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수묵 대표 화가
류재춘(미술교육과 91)을 만나다.

  • 512호
  • 기사입력 2023.03.28
  • 취재 이수경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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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 화가 류재춘(미술교육과 91)은 대학에서 수묵산수화를 전공하면서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30여 년이 넘게 한국화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류재춘 작가의 한국화는 예술혼과 창의적 회화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문화 뿌리를 표방하기 위해, 한국적 예술성과 특유의 심미적 조형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화풍은 대담함, 직설적, 시원함 그리고 거침없음과 필력에 힘이 있고 호방한 것이 특징이며, “전통의 창조적인 계승”을 통해 한국화 작품 세계를 대표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류재춘 작가는 특히 전통에 머물지 않고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한국 수묵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한지에 먹으로 그린 수묵화를 LED조명을 활용해 전시하면서 전통문화와 ICT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류재춘의 대표 실물작품 ‘월하시리즈’를 디지털 NFT로 변환한 ‘월하 2001’ NFT의 에디션 200개는 업비트에서 10분만에 완판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류재춘의 이러한 전통과 기술의 결합은 한국 전통 수묵화가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세계 미술계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성공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 기존 한국의 전통적인 수묵화를 넘어 각종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이런 ‘현대적인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통에 머물지 않고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한국 수묵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수묵화를 LED조명을 활용해 전시하면서 전통문화와 ICT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결정적인 아이디어, 혹은 계기가 있었는지

매일 밤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고 밖을 나가면 화려한 조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조명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보여서 제 그림에 그 빛을 담고 싶었습니다. 방법을 고민하다가 LED수묵화를 만들게 되었고 이후 ICT와 연동, NFT, 더 나아가 메타버스등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 이름이 좀 생소한데 ‘K-수묵’이란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한국 전통 회화인 수묵화 기법과 현대 미술 기법을 접목해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ICT 기술을 접목한 작품으로 한국 수묵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 새로 분야를 시도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은 예술가에게 언제나 큰 영감과 발전이 되기에 항상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수묵산수화라고 하면 전통의 오래된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재료가 먹과 한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일 뿐 시대성을 훌륭하게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새로움을 시도해 좋은 기회를 통해 한국 수묵화의 우수성을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 NFT 수묵산수화 국내 최초 발행(200점 10초 완판)의 신화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지에 먹으로 그린 수묵화를 LED작품화 하는 것을 넘어 NFT수묵 산수화 국내 최초 발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업으로 두나무의 NFT(대체불가토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 NFT에 전통 수묵화를 내놔 완판시켰습니다. 작품 ‘월하2021’ NFT 에디션 200개는 역경매 방식인 더치옥션으로 0.014BTC(약 100만원)에 시작해 완판됐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회사와 AI 미디어 기술을 활용, 류 화백의 대표 연작인 월하(月河)를 디지털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수묵 산수화 최초 국내 NFT라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 대표작 월하는 어떤 작품인가요


월하는 국내 최초로 AI가 만든 한국화로 NFT가 10초 만에 완판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월하는 몽환적인 꿈을 소재로 산수의 그릇을 빌려 표현한 연작입니다. 새벽녘을 마주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탄생시킨 보랏빛은 붉은색에 청색을 더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먹선은 짧고 굵게, 과감한 획들로 꿈꾸는 듯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작품 월하는 미래와 꿈을 담아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화려하고 과감하고 따스하면서도, 쉽게 다가가기 힘든,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꿈의 세계를 좀 더 자유롭게 표현 할 수 있었습니다. 초현실주의의 그림처럼 난해하지는 않지만 절제된 한국화의 형식을 바탕으로 아무 제약 없는 꿈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은 아이처럼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작품 월하는 보라색 산수의 산수연작이라는 줄기위에 피어난 꽃처럼 느껴졌습니다.


                       붉음과 푸름을 한 데 우려낸 달님의 얼굴은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는 것 밖에는


 ◈  작품세계


자연을 그리는 화가로서 자연의 본질을 이어받아 마음으로 다가오는 느낌들을 순수하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저는 제 작품들을 ‘한국화를 소재로 한 현대미술’이라고 표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형식으로부터 오히려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었죠. 제 작품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리면 자연관, 조형관으로 자연을 재해석하고 또 그것을 가지고 현대적인 기법과 방법 등을 통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함, 직설적 시원함, 그리고 거침없음과 필력에 힘이 있고 호방한 것이 특징이며,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통해 한국화 작품 세계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 K-수묵 미디어 류재춘 전시회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21세기가 되면서 현대사회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예술이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화가로서 표현 할 수 있는 기술과 재료가 늘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묵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과학기술이 결합된다면 대중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미디어와 결합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 코엑스 K POP SQUARE에 월하작품과 코엑스 내 미디어 파사드에 펼쳐진 바위꽃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월하작품은 위에서 말씀드린 작품을 미디어화해서 보여드렸고요, 바위꽃 작품에 대해 설명드리면 바위 꽃이라는 말을 떠올렸을 때, 그동안 찾아 헤매던 정답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무작정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어딘지 모를 해변에 멈춰서 넋 놓고 바라본 파도와 돌들에서 바위 꽃이 떠올랐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였던 것처럼 반가웠죠. 그 파도가 부서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하나하나 기억하기 힘든 찰나의 순간들이었지만, 마치 바위가 살아서 꽃을 피워내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의 초상에서 재현에 가까운 작품들을 그리다보니 저 순간을 어떻게 담아내야 할 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또 하나의 초상으로 역동성을 담아낸다는 것에서 굉장히 설레었어요. 처음에는 바위 꽃을 단순히 파도에 부서지는 바닷물들과 바위의 형상에서 착안하였지만 점점 말 그대로 바위 꽃의 본질을 탐구해나갔습니다.


문득 제가 그리는 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피사체를 단순히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더 나아가 그것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주는 것 또한 예술가의 사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식물이 열매를 맺기 위해 평생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것이 꽃이 되듯이 조금은 어렵지만 바위의 꽃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수 만,수 천 년의 퇴적이 쌓인 바위의 결과, 인고의 시간. 깎이고 깎여 만들어내는 매번 다른 물줄기들.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깎아지른 절벽에 위태롭게 자리 잡은 소나무들. 별거 아니라고 지나쳤을 풍경들이 담고 있는 노력과 시간들을 헤아려 보고나니 바위 꽃을 떠올렸을 때 왜 정답을 찾은 기분이었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산의 골격이 되는 큰 바위의 아름다움을 작은 것으로 부터 찾기 시작한 후로 그림이 변하는 것을 느꼈죠.


               바위 꽃


    바위 꽃은 그냥 바위가 아니다.

    강산에 수많은 바위가 있지만

    아름다움을 위해 피어난 바위야말로

    바위 꽃이 될 수 있다.




◈ K-수묵의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기존의 작품 전시회는 그대로 진행하면서 이와 함께 미디어 수묵화의 전시회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K-수묵 발전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중입니다. 위대한 한국화 K-수묵의 세계적인 발전이 목표입니다. K컬처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화와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또 예정된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 2021년 ‘자랑스러운 성균인상’을 수상하셨는데 그 소감과 성균관대 재학시절 류재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성균인의 한사람으로서 명예로운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고요. 이후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재학시절은 눈에 띄지 않는 그림 그리는 조용하고 얌전한 여학생이었습니다. 늘 혼자 그림만 그리고 있었어요.


◈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끝으로 동문으로서 모교발전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으신가요.


성대동문의 한사람으로 또 문화 예술인 화가로 제 분야에서 좋은 모습으로 성대 미대생들에게 작게나마 미술 분야에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고요. 더 나아가서는 모교의 졸업생으로 우리나라 문화 예술 분야의  인재가 되어 성대 발전에도 힘을 보탤 수 있길 바랍니다.




* NFT 수묵산수화 국내 최초 발행(200점 10초 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