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분자해양환경을 연구하는 이재성 교수

한국의 분자해양환경을 연구하는 이재성 교수

  • 322호
  • 기사입력 2015.04.28
  • 취재 최혜지 기자
  • 편집 유정수 기자
  • 조회수 14499

최근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의 편집위원으로 위촉되면서 총 7곳의 학술지 편집위원을 공동 위임하게 된 생명과학과 이재성 교수에게 연구 중인 분자해양환경학에 대해 그리고 편집위원이 된 소감을 들어보았다. 이재성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해외 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했으며 2002년부터 교수직을 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다양한 환경 요인 및 환경오염 물질이 먹이사슬 단계별 대표 종인 해양생물체의 분자, 세포, 조직 및 개체/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기반 tool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것이 주된 연구 목표입니다.
지구 대부분은 물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에서도 매우 높은 비율이 바다입니다. 우리는 바다 생물들과 생태학적, 산업적 및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해양 환경 모니터링과 자연 보호는 인간에게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자 수준에서 연구를 하는 이유는 아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며 표현형 또는 생태계의 변화를 알려 주는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는 생물의 전체 유전정보를 이용하여 해양 환경 변화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자적 수준에서부터 개체 또는 군집 수준에서 평가하여 영향평가 및 환경오염 모니터링에 적용할 수 있는 생체지표를 발굴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환경의 변화 또는 환경오염이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을 구성하는 대표 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전체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모델생물의 개체생물학적 연구입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다루고 있는 생물들은 역할이나 특징이 매우 중요한 생물들입니다. 예를 들면 점박이 송사리라는 물고기는 지구 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암수 동체 척추동물이며 요각류나 윤충류 등은 독성영향평가에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생물들입니다. 이 생물들의 전체 게놈 정보를 확보하고 그들의 생리·생식적 특징 및 표현형과 유전물질 간의 상호관계의 이해를 통해 생물들의 모델화를 추진하는 것이 또 다른 큰 연구 목표입니다.

연구 결과의 논문화를 통해 학생 개개인에게 좋은 실적을 만들어주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논문은 질적인 부분과 양적인 부분을 함께 고려하고 있으며 논문은 JCR 기준 20% 이내의 논문으로 출판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3년 12월에는 SCI논문 200편 출판 기념 파티를 했어요. 졸업생들도 함께 모여 축하를 해 주었습니다. 분자환경생물학 분야에서 논문 200편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후로도 20% 범주 안에 포함되는 논문을 1년에 20편 이상 출판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2년 연구실을 꾸린지 4년 만에 국가지정연구실에 선정된 것도 제게 큰 성과입니다. 당시 했던 것이 해양 환경 변화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것이 연구 과제였는데 국가지정연구실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연구의 폭이 한층 더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업적도 중요하지만 제자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볼 때 더 없이 기분좋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받은 졸업생중 두명이 대학교수가 되었고 한명은 극지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이 되었습니다. 후학양성이 교수로서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제자들의 앞길을 위해 더 연구에 힘써야겠지요.

첫번째로는 논문을 낼 수 있는 최적화된 환경이 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연구실에서 생물을 키우기 때문에 샘플 확보에 문제가 없고 실험을 하기에 최적화된 동선, 최고급 실험 장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실험동물을 세팅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자동화사육실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생물을 배양하고 있습니다. 자동화 배양기를 이용해서 아주 작은 크기의 플랑크톤인 윤충류와 요각류 등의 생물 역시 연구실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논문 출판까지의 과정이 매우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원생들에게는 시간이 재산이기 때문에 헛된 실험으로 인해 시간을 낭비 하지 않게 학생들과 1:1로도 연구 결과에 대해 토의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브릭이라는 생명과학 커뮤니티에 후배라는 이유로 제1저자를 받지 못했다는 글이 아직까지도 간간히 올라옵니다. 제 연구실에서는 본인의 연구는 본인이 주저자가 될 수 있는 공평한 authorship을 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것이 학생들에게 연구를 하는데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되고 이로써 수많은 논문이 출판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싸이클을 탑니다. 출퇴근용으로 자전거를 타던 것이 이제는 싸이클을 타고 강원도 강릉/속초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싸이클을 타고 도로를 달리거나 높은 산을 오르내리다보면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는데, 그 한계를 이겨냈을 때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것 같으며 연구에 대한 자신감 및 체력을 유지하는데 운동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해양 동물을 활용한 omics 기반 환경연구방법을 개발하기 위하여 해양 생물의 전체 게놈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물고기 2종과 윤충류, 요각류 등을 분석하여 전체 게놈 정보를 확보하였고 추후에 갑각류나 패류 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의 전체 게놈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이들 생물체의 게놈 정보는 유전체학, 단백체학, 대사체학 등의 omics 전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으며, 환경의 변화가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연구실에서 키우고 있는 생물이외에도 다양한 생물을 이용하여 해양 분자환경생물학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이재성 교수는 분자해양환경 분야 top 저널인 Aquatic Toxicology을 포함해, Marine Genomics, Comparative Biochemistry and Physiology (Part A, B, C, D), Journal of Environmental Sciences, Scientific Reports, 그리고 Marine Environmental Research에서 Editorial board로, BMC Physiology 및 Gene에서는 Associate editor로 총 7곳에서 주로 해양, 독성, 분자생물학 등의 저널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학술지의 편집위원은 논문 심사, 논문 게재 추천 또는 게재 가부 결정을 하게 됩니다. 논문 심사는 편집위원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지만 논문 게재 가부결정이 편집위원의 가장 큰 권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제전문학술지의 편집위원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편집위원들이 추천을 하고 그 안에서 내·외부 심사를 거쳐 선발하게 됩니다. 추천을 받으려면 그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자여야 하겠고 심사에서는 논문의 질과 양이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다수의 저널에서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는 뜻은 자연스레 연구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로 자연과학 및 임상과학 분야의 논문을 다루고 Multidisciplinary sciences 카테고리에서 10%이내에 랭크되어 있는 저널이고 2013년 기준 Impact factor 5 이상입니다. 꼭 이 저널이 아니더라도 국제전문학술지의 편집위원이 된다는 것은 학자에게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특별히 투고하고 싶은 저널의 편집위원이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좋은 연구 결과가 많이 투고되어 출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표하던 바가 이루어졌을 때 안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학위를 받기 위해,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등 각자 다른 이유로 길게는 몇 년간을 힘써 공부하고 노력하다가 그 결과를 이뤘을 때 더 이상 목표를 가지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간혹 1학년 학생들이 그런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참 안타깝더군요. 물론 신입생 생활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지만 학생들은 지금 또 다른 목표를 설계하고 힘 쓸 때라고 생각합니다. 안주하다가 이전의 노력과 결과 까지 모두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