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카드 업계의 시작, <br> 권혁승 동문

금융-카드 업계의 시작,
권혁승 동문

  • 339호
  • 기사입력 2016.01.06
  • 취재 오솔 기자
  • 편집 이지원 기자
  • 조회수 11721

편리성과 더불어 할인,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산업은 꾸준히 성장해왔으며 은행, 증권과 함께 금융업을 대표하고 있다. 오늘날 카드는 주요 결제 수단으로서 현대의 소비현황과 문화를 읽어내는 데 필수 요소가 되었다. 카드산업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32년 동안 업계를 이끌어 온 하나카드 부사장 권혁승 동문(산업심리학과 77)을 만나보았다.


권혁승 동문은 현재 하나카드 부사장으로서 마케팅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외환카드와 하나카드가 합병되기까지 카드 업계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한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카드 업계에 대해서

카드사의 업무는 은행이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지거나 따로 자회사로 분리되어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요. 제가 졸업 후에 처음 입사한 곳이 외환은행이에요. 그곳에서 일하다가 중간에 카드사를 창업할 때 옮기면서 카드산업에 몸담게 되었죠. 금융 일을 시작할 때 한 가지 업무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순환보직으로 이뤄져요. 금융업에 종사하면 여러 가지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거에요. 요즘은 모바일 결제 시장도 커지고 있어서 이 분야도 주의 깊게 보고 있어요. 현재 모바일 결제 방식은 완전히 새로운 수단은 아니에요. 카드를 활용한 결제 방식이죠. 이때문에 동등한 파트너 관계로 공생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요. 특정 기업이 독점하지 않도록 말이죠.

카드업계 실무자에게 필요한 능력

가장 중요한 것은 분석능력이에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카드를 사용하면서 생생한 데이터를 만들어냅니다. 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고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어 내는 능력이 필요해요. 단순히 파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어낸 흐름을 감성적인 마케팅으로 다시 풀어내는 감각도 요구되죠. 광고 대행업체와 협력하는 경우도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능력이에요. 세쌍둥이를 모델로 제작된 광고가 이러한 능력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소비자가 카드를 사용할 때 소비 내용, 주소, 인적사항 같은 정보가 생성됩니다. 일종의 정형화된 정보죠. 앞으로는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다루는 것도 중요시될 거예요. 카드 업무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고객 상담 파트입니다. 카드 영업의 중요한 채널이죠. 이를 통해 현재의 문제점과 고객이 원하는 바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우리는 보다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전화 상담을 할 때 고객의 음성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어요.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수집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최적의 타이밍에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려웠던 점과 보람 있던 일

제가 일을 시작할 때 카드 산업은 하나하나 구축해 나가는 단계였어요. 이미 업무가 정해져 있고 안정적인 은행과는 상황이 달랐죠. 당시만 해도 외환은행은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하지만 카드가 소비자와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에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서 선택했죠. 결국 제 선택으로 온 길이지만 사실 괜히 왔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카드 업계에 변화가 많았거든요. 불안했지만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서 열심히 일하는 방법이 최선이었어요. 산업심리와 경영을 복수 전공하고 CPA를 공부했는데 특히 전공에서 얻은 지식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소비자 행동을 분석하거나 소비 동향을 파악할 때요. 이런 상황을 계산하고 의도적으로 배운 건 아니지만 배워놓고 보니 다 도움이 되더군요. 이렇게 역량을 발휘하면서 카드 산업이 발달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점이 가장 뿌듯해요. 지금 생각해보니 카드사를 선택한 건 좋은 판단이었던 것 같네요. 여전히 카드사는 변화를 겪고 있어요. 이 시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고 그 후에는 노후를 즐기고 싶네요.


학교 다닐 때는 열심히 공부했어요. 제가 입학할 당시에는 우리 학교가 후기대였어요. 그래서 재기하겠다는 마음으로 독하게 공부한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는데 졸업할 때 보니까 수석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때 배웠던 것들이 사회생활하면서 도움이 되었어요. 다만 다양한 활동을 못 해서 많이 아쉬워요. 경제적으로 여건이 여의치 않았고 공부하느라 바빴거든요. 자기계발을 위해서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어학 공부를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학점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독서, 어학, 여행 등 풍부한 경험을 통해 직접 느끼고 배우길 바랍니다. 직장 생활하다 보면 느끼는 게 있어요. 전공이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물론 본인의 경쟁력을 위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중요하죠. 다만 전공에만 몰두해 다른 영역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회사에 들어오면 자신의 전반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는 인문학을 공부했느냐 경제학을 공부했느냐완 다른 문제예요. 폭넓은 지식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을 키운다면 나중에 일할 때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금융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실무자로서 조언해주자면 금융도 변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금융업이 안정적이었고 여러 가지 복리후생이 좋았죠. 다만 앞으로도 과거와 같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어요. 예전보다 훨씬 유동적인 모습을 보이거든요. 변화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요. 과거의 금융업 이미지에 얽매여서 안정성만 보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금융의 새로운 트렌드까지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해요. 지금과 10년 후, 20년 후는 완전히 다르니까요. 제 경우만 하더라도 입사 당시와 지금의 업계 상황이 크게 달라요. 그러니 넓은 안목을 가지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정하세요. 선배들이나 주변의 여러 기회를 통해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고 결정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