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br>사범대학 시국선언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시국선언

  • 359호
  • 기사입력 2016.11.07
  • 편집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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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다산경제관 옆 필로티에서 사범대학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11월 3일은 학생의 날이었다. 이에 맞게 예비교사들인 전국의 사범대학, 교육대학의 학생들이 선언을 진행한 것이다. 우리학교 사범대학 학우들도 시국선언에 예비교사의 일원으로서 참여했다.

다음은 성균관대학교 사범대학 시국선언문의 전문이다.

지금 온 나라가 난리이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라고 불리는 문제는 우리가 정녕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것이 맞는지 머리를 의심하게 한다. 우리가 뽑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었는데, 대통령 위에 비선실세라는, 대통령과 국가 전체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도저히 두고 볼 수 만은 없는 총체적 민주주의의 위기를 2016년 지금 이 순간, 겪고 있다.

이틀 전 10월 26일에는 국회에서 '박근혜대통령 하야, 최순실 구족'을 외치던 대학생들이 10분 만에 전원연행 되는 일이 있었다. 다음날 10월 27일 부산 벡스코를 찾은 박근혜대통령에게 항의하려고 플랜카드를 펼치려던 대학생들은 목이 꺾이고, 발을 차이며 팔을 뒤로 제지당한 채 범죄자 취급당하며 끌려가야만 했다. 불법무기를 소지한 것도,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닌데, 구호를 외치려던 학생들의 입은 경찰에 의해 입막음 당하고, 여성 연행시 여경이 연행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이날 여대생들은 남자경찰에 의해 끌려가야 했다.

대학생들이 무엇을 잘못했는가. 민주국가에서는 국민이 주인이다. 어떤 목소리든 간에 국민이 목소리를 내는데 입을 틀어막을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서는 '박근혜 대통형 하야, 국회에서 탄핵안 내라, 최순실 제대로 수사하라, 구속하라' 외침이 터져나오고 있다. 전국의 대학가에서는 이화여대 및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시국선언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누구나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교사인 우리들에게 있어서도 지금 이순간은 우리가 앞으로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조차 민망한. 부끄러운 역사의 한 순간이다. 누군가에 의해 국가시스템 전체가 마비되고, 누군가 소수의 사람을 위해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에 수백억씩 갖다 내게 하고, 부모님의 재산도 자신의 실력이라며 누군가는 불평등하게 이익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고, 국민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최순실만 지키고 있는, 그야말로 민주주의가 완전히 파괴되어가는 시국이다.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은 국가수반의 44개 연설문부터 당선직후 비공개 회담 시나리오, 북한과 관련된 안보 기밀에 관한 것까지 전달받았으며, 청와대 민정수석실인사 등 각종 정부 인사추천에도 개입 등, 국정 수행 전반에 걸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모두 드러나고 있다. 박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마다 최씨가 골라준 옷을 입은 상황, 미르 ,K스포츠재단 문제 등 나날이 까발려지는 사실들에 이제는 더 이상 놀라울 것도 없다. 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인가.

앞으로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하여 가르치고, 지금 이 순간 기록될 역사에 대해 가르쳐야 할 사람들로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우리는 한 명, 한 명 모두가 아이들을 위해 민주주의를 지켜낼 책임이 있는 예비교사들이다.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이 현실에 눈감고 있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이다.

이미 이 정부 아래에서 아이들이 처해있는 교육환경은 파탄난지 오래다. 경제적 이유로 소규모학교들은 통폐합되어 아이들의 학교가 사라지고 있고, 누리과정은 지방교육재정으로 떠넘기면서 교육재정파탄의 위기를 겪고 있고, 11월이 되면 역사왜곡으로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던 국정교과서가 일본군'위안부', 5.18'계엄군' 용어가 삭제된 채로 나올것이며, 대통령 공약이었던 OECD 상위수준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교사수급문제해결은 2025년으로 미뤄 버린지 오래다. 어쩌면 이 모든 것들도 국가수반보다 더 위에 있었던 누군가의 생각대로 굴러간 것일지도 모른다. 교육정책마저 파탄 난 지금, 우리는 행동하지 않을 수 없다. 정상의 비정상화. 어느 것 하나 정상적으로 보일 것이 없는 ,상식적이지 않은 모든 일이 상식적으로 굴러가는 지금 이 사회를 우리는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 역사교과서에 기록될 페이지를 다시 써보려 하는, 바로 우리 예비교사의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우리들이다. 언젠가 교단에 서서 2016년을 가르쳐야 할 때, 그때 우리가 그곳에 있었노라고, 함께 민주주의를 지켰노라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거라, 며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다. 어제의 역사에 살고 있는, 교과서에 부끄럽게 기록될 정부여, 소수의 몇 사람이여. 이제 우리들 예비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으라.

-교육정책에서부터 민주주의까지 단 하나도 똑바로 책임지는 게 없는 정부! 나라전체가 엉망이다! 박근혜 정권 규탄한다!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비선실세와 국정농단, 우리 예비교사들은 부끄러운 역사를 가르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다! 국민들과 예비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으라!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함께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전국 교대 사범대 연대단위

함께 시국선언에 동참하는 예비교사 학우들의 성명



시국선언에 함께한 사회과학계열 16학번 학우는 행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의견을 표했다. 또한, 역사를 정말 좋아하는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우리 성균관 대학생들을 비롯하여 모든 대학생들이 써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한 마음이 드는 한편 ,우리나라의 상황이 많이 씁쓸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성찰하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다른 심리학과 15학번 학우는 사범대 학우들이 예비교사로서 공정하고 진실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대로 전해주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또한,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정의롭게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취재:22기 권민희, 편집:22기 박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