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길을 꿈꾸다 <br>김기준 교수

자신만의 길을 꿈꾸다
김기준 교수

  • 363호
  • 기사입력 2017.01.13
  • 취재 정혜인 기자
  • 편집 정재원 기자
  • 조회수 8895

우리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는 미디어학을 기반으로 기술경영학, 디자인학, 컴퓨터공학 등을 다룬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이러한 융합교육을 통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홍콩시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의 김기준 교수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김기준이라고 합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인터랙션사이언스라니, 생소하시죠? 쉽게 설명하자면 가장 유사한 학과는 신문방송학과예요. 미디어와 다양한 학문을 결합하여 함께 연구하는 융•복합 학문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때문에 이곳에서 나오는 논문들도 굉장히 다양하답니다.”

김기준 교수는 홍콩시티대학교 임용으로 학과 최연소 교수, 학과 최초 비영미•비유럽권 박사학위 소지 교수라는 명예를 얻었다. 국내 인문사회계 박사학위 취득 후 세계적인 명문대학교 교수로 임용되는 첫 사례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의 학과장 김장현 교수는 김기준 교수가 세계적인 논문인용색인 SSCI, SCI급 논문 26편 발표 등의 업적을 냈으며 그 중에서도 19편의 논문에서 주요 필자로 활약했다는 점은 거의 유례가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학문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낸 그가 공부해온 과정과 우리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저는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녀서 대학교까지 자연스레 미국에서 다니게 되었어요. 영화를 좋아해서 워싱턴대학교 영화•미디어학과에 진학했었죠. 학부 졸업 후에는 공부를 더 하거나 연구 쪽으로 나가겠다는 특별한 계획은 없었는데요. 좋은 기회로 성균관대학교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의 WCU(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설립 스텝으로 참여하게 됐어요. 그때 이관민 교수님께서 시앰 선더 교수님의 연구분야가 저와 잘 맞을 것 같다며 진학을 권해 주셨어요. 그래서 이곳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아, 시앰 선더 교수님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교수로 계시는 분이고 얼마 전까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직을 겸하셨어요. 저에게는 지도교수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죠. 처음에는 영어로 대화가 잘 통해서 그것만으로도 많은 의지가 되었어요. 그분에게는 학문 자체뿐 아니라 학자로서 갖춰야 할 도덕적 자세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졸업 후에도 주기적으로 연락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한답니다. 그분이 저에게 아버지라면 제 학생들에게는 할아버지 같은 존재예요. 교수님은 세계적인 석학이지만 저에게만큼은 인생의 조언을 아낌없이 해 주신 인간적이고 따뜻한 분이죠.

본인의 전공 분야에 대해 이야기할 때 김기준 교수는 미소를 띠었다. 그간 연구활동을 진행하면서 보람찼던 일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가장 보람찼고 앞으로도 보람찰 일이 있다면 후배들에게 커리어적인 면에서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는 게 아닐까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한 다양한 연구활동도 의미가 있었죠. 여러 논문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고 흥미로웠던 것은 화면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연구였어요. 평소에 스마트폰을 좋아했고, 사람들이 어떤 크기의 스마트폰을 선호할까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어요. ‘영화는 왜 스크린으로 봐야 더 재미있을까?’와 같은 궁금증도 있었고요. 그런 일상적인 관심으로부터 연구를 진행한 것이 감사하게도 학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뿌듯하고 보람찼습니다.


이와 같은 김기준 교수의 ‘디스플레이의 크기에 따른 인간의 인지정도의 차이 및 사회심리에의 영향’에 관한 논문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된 기기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연구 성과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앞으로는 어떤 연구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지 물었다.

제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두 개 있는데요. 첫째는 페이스북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페이크뉴스가 정말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와 페이스북의 어떤 요소들이 그 영향력을 증진시키는가에 관한 연구예요. 둘째는 현재 주목 받고 있는 무인자동차 시스템의 도덕적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랍니다. 이처럼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싶어요. 특히 변화무쌍한 기술들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함으로써 인류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연구 면에서 확실한 업적을 남겨서 어떠한 분야면 김기준이다라고 일컬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처럼 학계에서도 사회적으로도 탄탄한 연구 능력을 갖춘 학자로 성장하는 게 꿈입니다. 교육적 면에서는 제자들과 후배들이 저의 노력과 학문적 성과에 영향을 받아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

좋은 대학을 못 나왔다거나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거쳤다는 것은 연구자로 성장하는 데 제약이 되는 부분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대학의 어떤 학부 출신이든 결국엔 자신의 연구 능력을 보여줘야 하니까요. 홍콩시티대학교는 제가 지원한 첫 해외대학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인맥이나 기타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임용이 가능했던 건 무엇보다도 연구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연구라는 건 노벨상을 받을 만큼의 성과를 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되니까, 무엇이든 일상생활의 작은 관심으로부터 꾸준히 연구활동을 해나가는 자세가 중요해요. 학벌에 대해 신경쓰기보다는 나름의 연구를 통해 내가 어떤 분야의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학교 후배들은 궁금한 게 있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을 주세요. 저는 비록 홍콩에 있지만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를 통해 성균관대학교와 계속 교류를 할 예정입니다. 학생교류 프로그램이나 합동 연구활동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계속해서 소통 하려고 해요. 저와 비슷한 커리어에 관심이 있거나, 홍콩 박사과정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를 통해 연락을 주십시오. 할 수 있는 한 언제든지 도와드리겠습니다.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성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