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 바스크대학교(UPV/EHU)
- 569호
- 기사입력 2025.08.13
- 편집 김나은 기자
- 조회수 8709
글: 송정민 미술학과 (22)
※ 2024년 1월 2일 출국, 1월 19일 학기 시작, 5월 22일 학기 종료
■ 비자 신청 절차
대사관은 한남동에 있습니다. 스페인 비자 서류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 조금은 복잡합니다. 대사관에 비자 서류 제출할 때, 공증 서류 사본/원본 복사 서류가 각각 다른 경우나 유효기간이 짧은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합격 이후 비자 면접 날짜부터 잡고 서류를 하나씩 준비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특히 저는 학교 합격 통지서 메일이 예정일보다 10일 정도 늦게 와서 급하게 비자 면접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매일 틈날 때마다 대사관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취소 표를 잡았습니다. 여유 있게 3주는 잡고 비자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필요 구비 서류는 비자 신청서, 은행 계좌 내역서, 거래 내역서, 소득 증명서, 가족 관계 증명서, 최종 학력 증명서, 재정보증서, 스페인 학교 입학 허가증, 스페인 거주지 증명서, 여행 보험증서 등이 있습니다. 공증&아포스티유 발급 받아야 하는 서류들도 있는데 경복궁 쪽에 있는 트윈타워에서 발급받으실 수 있고, 건물 지하에 있는 프린트 가게에서 사본 복사를 맡기시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비자 서류 종류도 많을뿐더러 서류마다 다른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공식 안내문을 먼저 보시고 여러 블로그 참고하시면서 꼼꼼하게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서류만 잘 준비한다면 그 이후에 면접과 발급 과정은 수월합니다.
■ 항공권 정보
저는 네덜란드 항공 KLM을 왕복으로 구매했습니다. 이곳저곳 가격 비교하시면서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에 부합하는 항공권을 구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짧은 경유 시간과 수하물 무게가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KLM을 선택했고,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기에 편한 비행과 많은 짐을 들고 가는 대신에 빠른 출국을 하게 됐습니다.
■ 출국 전 준비 사항
유럽 교환학생은 여행을 쉽게 자주 다니는데, 보통 유럽 여행 시에 기내 수하물 1개로만 다니기 때문에 배낭 하나에 짐을 다 넣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따라서 평균 3박4일 짐을 다 넣어도 괜찮을 크기의 큰
배낭 또는 보스턴백을 챙겨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배낭여행용 백팩의 경우, 기내 수하물 크기에 초과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습니다. 또한 3박4일 여행 간다고 생각했을 때 담을 만한 작은 용기들을 챙겨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를테면 여행용 샘플 키트 같은 것들이 아주 요물입니다. 저는 약국에서 무료로 주는 물약 통을 여러 개 들고 와서 여기서 간장, 소금 혹은 화장품, 스킨로션을 넣어서 여행 부피를 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럽에서 그런 작은 용기들이 싸도 3유로(4,500원)이기 때문에 다이소에서 1천 원에 여러 개 구매해 오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쯔쯔가무시병 없고 햇살 좋은 공원에 누워 낮잠 자는 유럽 문화를 즐기기에 돗자리만큼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여기도 팔긴 하나 다들 비치타월이나 천 같은 얇은 소재로만 쓰는 분위기라 한국에서 탄탄하지만, 부피 작은 돗자리 하나 챙겨오세요.
저는 수하물을 많이 챙길 수 있는 상황이라 가능한 약도 먹던 약으로 많이 챙겨오려고 했습니다. 물론 유럽 약이 더욱 효과가 좋은 것 같긴 합니다만 보통 종합 감기약이 15유로(22,000원) 정도 하니, 돈이 아깝긴 합니다. 그래서 자리가 남으신다면 약을 챙겨오시고 부족하다면 소염제, 항생제 같은 약을 챙기는 걸 추천합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숙취해소제도 추천합니다.
이 외에 한식의 경우, 한인 마트가 없더라도 아시아 마트에 기본 한식은 다 판매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신 제가 교환 간 빌바오의 경우 참기름이 매우 귀했습니다. 파리나 바르셀로나 같은 대도시로 여행에 가서 사는 방법도 있지만 기내 수하물은 100ml를 넘으면 안되기 때문에 제한이 있습니다. 짐은 부피가 생명입니다.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짐으로 챙겨 오시고, 이 곳에 오셔서 단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며 ‘배낭여행을 간다면 어떤 짐이 좋을까?’를 생각하면서 짐을 챙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스페인의 경우, 해가 매우 길고 교환학생 초반을 조금 지나다 보면 하루가 깁니다. 혼자서 나의 시간을 보내기 좋은 취미생활을 준비해 오는 걸 강추합니다. 물론 여행도 다니고 친구와 행아웃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나 혼자서 보내기도 하고, 한국에서 정말 바쁜 삶을 보내다가 비교적 여유로운 학업 생활을 하니 시간이 정말 많이 남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책, 뜨개질, 드로잉 등등 기존에 하시던 취미생활도 좋고, 새로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이 있다면 이 시간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전화번호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중단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다 처리를 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간혹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를 쓸 때 해외 안심 결제 인증을 위해 전화번호 인증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아주 곤란합니다.
저는 ICIS 국제 학생증을 발급받기에 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에 국제 학생증 없이 왔는데, 불편한 점은 못 느꼈습니다. UPV에서 학기 초에 발급하는 학생증 혹은 학생 단기 비자로 필요한 경우 전부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받을 수 있는 다른 혜택(alsa 버스 할인, 카타르 항공 할인 등등)이 많으니, 저같이 촉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발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기숙사/숙소
6개월 교환학생에게는 기숙사가 제공되지 않아서 방을 구해야 합니다. 저는 전 학기에 같은 학교로 파견 다녀오신 선배의 수학보고서를 읽고 그 분께 연락드려 같은 집으로 한국에서 미리 구해 갔습니다. 운이 좋게 좋은 집을 쉽게 구한 케이스지만, 보통의 경우 학교 코디네이터 혹은 버디의 도움을 받아 구합니다. 개강일 기준 2~3주 일찍 도착해서 여러 곳을 둘러보고 결정해야 하므로 집 구하는 동안 머물 숙소를 예약하는 것 또한 고려하셔서 출국 날을 정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추천 지역 (Metro station 기준)
Moyua: 빌바오의 중심입니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신 비쌉니다.
Deusto: 데우스토 대학교가 근처에 있어 그 대학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살기 좋은 인프라가 갖춰진 것 같습니다.
Indautxu: 모유아와 데우스토의 사이에 있고, 딱 느낌도 이 둘의 사이인 곳 같습니다. 여기도 정말 살기 좋은 인프라고 웬만한 곳은 걸어서 전부 돌아다닐 수 있는 위치입니다.
Casco Viejo: 빌바오의 구시가지로 불리는 곳입니다. 가장 관광지, 유럽 건물 느낌이 나는 곳이고 집이 아기자기 귀엽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지만 다른 곳에 비해 치안이 좋아 보이진 않습니다.
Sarriko: 제가 살았던 곳입니다. 살기엔 좋으나 살기에만 좋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매우 평화롭고 정돈되어 있지만, 위치상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곳이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위의 사항들을 참고하셔서 좋은 위치에 집을 구하시길 바랍니다. Sanfrancisco 근처만 피하시면 사실 빌바오는 치안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 살기에 매우 좋습니다.
■ 수강 신청
개강일 기준 2주 정도 수강 신청 및 변경 기간을 줍니다 . 이 기간 동안 듣고 싶은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하고 2주가 지난 시점에 수강 신청 표를 작성해서 제출했던 것 같습니다. 2주라고 해서 굉장히 널널하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으로 2주간 하나의 수업을 듣고 애매해서 그다음 주에 다른 수업을 들었을 시, 1~2번만 수업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 좋은 수업인지 판단이 잘 안 섰습니다. 저는 출결 호명 여부, 과제의 종류(팀플, 발표 등), 수업 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팀플 수업의 경우, 여행을 자주 다닐 계획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 기타 유의 사항
다른 분의 수학보고서에도 적혀있지만, 버스 파업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제가 다닌 레이오아 캠퍼스는 이동 수단이 버스밖에 없었는데, 파업이 꽤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이방인이 제가 알 길이 없으니 허다하게 길거리에서 시간을 버린 경험이 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기말시험 날에 버스 파업 때문에 시험을 못 갔고, 보통 이런 경우에 우버를 부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파업은 저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긴 하지만 유의하고 계시면 좋을 듯합니다.
■ 수업 진행 및 평가 방식
*점수는 10점 만점 기준
-Current Trend in Communication (6점)
과제 방식이 Continuous course / Uncontinuous course로 나뉘어서 진행됩니다. 나뉘는 기준은 출석에 있습니다. 출석을 5번 이상 안 할 경우 Uncontinuous course로 반영됩니다. 저의 경우 Continuous course였고, 과제의 큰 줄기는 그룹 프로젝트입니다. 그룹 발표 3번, 인당 10장 분량의 그룹레포트, 10장 분량의 개인 논문과 기말시험으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과제가 매우 많아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 저에게 매우 맞지 않는 수업이었으나 가장 큰 장점은 외국인 친구들과 팀플하는 경험을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같이 공부하고 그 후에 함께 노는 일상이 교환학생의 이상적인 삶과 부합했지만, 교수님께서 영어를 스페인식으로 하시고 PPT를 읊는 수업을 하십니다. 그룹 토론도 즉흥으로 많이 일어나는 수업이라 인텐시브한 수업 및 친구들과 친해지고 싶다 하시면 추천합니다.
-History of Modern and Contemporary Cinema (6점)
장점은 교수님이 영국식 영어를 잘하셔서 알아듣기 쉽습니다. 그러나 제가 본 교수님 중 가장 깐깐하시고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고전 영화에 관심이 많거나, 영화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배워보고 싶을 경우, 또는 반 친구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수업을 찾으신다면 추천합니다.
출석 체크는 하는 수업이 있고, 안 하는 수업이 있는데 대부분은 안 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하더라도 호명 방식이 아니라, 수업 마지막에 출석부를 돌려서 이름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과제는 수업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대개 팀 프로젝트로 이루어졌고, 성균관대에 비해 과제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참여도 부분에 있어서는 수업 방식이 강의 -> 토론 -> 발표 방식일 경우, 토론을 한 팀에서 대표가 발표하는 경우가 많어서 본인이 적극적으로 자발적 참여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시험의 경우 구글 폼의 형식으로 이루어지거나, 객관식 선택형 시험보다 본인 의견을 비판적으로 작성하는 주관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총평
저는 유럽 교환학생의 특권인 여행을 자주 다닌 케이스입니다. 학교 수업에 앉아서 지식을 얻는 것보다 혼자서 부딪혀본 19번의 여행이 저에게는 지혜를 얻는 과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살던 삶보다 확실히 여유로워지고 학업 부담도 줄어들다 보니, 오히려 몸이 유럽에 있음에도 정신은 한국에 있어 불안할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멈춰 서서 세상을 바라본 이 순간이 꼭 필요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게으르다고 느낄 정도로 멍을 때려본 적이 있었는지, 내 안의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었는지 다시 되돌아봤고 외로울 정도로 혼자였던 시간을 나를 위한 것들로 채우며 살았습니다. 맹목적으로 남들이 가는 길에 버겁게 자기를 끼워 맞추고 있다면, 교환학생이라는 구실로 잠시 멈춰서는 경험하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제가 있었던 빌바오에 대해 언급하고 마무리하고 싶은데, 스페인보다는 바스크 지방의 민족성이 강한 도시입니다. 스페인이지만 스페인이 아닌 듯한 느낌에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차분하면서도 때로는 열정적이고 한없이 친절하며 여유로운 이 도시와 친해진 게 너무 기쁩니다. 다른 유럽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빌바오만의 사랑스러움이 있으니, 교환 생활을 통해 어느 한 도시와 깊이 친해지고 싶으시다면 이곳을 꼭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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