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성공을 꿈꾸다 <br> 교육학과 배상훈 교수

학생의 성공을 꿈꾸다
교육학과 배상훈 교수

  • 337호
  • 기사입력 2015.12.13
  • 취재 노혜진 기자
  • 편집 유정수 기자
  • 조회수 11486

'잘 가르치는 대학'은 과연 어떤 곳일까. 대학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를 찾는 과정에 있다. 그러한 과정 안에서, 진정한 교육에 대해서 생각하고 교육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리 학교 교육학과의 배상훈 교수이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교육학과의 배상훈 교수를 만나 그의 그동안의 활동과 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배상훈 교수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어지러웠던 1989년,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윤리교육을 전공했다. 많은 학생 운동이 일어나고 제대로 된 교육이 자리 잡지 못한 그때, 그는 교육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시대적으로 여러 고민을 하다가 이 나라의 교육 정책을 한번 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학년 때부터 행정고시 준비를 했고 1년 반 만인 4학년 때, 최연소 수석 합격을 하게 되었죠."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교육부에 들어가서 초중등 정책부터 고등 정책까지 다양한 보직을 지냈다. 특히 '에이스 사업'은 그가 재직 중에 기획했던 사업이다.

"에이스 사업은 제가 정부에 있을 때 기획했던 사업이에요. 그 당시 많은 대학을 보면서 대학의 진정한 기능이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오로지 연구만을 하는 것이 대학의 기능은 아니잖아요. 대학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교육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가장 중요한 사명을 대학이 잘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에이스 사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에이스 사업의 성과가 무엇일까 연구하고 있고요." 그렇게 16년 정도를 교육부에서, 2년을 청와대에서 근무한 그는 2010년, 우리 학교의 교수로 부임했다. 그는 주로 교육 행정과 정책, 교육 개혁에 관련된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감사하게도 2010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저를 불러 주어서 이렇게 교수로 근무하게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우리 학교가 정말 좋아요. 혁신적이고 다이내믹하고 최근에 매우 많은 발전을 이루며 떠오르고 있죠. 저는 우리 대학의 일원이라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 부임한 이후로 그는 많은 일을 해왔다. 올해 8월까지는 교육학과 학과장을 맡았으며 대학교육 혁신 센터장과 교육정책 연구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교육 정책과 대학교 혁신에 관심이 많다는 그가 다양한 직책을 맡음으로써 한 일들은 다양하다.
"제가 센터장으로 있는 대학교육 혁신 센터에서는 에이스 사업과 6개의 특성화 사업을 지원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에이스 사업으로서 한 활동에는 창조스쿨과 수기치인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어요. 성균 핵심 역량(SCCA)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 대학 학생들의 학업성과가 얼마나 높아졌는가를 보고 대학 교육의 효과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성화 사업단에는 6개 사업단이 있어요. 그중 대형 사업단에는 인포메틱스라고 하는, 빅 데이터 분석과 소프트웨어를 연결해서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주는 소위 C-School이라는 수업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 활동을 하는 배상훈 교수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학교가 '진짜 잘 가르치는 대학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는 먼저 네 가지를 유념해 둔다고 말한다. 바로 융합 교육, 비정규 교과목의 정리와 개발, 데이터 기반 교육의 질 관리, 그리고 특성화 사업의 확장이다.

융합 교육
"현재 대한민국의 대학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이슈는 융합교육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다면 학생의 관점에서 융합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을 학생들이 알 수 있게 하려고 융합기초프로그램, 글로벌창조적챌린저 등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가 항상 내리는 지침은 팀 베이스로 하라는 거예요. 특히 그 팀 구성은 여러 개 학과 학생이 섞여야 하며 학년도 다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게 되죠. 예를 들면 공과대학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어떻게 잘 만들까를 고민해요.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하죠. 반면 인문사회대학 학생들은 이 결과를 어디에 적용할까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요. 이렇게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성장해나가겠죠. 그게 제가 생각하는 학생의 입장에서의 융합이에요. 저는 우리 학교가 우리나라 대학 교육에 있어 융합 교육이 무엇인지 모델케이스를 보여주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게 제가 이루어야 하는 첫 번째 과제이기도 하고요."

비정규 교과목의 정리와 개발
"우리 학교는 정규 교과목 외에 비정규 교과목이 정말 잘 갖추어져 있어요. 창조스쿨, 리더십프로그램, 인성교육 등이 그중에서 창조스쿨과 리더십프로그램을 우리 센터에서 하고 있어요. 제 두 번째 목표는 그 두 비정규 교과목을 잘 정리해서 개발해 우리의 대학 사회에 알려주는 거예요. 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어떤 성과가 났으며, 앞으로의 발전 과제가 무엇인가를 알리는 것. 저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미 우리 학교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있고 우리나라 고등 교육을 이끌어갈 만큼 훌륭한 리더가 되었어요. 우리 학교의 새로운 비전이 'Truly, Global Leading University'인데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것을 개발해서 널리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돼요. 앞서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면 다른 곳들이 따라잡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요? 물론 따라오겠죠. 하지만 우린 더 앞서나가면 돼요. 많이 알려주고 끌어주면 존경을 받으면서도 본인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내적 압력이 생겨요. 여기 이대로 안주하며 머물 것이냐, 아니면 혁신하며 나아갈 것이냐. 저희는 '에이스 헬프 데스크'라는 것도 운영하면서 우리 학교가 가르치는 방법을 다른 학교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러한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있는 많은 대학이 우리 학교를 존경하게 되는 거죠. 리더가 되는 것의 출발은 존경받는 거예요. 그렇게 돼야 비로소 명실상부 리딩 대학이 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데이터 기반 교육의 질 관리
"학사경고를 받을 만한 환경의 학생들을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파악해 미리 알 수 있다면, 조금 더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미리 파악해 진로 상담이나 심리 상담 등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거죠. 저의 또 다른 목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거예요. 학업 부진, 학업 이탈 등 학업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미리 발견해 대학이 교육 쪽으로 도움을 주고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죠. 물론 인간성은 온전히 배격한 채 데이터에만 의존한다면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반대로 데이터를 무시하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봐요. 다양한 정보로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정보를 교육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으면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죠."

특성화 사업의 확장
"현재 우리 학교의 특성화 사업단은 6개 학과에서 먼저 시작해 실행 중에 있어요. 지금은 학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저는 이것을 6개에 한정되지 않고 더 확대하고 싶어요. 개방형 융합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거죠. 학생들의 성공을 위해 대학은 그들에게 충분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해요. 주입식으로 교과목 내용을 전달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요. 그들이 마음껏 그들의 꿈을 탐색할 수 있게 다양한 기회를 주어야 해요. 자신의 학과에만 함몰해서 협소한 대학생활을 한다면 성공하기 어렵겠죠. 대학이라는 곳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지적 자원이 있는 곳이에요. 대학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에요. 경험하는 곳이죠. 앞으로 평생 대학 생활을 할 기회가 다시 올까요? 아니에요. 그래서 학생들은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풍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야 돼요. 자신의 학과가 아닌 다른 학과의 수업도 들어보고 다른 학과의 교수님들을 만나 이야기도 해보고, 다양한 학생들과 프로젝트도 해보고요. 그런 것은 분절된 학과로는 어려우니까 학과를 어우르는 상황의 교육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성화 사업을 비록 6개 학과로 시작했지만, 더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좋은 대학이 되기 위해 더욱 확장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을 잘 가르쳐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잘 가르친다'와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잘 가르친다'의 의미
"물론 학생들이 취업을 잘하도록 돕는 것은 잘 가르치는 대학의 성과물 중 하나예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죠. 그렇다면 '잘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건물을 짓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건물을 지을 때 비계를 먼저 세우고 건물을 지어 나가죠. 대학은 그 비계를 세우는 작업을 하는 곳이에요. 학생들이 스스로 클 수 있게 틀을 만들어 주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죠. 수업시간에 전공과목을 가르치는 것 외에도 대학에 다니는 4년 동안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그 토대를 마련하는 거예요. 그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학생은 잘 학습하고 교수는 잘 가르치고 대학은 잘 지원하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잘 가르치는 대학'이에요."

'성공'의 의미
"반드시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만이 성공하는 것일까요?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지표가 되긴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죠. 근본적으로 우리는 사회에 나가서 '잘 살고' 싶어 해요. 잘 살기 위해서, 저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평생에 걸친 공부, 평생학습이에요. 두 번째는 평생 건강하게 사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평생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학습, 건강, 일. 이 세 가지가 성공하는 삶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것들을 이룰 방법은 대학에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깊게, 많이 해보는 거예요. 학점 따기 경쟁만 하고 교과서만 달달 외우는 것은 그다지 훌륭한 방법이 아니에요. 눈만 돌리면 엄청나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데 그것을 해보지 않는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죠. 풍부하고 지적이며 사회적이고 인간 관계적인 경험을 많이 해보세요. 그것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건강하게 살며 계속 공부의 토대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우리 삶의 성공이자 만족이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속한 학과의 전공 공부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에요. 하지만 거기에만 함몰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인생은 길어요. 앞으로 60년은 더 살 텐데 그동안 자신의 꿈과 진로가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그렇기에 대학교에 다니는 4년 동안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라고 하는 거예요. 단순히 전공 공부, 학점 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꿈도 찾고 진로도 찾아보세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해보세요. 마음껏 꿈과 희망을 찾으세요. 학교는 여러분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잡느냐, 잡지 못하느냐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어요. 부지런히 찾아서 주어진 기회를 잡으세요. 그리고 그걸 활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