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제41회 기획전 개관식 :
구용의 New-tro, 무위이화

  • 501호
  • 기사입력 2022.10.13
  • 취재 이채은, 윤지민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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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의 New-tro, 무위이화> 전시 개관식이 지난 10월 5일, 600주년 기념관 박물관 제41회 기획전으로 개최되었다. 박물관은 1964년 개관 이래 반 세기에 걸쳐 다양한 전시를 꾸준히 개최하여 호응을 얻어 왔다.


전시 개막식은 개회 선언을 필두로 관장 개회사, 총장 축사, 내빈 소개, 테이프 커팅, 그리고 도슨트 전시 설명 순서로 진행되었다. 조환 박물관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전시가 박물관과 도서관에 기증한 것을 바탕으로, 구용 선생이 교류하셨던 많은 것들을 지금의 시선으로 재조명하고자 꾸민 전시라 설명했다. 신동렬 총장은 축사에서 이번 전시가 우리 대학 명예 교수이기도 한 구용 김영탁 선생님의 한국 현대사에 대한 독특한 시각, 그리고 조선시대 유물의 현대적 재해석을 보여준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전통을 새로이 창작하여 문화 해석의 어제와 오늘을 잇는, ‘뉴트로’라는 전시 주제를 사용했음을 밝혔다. 이번 전시가 코로나 19 이후 변화의 시대를 여는 하나의 문을 제시하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람을 밝히며 축사를 마쳤다.



구용 김용탁 선생은 1950년대 전후 시단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한국 예술가를 깊이 숭앙했던 서예가이자, 우리대학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였다. 구용의 삶에서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은  한국전쟁이었다. 그는 전쟁의 참상 속에서 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했고, 이에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환기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수양으로써 다양한 예술가들과 교유했다. 이번 전시의 초반부에서는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구용, 다양한 문인들과 교유하면서 자신의 예술관을 다듬어간 구용, 그러한 교유를 바탕으로 옛 문인들의 정신을 되새기고 새롭게 창조해간 구용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혼란한 한국 사회를 구현한 구용 김영탁 시인의 삶과 시세계를 현대의 관점에서 해석한 전시다. 전시의 주된 내용은 구용의 글씨와 그림이며, 전시 제목에 사용된 ‘무위이화’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의미로 번역될 수 있다. 구용의 전시에 사용된 글씨와 그림들은 개성 넘치는 21세기 캘리그라피를 떠오르게 한다. 구용이 공자와 중용에서 따와 지어진 전통적 필명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이는 상당히 현대적인 동시에 상상력이 풍부한 필체라 볼 수 있다. 이것이 이번 전시의 주제 중 하나가 ‘뉴트로’인 이유다. 구용의 뉴트로 작품 세계는 전통을 오늘날에 맞게 재해석하려는 그의 의지와 일맥상통한다. 구용은 평생 추사 김정희의 시와 글씨를 탐독하고 본받기를 바라면서도 그대로 모방하기 보다 스스로 개성이 드러나는 글씨를 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21세기의 캘리그라피가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다양한 문화재들을 보고 그 안에 자신만의 느낌들을 감상평처럼 담아 쓴 이번 전시의 그의 작품에서 우리는 새로운 과거, 즉 ‘뉴트로’를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용의 작품세계와 관련해 플라워 아티스트들과 신제현 작가의 콜라보를 진행했다. 구용의 시 ‘장미와 철조망’을 재해석한 화예작품이 전시장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이는 시적 이미지를 현장 설치로 재구성하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구용의 작품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우리 학교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매년 특별 기획전이 개최되는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의 역할이 크다. 41회 기획전 이후 박물관이 지향할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조명에 대한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