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 석전(釋奠)

해설이 있는 석전(釋奠)

  • 360호
  • 기사입력 2016.11.25
  • 편집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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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은 지난 16일 유림회관에서 해설이 있는 석전을 주최하였다. 석전대제보존회가 주관하고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석전대제의 국가주요무형문화재 제85호 지정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자리였다. 행사는 모의석전, 복식 체험, 진설 체험, 의례 체험, 일무 체험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특히 석전과 관련된 여러 체험이 준비되어 행사를 이끈 석전대제 이수자와 유림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도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석전이란?

석전은 전통적으로 나라에서 주관하던 의식의 하나로 학교에서 만세종사인 공부자를 비롯한 유교의 성인과 현인들을 추모하고 위대한 덕을 기리기 위한 행사이다. 매년 봄과 가을, 성균관을 비롯한 전국의 향교는 성현들의 가르침을 기리고 유교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다짐으로 석전을 봉행한다. 석전은 고구려 최고교육기관 태학의 설립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여겨진다. 고려의 국자감, 조선의 성균관에 문묘가 설립되며 국가적인 행사로 발돋움한 석전은 현재까지 계승되어 행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석전은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의례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유교문화의 정수로 인정받아 1986년 국가무형문화재 제 85호로 지정되었다. 그 후 성균관이 보유단체로서 기·예능전승체제로 전수교육을 실시해 왔다고 한다.


 ▶모의 석전 의례 

행사의 시작을 연 모의 석전은 다음의 순서로 봉행되었다.

1. 전폐례 -창홀에 따라 초헌관은 알자의 인도를 받아 관세위에 나아가 손을 씻는다.
-초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한 후 꿇어앉는다. 이때 등가에서는 명안지악을 연주하고 일무는 열문지무를 춘다.
-초헌관이 세 번 향을 피우고, 대축은폐비를 가져다 초헌관에 드린다.
-초헌관은 폐비를 받아 헌폐하고 대축에게 주면 대축은 폐비를 신위 앞에 올린다.

2. 초헌례 -초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 준소에 나아가 서향해 선다. 이때 등가에서는 성안지악을 연주하고 일무는 열문지무를 춘다.
-사준이 멱을 들고 예제를 작에 담아 봉작에게 주면 봉작은 그 작을 받는다.
-초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 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해 꿇어앉는다. 봉작이 초헌관에게 작을 드리면 초헌관이 작을 받아 헌작한다. 초헌관이 작을 전작에게 주면 전작은작을 신위 앞에 올린다.
-초헌관은 부복후 뒤로 물러나 꿇어앉는다. 대축은 찬인의 인도를 받아 초헌관 왼쪽으로 나아가 동쪽을 향해 꿇어 앉아 축문을 읽는다. 이때 참례자 모두 부복한다.
-축문을 다 읽었으면 초헌관과 대축은 알자와 찬인의 인도를 받아 제자리로 돌아온다. 일무는 문무가 물러나고 무무가 나온다. 헌가는 서안지악을 연주한다.

3. 아헌례 -아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관세위에 나아가 손을 씻는다.
-아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 준소에 나아가 서향해 선다. 이때 헌가에서는 성안지악을 연주하고 일무는 소무지무를 춘다.
-사준이 멱을 들고 앙제를 작에 뜨고 봉작에게 주면 봉작은 그 작을 받는다.
-아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 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해 꿇어앉는다. 봉작이 아헌관에게 작을 드리면 아헌관이 작을 받아 헌작한다. 아헌관이 작을 전작에게 주면 전작은 작을 신위 앞에 올린다.

4. 종헌례 -종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관세위에 나아가 손을 씻는다.
-종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 준소에 나아가 서향해 선다. 이때 헌가에서는 성안지악을 연주하고 일무는 소무지무를 춘다.
-사준이 멱을 들고 청주를 작에 뜨고 봉작에게 주면 봉작은 그 작을 받든다.
-종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대성지성문선왕 신위 앞에 나아가 북향해 꿇어앉는다. 봉작이 종헌관에게 작을 드리면 종헌관이 작을 받아 헌작한다.
-종헌관이 작을 전작에게 주면 전작은 작을 신위 앞에 올린다.

5. 음복수조례 -초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음복위에 나아가 서향하여 꿇어앉는다. 대축은 음복위에 나아가 헌관의 왼쪽에서 북향하여 꿇어앉는다.
-대축이 복주를 헌관에게 드린다. 초헌관이 복주를 다 마시면 대축은 작을 받아 자리에 내려놓는다.
-대축이 조육을 초헌관에게 드리면 초헌관은 조육을 받아 집사에게 준다. 집사가 조육을 받아 동쪽 계단으로 내려간다.
-초헌관과 대축은 알자와 찬인의 인도를 받아 제자리로 돌아온다. 헌관은 4번 절을 한다.

6. 철변두 -등가에서는 오안지악을 연주한다.
-대축이 찬인의 인도를 받아 변과 두를 거둔다.
-헌가에서는 응안지악을 연주한다.
-헌관 이하 참가자 모두 4번 절을 한다.

7. 망예례 -초헌관이 알자의 인도를 받아 망예위에 나아가 북향하여 선다. 대축이 찬인의 인도를 받아 축문과 페백을 대광주리에 담아 서쪽 계단으로 내려와 구덩이 앞에 놓는다.
-축문과 폐백을 불사르고 흙을 반 쯤 덮으면, 초헌관과 대축은 알자와 찬인의 인도를 받아 제자리로 돌아간다. 알자는 헌관의 왼쪽에서 예필을 고한다.
-헌관은 알자와 찬인의 인도를 받아 나간다. 대축과 여러 집사들은 찬인의 인도를 받아 배위로 나아가 4번 절을 한 후 나간다. 전사관은 묘사를 인솔하여 예찬을 거두고 독을 덮고 소촉한 후 문짝을 닫는다.


 ▶체험

약 20분간의 석전이 끝난 후 관객들은 의례를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김숙자 석전대제 이수자가 복식 체험을 진행했다. 현장에서 관객 두 명이 직접 의복을 착용하면서 각 의복과 장신구의 의미, 착용 순서 등의 설명이 이루어졌다. 김숙자 이수자는 복식은 의례의 내면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의례의 상징과 같다고 복식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의복에 달려있는 장신구 패옥은 입고 있는 사람의 몸가짐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기 때문에 제를 올리는 사람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경계하는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복식 체험 후에는 유림 관계자들이 진설을 시연했다. 진설이란 제사 때 법식에 따라 상 위에 음식을 올려놓는 것을 일컫는 용어이다. 상의 좌측에는 12가지의 마른 음식이 두에 담겨 올라가고 우측에는 12가지 젖은 음식이 변에 담겨 올라간다. 상의 가운데는 국과 곡식이 자리를 차지한다. 제사에는 총 곡식 4종류, 젓갈 4종류, 떡 6종류, 과실 5종류, 말린고기 2종류, 생고기 7종류, 나물 4종류, 국 2종류, 술, 소금 4종류가 올라간다. 왜 석전이 석전‘대제’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은 직접 일무를 추는 시간을 가졌다. 일무는 빨간 의복과 절도 있는 춤사위로 석전에서 단연 돋보였다. 석전의 일무는 문무와 무무로 나뉜다. 문무를 출 때는 피리인 약과 깃털 장식물인 적을, 무무를 출 때는 방패인 간과 도끼인 척을 무구로 사용한다. 관객들은 성균관대 유가예술문화콘텐츠연구소 팔일무단의 지도에 따라 일무를 추며 석전 체험을 마무리했다.

이번 석전은 해설과 체험이 준비되어 일반 관객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 성균관에서는 매년 춘기석전과 추기석전이 열리니 관람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석전대제가 앞으로도 잘 보존되어 유교문화가 창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취재:22기 이종윤, 편집:22기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