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br> 싶은 가수, 황인선 동문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가수, 황인선 동문

  • 348호
  • 기사입력 2016.05.27
  • 취재 이수진 기자
  • 편집 이지원 기자
  • 조회수 13599


“픽미 픽미 픽미업~” 얼마 전 인기리에 막을 내린 ‘프로듀스 101’에 출연한 우리 학교 동문이 있다. 바로 무용학과 05학번으로 입학해 우리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친 황인선 동문이다. ‘이모티콘’이라는 곡으로 컴백해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을 뽐내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황이모, 황인선(무용 05) 동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저는 6살 때부터 무용을 시작해서 석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계속 무용만 했어요. 굉장히 오래한거죠. 동아콩쿨에서 우리 학교 최초로 현대무용부문에서 입상 했으니까 무용을 열심히 했다고도 말할 수 있어요. 그렇게 무용을 열심히 해서, 좋은 상을 받고도 별로 달라지는게 없더라고요. 저는 입상만 하면 더 많은 무대에서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면서 무용을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여전히 제가 설 수 있는 무대는 많지 않았고, 제가 바란 만큼의 대가가 있지 않았어요. 무용가로서 세종문화회관에 오르는 게 훨씬 더 좋은 무대이긴 하더라도 전 더 많은 대중과 만나는 걸 원하고 있었어요. 가수가 되면 무용을 하기보다 더 쉽고 다양한 방면으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고등학교때도 사실 가수의 꿈이 있었는데 사기도 당하고 사정이 좋지 않아 잠시 접어두었어요. 무용하는 동안에도 곡을 편곡하기도 하면서 음악에 관심이 있었어요. 그렇게 대중음악을 하자는 결심을 한 후에 걸그룹을 준비했어요. 아쉽게도 걸그룹이 잘 안 돼서 뮤지컬로 진로를 변경하려고 광주유니버시아드와 전국체전 개막식의 주인공 역할도 했어요. 그때 이름을 알려서 ‘사랑애’라는 솔로 앨범을 내고 ‘프로듀스 101’에도 출연한거죠. 방송을 통해 황이모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별명도 얻고, 새 앨범도 나와서 굉장히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솔로 앨범을 내고 관심을 좀 받으니까 걸그룹을 하자는 연락이 오더라고요. 나이 상관없이 한국 최초 EDM 걸그룹을 결성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해보면 어떻겠냐는 연락이었어요. 그게 ‘프로듀스 101’이었죠. 그렇게 준비를 하고 첫 촬영에 갔는데 웬걸, 소녀스러운 친구들이 소녀시대나 여자친구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서 모인 거예요. 처음엔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웠어요. 가장 어린 친구가 저와 거의 15살 차이가 나더라고요. 첫 촬영부터 나를 내려놓아야 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이렇게 어린 친구들을 기를 쓰고 이겨서 내가 얻을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 마음으로 촬영하니까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제가 나이가 많다보니까 방송에서 ‘황이모’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어린 친구들 사이에 제가 끼어있는 모습이 이모가 조카들 사이에 끼어있는 것 같아서 만들어진 별명이었어요. 약간은 부정적인 뜻이었죠. 전 그래도 그걸 기회로 봤거든요. 이모라 불릴거면 진짜 이모처럼 다른 아이들 잘 챙겨주면서 제대로 이모 노릇을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의견도 많이 조율하고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도 나누고 진짜 이모 노릇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랬더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황이모라고 불러주시는 팬들도 생기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전 프로듀스 101을 통해 데뷔해야겠다는 욕심을 첫 촬영날부터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요. 너무 어린 친구들이니까 그 사이에서 같은 멤버로 낄 수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진심으로 다른 친구들을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최종 멤버로 선정된 11명이 앞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농담이지만, 잘 돼서 절 좀 이끌어주면 더 좋을 것 같네요.



본격적으로 가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때까지만 해도 ‘댄스가수’들의 댄스는 무용하던 저에게는 누워서 떡 먹기일줄 알았어요. 무용이 훨씬 더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6살때부터 무용만 했는데, 댄스를 못할리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대로 안되더라고요. 가요에서의 댄스와 제가 하던 무용은 너무나도 달랐어요. 무용은 라인을 중시하는 반면 댄스는 리듬을 중시하는데, 무용만 잘하면 댄스까지 잘 할거라는 건 제 큰 오산이었죠. 댄스에 대한 트라우마까지 생기고 자신감도 점점 낮아졌어요. 그때 자만해서는 안되겠다고 많이 깨달았어요. 그 점이 무용가에서 가수로 변신하는 데 큰 어려움이었어요. ‘프로듀스 101’을 하면서 나이를 내려놓는 것이 참 힘들더라고요. 나이를 먹으니까 겁이 많아지고 주위의 눈치를 보게되었어요. 다른 어린 친구들은 잘 못해도 도전해보려는 용기가 있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틀려도 주위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진짜 순수함인 것 같아요. 프로듀스 101 촬영하는 내내 그 친구들의 순수함이 부러웠습니다.


제 학부생활을 떠올려보면 정말 미친듯이 무용에 매달렸던 것 같아요. 밤새 연습하다가 학교에서 자느라 모기에 물린적도 있고, 무용 연습에 몰두하느라 축제는 제대로 즐긴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요. 동아리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동아콩쿨 입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죽도록 노력했어요. 하나에 꽂히면 해내고 마는 성격이라 콩쿨에서 몇 번 떨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얻어냈죠. 저는 실험적인 것도 좋아해서 영상학과랑 합작으로 수선관 올라가는 길에서 무용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어요. 무용 음악도 직접 만들기도 하고 무용에 관한거면 다 했던거 같아요. 머릿속에 무용만 있었던 시기라고도 할 수 있네요.



목표를 말하자면 짧게는 소통하는 가수, 궁극적으로는 대중예술에 이바지 하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가수 활동도 하면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고싶어요. MC, 리포터나 예능 어떤 것이든 좋아요. 기회가 오면 마다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물론 무용은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에요. 무용은 언제나 제가 돌아 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놓지 않을 것이고요. 많은 나이지만 가수로 데뷔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도 주고 싶어요.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지금 하고있는 ‘이모티콘’ 앨범 활동 열심히 하면서 ‘황이모티비’와 ‘브이앱’ 방송 활동도 꾸준히 할겁니다. 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제가 황이모라는 캐릭터로 완전히 굳어진 것 같아서 생각 해 본 것이 있어요. 요즘은 아이돌 그룹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특이한 컨셉이 아니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게 되잖아요. 그래서 특이하게 이모와 조카들이라는 그룹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어요. 제가 물론 이모 역할을 하고, 조카 뻘의 나이인 친구들과 함께 그룹을 결성하는 거죠.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아, 그리고 우리 학교 출신 연예인들을 모아서 그룹같은 것도 주도해 보고 싶고요. 하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네요.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주입식 교육에 너무 익숙해져서인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들을 찾지 못하고 남들이 다하는 스펙쌓기에만 몰두하는 것 같아서 가끔 안타깝더라고요. 제가 대학을 다니면서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지 못한게 아직도 아쉬워요. 후배님들은 동아리 활동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회적인 길을 넓혀 갔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일들이 무엇인지도 잘 생각해보면서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 죽을만큼 노력도 해보고요. 저는 어떤 것이든 한 번 이뤄본 사람이 다른 일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무용가로서의 길만 갔다면 지금쯤 결혼 해서 안정적인 가정을 꾸렸거나 교육자로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거나 했겠죠. 하지만 안정적인 방법으로만 산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내가 이렇게 안일하게 살아도 될까하는 두려움이 있겠죠. 저는 하고 싶은 일은 다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도전하는 일이 잘 되지 않을 걱정에서 나오는 두려움이나 안일하게 살았을때 나오는 두려움이나 모두 두려운 건 마찬가지니까 차라리 도전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여러분들도 도전 정신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사는 데에는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니까 정해진 길에만 맞춰 살아가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