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대학 교수 이한수 동문

히로시마대학 교수 이한수 동문

  • 383호
  • 기사입력 2017.11.13
  • 편집 이수경 기자
  • 조회수 7631



어느 날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동문이 자신의 동기가 일본에서 교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교수 된지 얼마 안됐다며 연락해 보라고 했다. 일본에서 교수가 됐다는 사람은 이한수(토목공학과 94)동문이다. 현재 국립 히로시마 대학교 대학원국제협력연구과 개발과학전공 준교수다. 충북 청주 시골 출신이라 말하는 이한수 교수는 어떻게 일본까지 갔을까. 처음부터 교수가 되리라는 생각은 없었지만 학생들과 지내다 보니 교수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이한수 교수 전공은 토목공학분야의 하나인 해안공학(연안공학)이다. 사회기반시설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토목분야에서 해안공학이란 방파제, 방조제, 항만시설등과 같은 연안시설물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것이다.

연안시설물을 설계하려면 설계에 필요한 외력(즉, 연안역에 전파해 오는 파도)을 정확히 산정해야 제대로 된 안전한 시설물을 설계할 수 있어 최대의 파도와 파력을 제대로 이해하고 추산해 내야 한다. 그의 연구는 이러한 최대의 파도와 파력을 추산해 내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계절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며, 한국과 일본과 같이 여름철 태풍이 빈번히 접근하는 지역에서는 최대의 파고가 태풍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근에는 태풍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고 이는 연안재해 및 방재에 대한 연구로도 확장되어, 중요도도 증가되고 있다. 기후변화연구영역에서도 기후변화 예측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서 상당히 주목 받고 있는 연구분야이다.

그는 연구에 집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교수의 길을 걷게 됐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조교(조교수)에서 준교수(부교수)가 되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치열하단다. 한국하고는 조금 다른 시스템이라 많은 젊은이들이 조교수에서 준교수로 올라가지 못하고 좌절하여 대학이 아닌 기업등으로 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그도 준교수로 채용되기까지 많이 지원하고 많이 떨어졌다(서류전형과 면접에서도). 그래도, 매번 지원할 때마다 경험도 생기고 연구외에도 그가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일본 학생 들을 상대하니 뭔가 우리나라 학생과 다를 것 같아 소감을 물었다. 그는 별로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이라고 다르다'라기 보다는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했다. 오히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특히 외국생활, 자기 나라 아닌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겪는 경험을 이야기했다. 가족, 음식, 문화 등등.

"일본은 좀 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가깝고도 먼나라 라고 하죠, 일본에서 생활하다보니 무엇을 하더라도 한국과 비교하는 습관이 생겼고, 무언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질문을 받으면 나름대로 합리화 시키려고 생각합니다."

그가 소속되어 있는 히로시마 대학 국제협력연구과는 일본학생과 외국유학생의 비율이 3:7 정도여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외국학생들은 대부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의 중앙공무원 및 대학교원들이라 상당히 스마트하고 고급인력이다. 이들이 자국의 경제 및 사회개발을 위해 공부를 하러 오는 것이다. 그의 연구실 학생들도 다국적에 모두 의욕이 대단하다. 그는 이들을 대상으로 연안재해 및 방재 분야, 재생가능에너지[태양열에너지, 풍력, 해양(파력, 조력, 해상풍력)에너지] 분야의 강의를 하고 있다.

그에게 자신의 전공과목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재해에는 국경이 없고 복구과정에는 국제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에서도 최근에 방재 및 안전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재해의 예측과 안전을 위해서는 원인을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첨단기술로 대응해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의 필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 학생들이 자기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그 결과에 스스로 보람을 느낄 때 교수로서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도 대학 재학 시절 열정이 넘쳤던 은사님을 만나 매일매일이 벅찼지만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고 그도 열정 넘치는 스승이 될 것 같다. 그는 초심을 잃지 않는 열정적인 연구자. 학생의 좋은 표본이 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것에 주저하지 말고 바로바로 해결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당부했다. 그가 좋아하는 말이 있다. "일체유심조" 불교의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한 두 번의 도전에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현재 하는 연구 활동 소개
태풍에 의한 폭풍해일, 폭풍고파의 재현 및 예측,
태풍에 의한 연안재해의 재연 및 예측을 위한 대기-파랑-해양 결합모델의 개발,
기후변화에 의한 태풍의 발생빈도 및 성장 강도 같은 태풍활동의 변화 연구,
해수면의 파랑이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
대기-해양 상호작용에 있어서의 파랑의 역할에 대한 모수화 방법 개발,
재생가능에너지자원의 평가 및 기후변화가 재생가능에너지자원에 미치는 영향 평가,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경제개발 및 사회개발을 위한 재생가능에너지자원 공급 정책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