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에너지와 공감하는<br> 제현영 아나운서

밝은 에너지와 공감하는
제현영 아나운서

  • 359호
  • 기사입력 2016.11.14
  • 취재 오솔 기자
  • 편집 이지원 기자
  • 조회수 13880

“안녕하세요. 프랑스어문학과 10학번 제현영입니다.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고 학교 다니면서 방송을 시작했어요. 감사하게도 졸업 전 아나운서에 합격해 지금은 kbc 광주방송(광주전남 SBS)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현재는 저녁 8시 뉴스와 “열린공간 톡”이라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하는 제현영(프문, 10) 동문을 만났다. 제현영 동문은 kbc에서 메인뉴스 앵커로 활동하는 아나운서이다.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아끼고 사랑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학교 때부터 라디오 듣는 걸 좋아했어요. 공부하면서도 듣고 자주 들었어요.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도 정말 좋지만 DJ가 해주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위로가 되더라고요. 주로 지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심야시간에 많이 들었어요. 라디오는 항상 그 시간에 나를 기다려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나도 내 목소리를 통해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목소리로 다른 사람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성북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낭독 봉사를 했어요. 제게 굉장히 뜻 깊은 시간이었죠. 제 목소리를 통해 누군가 책을 들을 수 있고 작은 즐거움이라도 느낀다는 게 감사하더라고요. 아나운서를 꿈꾸며 중학생 때 방송반 활동도 하고 축제 사회도 봤는데 무대 위에 서는 설렘과 기분 좋은 긴장감이 참 좋더라고요. 가슴뛰는 일이었어요. 이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나운서를 준비했어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만큼 변수가 많은 방송은 없을 것이다. 제현영 아나운서로부터 예상치 못한 사건과 아나운서의 숨겨진 노력을 들을 수 있었다.
“아나운서한테 방송사고 이야기를 정말 많이 물어보세요. 변수가 굉장히 많아요. 최근에 야구 시즌이었잖아요. 뉴스 시작할 때는 2회 초에 2:0 이었는데 생방송 되는 당시에는 상황이 바뀔 수 있죠. 이렇게 순발력이 필요한 변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사고도 너무나 많아요. 어느 날은 뉴스를 하는데 커다란 나방이 들어온 적도 있어요. (웃음)

작년 지방선거 때는 선거 개표방송을 했어요. 숫자도 중요하고 실시간으로 많은 정보가 변하죠. 숫자나 후보의 이름이 틀리면 대형사고라서 한 달 전부터 리허설을 준비해요. CG를 맞춰보고 숫자 읽는 것도 연습해요. 표현에 있어서 누가 확정됐다, 앞서고 있다, 유력하다 등 차이가 있어서 다 구분해야 해요. 훈련을 많이 하고 인이어로 들어오는 정보에 맞춰서 진행해요. 평상시 뉴스는 일반적으로 큐시트 순서에 따라 진행돼요. 반면에 개표방송은 순서도 유동적이에요. 인이어로 ‘확정 OO구 OOO후보 갑니다.’ 라고 하면 거기로 바로 넘어가야 해요. 혹은 ‘OO선거구 개표 현장 연결합니다. OOO기자.’ 바로 듣고 할 수 있어야 하죠. 그래서 특수한 방송은 더 많이 준비해요.

스튜디오 촬영도 많지만 특집뉴스나 야외 방송도 자주 있어요. 날씨가 봄, 가을 같으면 좋겠지만 비바람을 맞거나, 한겨울에 눈맞으며 뉴스한 적도 있어요. 핫팩을 잔뜩 붙이고 다리에 담요를 두르고 해요. 회사에서 제 별명이 ‘비를 부르는 여자’예요. 특집 뉴스만 나가면 태풍이 불거든요. 바람 때문에 원고가 날아가지 않도록 스테이플러로 박아놓고 기사가 끝나면 뜯어서 버리는 식으로 진행해요. 여전히 펄럭이긴하죠. 머리카락도 많이 날려서 스프레이로 고정시켜요. 과정이 힘들어도 잘 끝내고 나면 더 보람을 느껴요. 돌발 상황에서 평정심을 가지고 순발력있게 대처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추워도 춥지 않은 척, 더워도 덥지 않은 척.”



녹화 이후의 일, 아나운서의 출퇴근 시간 등 현실은 어떤지 제현영 동문에게 물었다.

 - 카메라 뒤에 숨겨진 아나운서의 노력
“생각보다 방송을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해요. “열린공간 톡”이라는 토크쇼를 하고 있어요. 예술가, 영화감독, 정치인, 운동선수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요.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그 사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요. 그 분야와 사람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점을 깊이 있게 물어볼 수 있거든요. 정말 기본이긴 하지만 뉴스를 하기 위해서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알아야 해요. 타 방송사 뉴스도 보고 신문도 매일 읽어요. 중요한 핵심이나 사건들을 정리해두고 어떻게 흘러가는지 파악하는 편이에요. 체력관리도 굉장히 중요해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발성연습은 준비생때부터 지금까지 늘 하고 있어요. ‘아침에 눈뜨면 벽에 붙어서 발음판 5회 연습’ 이렇게 구체적으로 실천했어요. 누워서도 하고 엎드려서도 하고 스스로 약속처럼 꾸준히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하고 있어요.”


 - 아나운서의 회사생활
“보통 직장은 9시 출근, 6시 퇴근이 일반적이잖아요. 예를 들어, 아침방송하는 아나운서는 새벽에 출근해서 낮에 퇴근해요. 저는 저녁뉴스와 6시 라디오 뉴스를 해서 오후 출근을해서 늦은 밤에 퇴근하죠. 이런 식으로 스케줄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달라요. 야근 정도는 아니지만 정해진 일정 외에 변수가 생기기도 해요. 예를 들어 이번 야구 시즌에 8시 뉴스 시간에 야구 중계를 했어요. 야구 중계가 끝난 뒤에 뉴스를 하는데 언제 끝날지 모르니 무조건 대기 해요. 경기가 늦게 끝나서 8시 뉴스이지만 밤 11시 반에 한 적도 있어요. 경기종료 시간에 따라 뉴스 분량도 바뀌죠. 큐시트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어서 실제 방송보다 기사가 더 준비되어 있어요.

뉴스 시작 전에는 미리 와서 예독하고 기사 내용을 익혀요. 점검할 표현이 있는지 확인도 해요. 앵커니까 당연히 기사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하죠. 잘 모르거나 이해 안가는 부분이 있으면 담당 선배에게 물어보기도 해요. 카메라 렌즈 안에 자막이 올라가는 장치인 '프롬프터'도 확인합니다. 기사가 수정될 가능성이 있어서 프롬프터와 기사가 맞는지 확인해야 해요. 충분히 예독하고 부조정실이랑 화면, 음향도 맞춰보는 과정들이 필요해요."

 - 함께 만드는 방송
“뉴스, 생활정보 프로그램, 토크쇼 어떤 방송이든 나 혼자의 노력이 아니라 많은 스텝들의 노고가 있어요. 이 이야기를 늘 강조하는데 방송은 협업이라서 제가 맡은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해요. 나 한 명의 실수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수포로 돌아가거든요. 화면에 보이는 건 아나운서 하나지만 이를 위해 분장, 조명, 음향, 카메라, 작가, PD, 부조정실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요. 그래서 더 프로의식을 가져야 하고 구성원으로서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해요.“

“많은 자질이 필요하지만 좋은 아나운서의 요건은 공감능력 이라고 생각해요. 발음, 목소리, 발성 물론 이런 것들도 중요하죠. 하지만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했을 때 공감 해줄 수 있어야 해요. 공감과 진실은 꼭 전달이 되거든요. 라디오, 토크쇼를 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청취자와 시청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뉴스에서 중도를 유지하지만 가치관은 성립 돼 있어야죠. 비슷한 말이지만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해요. 대학생 때 내일로 여행을 자주 했어요. 전남여행이 좋아서 보성, 담양, 순천, 여수 많이 왔었어요. 예를 들어 ‘여수 음식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여수는 꽃게탕이 별미죠. 앞에 오동도 바다처럼 깊고 국물이 시원해요.’ 라는 말은 다르죠. 이렇게 맛을 표현하더라도 직접 먹어 본 음식을 더 잘 표현할 수 있어요. 직접 경험해봐서 훨씬 더 진짜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거예요. 스포츠, 음악, 어떤 분야든 한 번이라도 접해보고 경험해 볼수록 세상을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질 수 있어요.”


“저는 대학생활을 생각하면 행복해요.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즐겨보자’고 다짐했어요. 학교발전홍보대사 S-ANGEL로 활동했는데 제 대학생활의 반 이상이라고 할 만큼 그 친구들과 추억이 정말 많아요. 여러 동문을 만난 것, 친구들과 소소하게 금잔디에서 치맥을 먹던 일 다 즐거웠어요. 좋은 선후배를 만난 것도 감사했고요. S-ANGEL을 통해서 한국홍보대사 연합 임원진도 할 수 있었어요. 전국의 다양한 전공의 여러 친구들을 만나는 게 좋은 자극제가 되었어요. 대학생이던 그 친구들이 국회에서 일하기도 하고 아나운서, 승무원,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 하고 있어요.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는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방학 때마다 내일로 기차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기도 했어요. 학교에서 여름에 하는 국토대장정도 기억에 남아요. 북경대 친구들과 같이 백두대간 지리산 종주를 했어요. 4학년 2학기, 마지막 학기에 대학생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활동을 고민하다가 도전했죠.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학생과 사회인의 경계에 있을 때라 불안하기도 하고 고민도 많았어요.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보장되는 일이 아니니까 마음이 흔들리던 시기였죠. 그런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자연 속에서 걸으면서 산의 매력도 알았고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지금도 사회생활 하면서 그 때 생각을 하며 힘을 얻어요.”

“학생들이 ‘대학생 때, 방학 때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라고 많이 물어봐요. 저는 어설프게 놀지 말고 제대로 놀라고 대답해요. (웃음) 최대한 많이 보고 듣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 좋겠어요. 앞서 말했듯이 저도 여러 활동을 했어요. 한 달 동안 시골 분교에 살면서 교육봉사를 한 적도 있고 방학마다 배낭여행을 다녔어요. 좋아하는 힙합공연도 자주 보러 다녔어요. 그런 하나 하나의 과정들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되고 내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요즘 ‘자소설’ 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좋아서 했던 일들이 쌓여서 오히려 자소서를 쓸 때 할 이야기가 넘쳤어요. 진짜배기 내 이야기가 많다는 게 차별화되는 점인 것 같아요. 국토대장정에서 무릎 다 깨져도 다시 일어나서 걸었던 일, 낭독봉사를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났던 일 모두 내 이야기가 되는 거죠. 다양한 활동을 하고 대학생만의 특권을 누렸으면 좋겠어요.

대외활동은 어떤 걸 해야 하는지도 많이 물어봐요. 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어렸을 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긴 했지만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내가 보지 못한 길 중에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일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간접경험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방송, S-ANGEL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관심을 가진 마케팅, 고등학생 때 캄보디아 국제봉사를 다녀온 뒤 제게 큰 영향을 준 국제봉사 이렇게 세 가지 일을 꼽았어요. 이와 관련있는 대외활동을 해보기로 했죠. 우선 방송은 YTN에서 대학생 인턴 활동을 하며 방송에 관한 자세한 과정을 알게 되었어요. 마케팅은 '끌레도르 아이스크림 마케터'를 하면서 실제로 마케터도 만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봤어요. 국제 봉사 활동도 해보았고요. 세 가지 일을 모두 좋아하지만 그 중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슴 뛰는 일은 방송이더라고요. 이 일을 하면 평생 행복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대외활동을 하게 된다면 자신의 관심사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길 권해요. 꿈을 이룬 사람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11월 21일(월) 특강에서 제현영 동문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학부대학에서 주최하는 신입생 대상 특강이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호암관 50307호에서 열린다. 시간 11:00 ~ 12:30. 수업과 겹치는 학생들을 위해 행사참가확인서가 배부되며 학부대학 행정실이나 학사지도실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