없습니다. 왜 자기들을 힘들게 하냐는 등의 불평불만은 기본입니다. 사전에 공지한 바 없이 무조건 안 된다, 사전에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합니다. 말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이 기숙사 프론트와 해결해야 할 일이 없다면 기숙사 생활은 무난히 흘러갑니다. 저도 부딪힐 일이 없을 줄 알았으나 인생에는 항상 변수가 존재하더군요. 자세한 일들을 여기에 모두 적을 수는 없으니 신송의 프론트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들의 대응방식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만 적겠습니다. 이전에 재학 중인 한국인들이 정식으로 컴플레인을 걸어 주의를 받았다는 얘기도 들었으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북사대의 2학기는 1월 15일에 끝났습니다. 제 출국일은 1월 28일이었고, 처음 신송에 입사할 때 1월 5일까지의 요금을 냈습니다. 저는 교환학생이고 15일에 학기가 끝나기 때문에 15일부터 저는 “외부인”이라고 했습니다. 15일부터 28일까지 방비를 두 배 냈습니다. 다른 교환학생들도 모두 갑자기 외부인으로 학생 신분을 박탈당하고 두 배의 방값을 냈습니다. 이후 납득할 수 없어 학교의 담당 선생님께 문의를 드렸으나 예전부터 방학에는 단기생 가격으로 방을 운영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음 학기의 방값을 같이 계산하는 본과생과 같은 장기생이 아니면 단기생은 방학에 방값 두 배를 내야합니다.

 


◈ 문화 및 여가 활동

저는 중국인들과 함께하는 K-POP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그 동아리가 사라진 듯하여 동아리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인 학생들은 한류, 특히 K-POP과 드라마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류 이야기를 계기로 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쉽게 갈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 많았으나 예상과는 달리 북경 고북수진, 톈진, 상하이, 하얼빈으로 무사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북사대로 교환학생을 가신다면 여행을 갈 때 무조건 학교에 出京申请 필수로 하시고 (신송일 경우) 기숙사 치엔타이에도 알리세요. 아니면 여행 후 돌아와서 힘들어집니다. 여행 후 학교 들어오실 때도 入校申请 꼭 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 시국에 내가 여행 간 지역이 떠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운 나쁘게 확진자가 나왔다. 그럼 그때부터 힘들어집니다. 이 문제는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 소감/총평

저는 원래 2020-2학기 네덜란드로 교환학생 파견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한 차례 연기도 했지만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어 결국 유럽 교환학생을 포기하고 중국으로 지원했습니다. 급하게 HSK 자격증을 취득하였으나 중국어 실력이 높지 않아 걱정이 컸습니다. 원래 교환교에서 영어 수업을 수강하려 했으나 상경계를 제외하고는 영어 수업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습니다. 전공 과목을 중국어로 수강하려니 걱정이 많았지만 부딪혀보니 어렵지 않았습니다. 교수 및 조교님들께 자문을 구하며 열심히 공부한다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중국 음식도 잘 맞았기에 생활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마라탕, 카오야, 카오위 등 북사대 학식 메뉴는 매우 다양하고 저렴합니다. 초반에는 북경 근처를 많이 돌아다니며 북경 생활을 즐겼고 후반에는 톈진, 상하이, 하얼빈 지역을 여행하며 중국 교환생활을 알차게 즐겼습니다. 악명 높은 중국의 행정 처리 방식 때문에 교환 생활 초반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하였으나 그 후에는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중국 교환 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중국은 9월 학기제라 2학기에 교환을 간다면 신입생 본과 친구들과 학기를 함께 시작하게 됩니다. 같이 어려운 일을 해결해가고 학기 초 많은 행사들을 함께하다보니 대학교 새내기 생활을 다시 한 것 같아 새롭고 즐거웠습니다. 막 학기 파견이다보니 한 학기 교환만 가능했지만 학기가 충분히 남았다면 한 학기 더 연장을 고민했을 정도로 즐거운 교환 생활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