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로 물든 여름, 성균어학원 한국어학당 수료식
- 594호
- 기사입력 2026.08.31
- 취재 구예원, 안석훈 기자
- 편집 성유진 기자
- 조회수 2622
낯선 언어로 건넨 첫마디가 어느새 익숙한 인사가 되고, 처음 마주한 서울의 풍경이 오래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 되었다. 그 모든 변화가 시작된 곳은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과 한국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성균어학원 한국어학당이었다. 이번 여름 단기과정에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참여해 2주 또는 3주간 한국어 수업을 비롯한 다채로운 문화 체험을 이어갔다. 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서울 곳곳을 누비며 한국에서의 일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8월 19일, 성균관대학교 경영관 B3 소극장에서 그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수료식이 열렸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고, 수업을 통해 가까워진 선생님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한국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던 수료식 현장에는 언어를 넘어 만들어낸 특별한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성균어학원의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성균웹진 커버스토리 기사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대학로를 넘어 세계로,성균어학원 한국어학당의 새로운 출발
| 조민효 성균어학원장의 축사
조민효 성균어학원장의 축사로 수료식의 막이 올랐다. 조 원장은 학생들의 환호 속에 무대에 올라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유학생들을 위해 영어로 축사를 전했다.
먼저 여름 단기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히 큰 규모로 진행된 이번 과정의 의미를 짚으며,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온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성균관대학교가 단순히 한국어를 배우는 그 이상의 공간이 되어 여러분들에게 제2의 고향이 되었기를 바란다”라며 학생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번 단기과정이 끝난 뒤에도 성균관대학교와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국제 여름학기(ISS)를 소개하며, 앞으로 다시 성균관대학교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어에 대해 더욱 깊이 탐구하고, 언젠가는 성균관대학교의 정식 학생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 말과 마음이 통하기 시작한 날들, 낯선 풍경이 추억이 되기까지
조민효 원장의 축사가 끝난 뒤에는 단기과정 동안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온 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프로그램 기간 동안 촬영한 사진을 감상하며 한국어 수업부터 도장 만들기, 한강 피크닉, 공연 관람 등 다양한 문화 체험의 순간들을 되짚었다. 화면 속 익숙한 얼굴과 반가운 장면들이 등장할 때마다 학생들은 웃음과 탄성을 터뜨리며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일상 숏폼 콘테스트도 진행됐다. 단기과정 동안 마주한 서울의 풍경과 학교 주변의 일상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상들이 소개되며, 학생들이 한국에서의 시간을 다채롭게 기록해 온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후 우수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수상작이 소개될 때마다 학생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으며, 수상자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함께 나누며 기쁨을 만끽했다. 짧은 영상 속에는 학생들이 바라본 서울의 풍경과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서로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
| 함께한 배움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
단기과정 동안 학생들과 함께한 선생님들의 마지막 인사도 이어졌다. 수업에 따라 2주 또는 3주 동안 함께한 선생님과 학생들은 수업을 넘어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가까워졌고, 짧은 시간 안에 특별한 유대감을 쌓았다. 선생님들이 한 명씩 학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때마다 곳곳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학생들 역시 아쉬움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생님들의 인사에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수료식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했다.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는 얼굴과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 속에는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웃음과 박수 속에서 수료식은 따뜻하게 막을 내렸다.
| 낯선 언어에서 나의 언어로,한 걸음 더 가까워진 한국어
이번 단기과정으로 한국어 실력을 다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체코에서 온 안나(Anna), 미첼라(Michella) 자매를 인터뷰했다.
Q. 한국을 찾게 된 계기와 성균어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나: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건 꽤 오래전이에요. 11살쯤 케이팝을 접하면서 처음 한국 문화를 알게 됐어요. 그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미첼라: 저는 언니가 케이팝을 소개해 준 게 계기였어요. 저희는 지금 대학에서 한국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한국어를 더 잘하고 싶어서 이번 과정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미첼라: 저는 확실히 말하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저희가 중고급 수준의 반에서 공부하다 보니 문법은 대부분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문법을 이해하는 것과 한국어로 제 생각을 완전히 표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온전히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안나: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특히 과정 마지막에 발표를 했는데, 한국어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 자체가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웠어요. 평소에 한국어를 이해하는 것과 직접 한국어로 발표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Q.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선생님과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안나: 저희 선생님이 정말 멋진 분이셨어요. 수업도 정말 재미있었고요. 특히 수업 시간에 간식을 자주 챙겨주셨어요.
미첼라: 맞아요. 간식을 가져다주시는 것도 정말 귀여웠고, 무엇보다 선생님이 정말 다정하고 친절하셨어요. 저희를 많이 배려해 주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Q.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다른 외국인 학생들에게 조언해 준다면요?
미첼라: 한국어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한국어로 제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영어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하지만 어렵더라도 한국어로 어떻게든 표현해 보려고 노력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틀리더라도 더 많이 말하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나: 바로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고 해서 포기하거나 바로 영어로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금 편하게 생각하면서 단어를 떠올릴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여러분이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방도 기다려줄 거예요.
미첼라: 맞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많이 도와줘요. 여러분이 적절한 단어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이해해 주고요.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시작된 여정은 학생들에게 언어 이상의 것을 남겼다. 서툰 한국어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낯선 서울의 풍경 속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함께한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짧았기에 더욱 선명하게 남은 시간이었다. 비록 수료식과 함께 성균어학원에서의 여정은 마무리됐지만, 이곳에서 배운 한국어와 만난 사람들, 그리고 함께 웃었던 순간들은 학생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언젠가 다시 성균관대학교를 찾게 될 그날, 이번 여름의 시간이 또 하나의 반가운 기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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