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 차석 수료 구하경 동문 “한계를 두지 마세요”

사법연수원 차석 수료 구하경 동문 “한계를 두지 마세요”

  • 318호
  • 기사입력 2015.02.25
  • 취재 최혜지 기자
  • 편집 유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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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5일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위수여식이 있었다. 수많은 졸업생들이 사회 초년생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날이었다. 이들 중 시작하는 법조인으로서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딘 구하경 동문(법학08)을 만나보았다. 구하경 동문은 2012년 5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에서 44기 사법연수원생으로 공부하였고 차석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지난 1월 19일 열린 사법연수원생 수료식에서 법무부장관상을 수상하였다

구하경 동문은 법조인이라는 직업의 역할과 가치를 이해하게 되면서 법조인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헌법 재판소 결정 중에 안마사 비맹제외기준 사건이 있어요. 안마사 기준을 인정할 때 시각장애인으로 한정을 하는 법이에요. 고등학생 때 헌법재판소에서 이 규칙에 위헌결정을 내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대학교에 입학한 후 보니 똑같은 규정이 법률로 제정 됐을 때, 헌법재판소에서 그때는 합헌 결정을 내렸어요. 똑같은 규정이 다르게 판단되는 과정을 보면서 법조인은 그냥 한 측을 이해하고 그 판단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권리와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의 자유 등 여러 권리를 균형 있게 이해하고 보호하는 직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법조인으로서 일을 하게 되면 가치 있고 보람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로 학교에서 법학강의를 들으면서 법 공부가 논리적이라는 점이 흥미롭고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진로를 확고히 하게 되었죠.“

구하경 동문은 2008년 성균관대 법학과에 입학하여 3학년이 되던 해 2월 54회 사법시험 1차 시험에 합격하고, 이듬해 6월 2차 시험에 합격하여 최종 합격하였다. 구하경 동문은 사법시험 공부 과정에서 학교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학교의 여러 프로그램들에 참여한 것이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1차 시험을 준비할 당시 3학년 1학기였기 때문에 학교 수업과 병행해야 했었고, 친구들과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했었어요. 2학기 때부터는 사마헌(성균관대 사법시험반)에서 진도별 모의고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매번 시험지 받아서 풀고 공부했어요. 2차 시험 역시 사마헌에서 준비 했었는데, 조교로 일하면서 무료로 강의를 듣고 공부 할 수 있었어요. 학교에서 순환별로 모의고사를 보는데, 학교 교수님께서 출제를 해주시고 학교에서 초청한 다른 학교 교수님이나 헌법연구관분들의 강의도 들으면서 공부를 했어요.”

사법 연수원 생활은 치열한 전쟁터일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구하경 동문은 연수원에서 평생 함께 할 동료가 생겼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2학기 시험 직후 조원들과 함께 스키장으로 놀러갔던 것을 뽑았다. “2학기 시험이 가장 힘든 시험이에요. 한 과목에 7시간 반 동안 쉬는 시간도 없고 계속 시험을 봤었어요. 그 힘든 과정을 끝내고 조원들과 같이 스키장에서 밤새 놀았는데, 큰 시험을 치렀다는 안도감과 함께 조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 즐겁게 놀았던 것 같고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공부하는 스타일이고 마지막에 갈수록 더 집중하고 딴 생각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연수원에서도 시험공부를 할 때 이런 장점이 잘 발휘된 것 같아요. 판결문, 검토보고서, 공소장을 쓸 때 필수적인 요소들과 체계가 있어요. 그런 것들을 잘 이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중요해요. 그리고 연수원에서 기록, 판례 공부를 많이 하는데 사실관계 까지 좀 더 꼼꼼 하게 따져보고 어떤 사실 관계에서 어떤 법리가 나오게 되었는지 이해하려 노력했어요. 이런 법리가 시험에서 어떻게 출제될지 고민하면서 공부했었죠. 혼자 공부하는 것 보다 스터디를 통해서 서로 이해한 것을 토론하는 시간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사법연수원생들 중에 차석이 될 거라고는 사법시험 공부할 때도 연수원 다니면서도 생각을 못했어요. 수료식에서 법무부장관상을 받고 축하를 많이 받았지만 아직도 안 믿길 정도로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었어요. 지도교수님, 같이 공부했던 언니, 오빠, 친구들 다 도움을 많이 주었기 때문에 모두 감사드려요. 성균관대 출신이라 감사하고 자랑스러워요. 공부할 때도 성균관대 사법시험반에서 했었고, 성균관대 법조동문회에서 현직 법조인 분들이 멘토가 되어 법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것이 있는데, 모두 저에게 큰 힘도 되었고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연수원 들어가서도 성대 동문들과 사이도 좋고 같이 스터디도 하면서 많은 의지가 되었어요.“

구하경동문은 재판연구원으로 서울 고등법원에서 일을 하게되면 법률적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접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 재판연구원으로 진로를 정했다. “2년 동안 재판연구원으로 법조인으로서 처음 시작하는 데, 재판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성실히 임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했던 공부는 나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공부였다면, 앞으로는 실제 사건을 다루면 당사자들이 존재하고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하고 부지런히 공부하는 법조인이 되고 싶어요.”

“대학생 시기가 앞으로의 인생에 중요한 시기에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하고 실천하는 생활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봉사와 같이 의미 있고 삶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활동을 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법조인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한계를 두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법시험은 곧 폐지되고 로스쿨에 들어가기도 점점 어려워진다고 들었어요. 그렇지만 자신의 한계점을 만들지 마세요. 스스로 한계를 두면 자신이 만든 경계에 갇혀 더 할 수 있는 것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사법시험 공부를 하면서 지금 못하면 다음에도 못한다고 생각했었어요. 지금 꼭 해야 한다는 마음이었죠. 이런 마음을 학생들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