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학에 뇌 인지과학 연구를 융합하다
부산 동아대 권영성 교수

  • 405호
  • 기사입력 2018.10.12
  • 취재 이수경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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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18년 가을부터 부산 동아대 교수로 임용된 동문이 있어 만나봤다. 주인공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권영성 교수다. 그는 어려서부터 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많아 대학 공부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라디오, TV, 영화학과에 진학했다. 졸업 후 캘리포니아 소재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해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석사과정 동안 여러 영상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석사과정을 졸업한 후에는 미국 NFL 프로 미식축구구단(Oakland Raiders) 방송영상 팀에서 부 미디어 프로듀서로 근무하며 미국의 주요 방송사인 ESPN, CBS, ABC, NBC, NFL Media 등과 함께 일했다. 이를 통해 전문적인 스포츠 영상 제작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귀국하여 우리 대학교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지도교수: 송해룡 교수)에 입학했다. 박사과정 도중 BK21+ 신문방송학과 사업단에 참여했고 2015년부터는 학부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강의 경력을 쌓았다. 그밖에도 무용학과 정의숙 교수가 소장으로 있었던 교내 트랜스미디어 연구소에서 영상학과 변혁 교수가 총괄하는 70mK라는 인터뷰 영상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해 그 전시의 일원이 되기도 했다.


그는 신문방송학과 대학원 박사과정(멀티미디어 전공)을 다니며 송해룡 교수의 지도로 꾸준히 미디어 스포츠, 영상, 트랜스미디어 관련 연구를 했다. 신경 생리학적 방법론인 뇌파 분석(EEG/ERP)을 사용해 미디어 수용자 뇌 인지반응 연구도 수행했다.



◆ 연구중 어려웠던 점


“사회과학분야인 신문방송학에 뇌 인지과학 연구를 융합하기 위해서는 뇌 공학, 물리학, 해부생리학적 지식이 꼭 필요했습니다. 방과 후와 주말을 이용해 의학물리학을 전공하신 아버지와 뇌 공학을 전공한 동생에게 꾸중과 조언을 들어가며 1년간 개인 과외를 받았습니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사용할 고가의 뇌파(EEG)장비를 찾는 일도 매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서울대학교 뇌 융합 인문과학 연구실(책임교수: 이성은) 교수님께서 믿어주시고, 지도해 주시고, 실험 기회를 주신 덕분에 해당 연구실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그때 스포츠 중계방송을 시청하는 수용자의 뇌 인지반응을 측정하고 분석한 연구 결과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할 때는 뜻밖에 신방과 최우수 졸업논문상까지 받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신문방송학과 송해룡 지도교수와 함께]


◆ 교수님의 어떤 점이 동아대학에 어필된 것 같나요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 있었지만, 급변하는 미디어의 특성상 젊은 교수로서 미디어 발전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여러 실무 현장 경험이 있는 저를 좋게 평가해 주신 거 같습니다. 아울러 뇌 인지과학 뇌파분석(EEG/ERP) 방법론을 신문방송학에 적용하여 수용자 뇌 인지반응의 융합연구를 시도했던 노력이 도전적으로 평가 받고 어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사 학위과정 도중 부지런히 해외 학술지에 주저자로 게재했던 논문들도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 전공소개 및 전망


“스마트 폰은 우리인간의 여섯 번째로 중요한 기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뇌, 눈, 코, 입, 귀 다음으로 중요한 인간의 기관이 스마트 폰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마치 공기와 같이 스마트 폰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며 스마트 폰을 통해 소통하고, 정보를 찾고, 길을 찾고, 사진을 찍고, 문화를 즐기며, 친구를 사귀고, 사랑을 하며, 온갖 일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기관을 공부하는 의학만큼 미디어를 공부하는 것이 현시대에는 중요하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면서 스마트폰은 손 안의 가장 강력하고 필수적인 미디어 도구로서 현재보다 더 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활용과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미디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교수로서 계획이나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



“현대의 수용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다른 세계를 직접 경험하고, 공감하고 싶어 하며, 보다 선명하게 소통하고 싶어 합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자로서 저의 가장 큰 관심주제는 바로 이러한 수용자의 욕구가 잘 충족될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콘텐츠들이 어떠한 자극들을 불러일으키는지 수용자 입장에서 연구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연구들은 수용자에게 특정 자극을 보여주고 그들이 느끼는 것을 추후에 묻거나 설문지를 통해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수용자가 자극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은 매우 즉각적인 반응이라 설문과 같은 기존의 분석방법으로 이를 측정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즉각적인 반응들을 보다 온전하고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반응들을 관장하는 기관인 우리의 뇌의 활동을 관찰하고 측정해야 합니다.


저는 미디어와 뇌과학이 융합된 이러한 연구가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교육학이나 의학에도 이바지 할 것을 기대합니다. 예를 들어,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여러 자극을 제시한 후 이에 따른 그들의 고유한 반응을 분석하는 것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틀에 박힌 교육 콘텐츠가 아닌,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영상이라도 개개인의 뇌파특성에 맞게 영상을 재구성 할 수 있다면, 학생들 개개인만의 맞춤 교육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습 장애나 주의력결핍, ADHD, 자폐성장애, 지적 장애 등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본 연구방법을 적용시킬 수 있는데, 다양한 환자군에 효과적인 맞춤식교육법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분야를 중심으로, 공학, 의학(신경), 물리학 등과의 활발한 학제간 융복합 연구시스템 구축을 통해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교수님처럼 연구하고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해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오랜 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해 박사과정에 들어온 저에게 지도교수님은 항상 인성과 예절을 강조하며 유교적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이러한 유교적 인성과 예절을 바탕으로 한 대인관계는 제가 학교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성대에서 공부하는 동안 훌륭한 교수님들과의 많은 만남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론적 전공 지식들을 얻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교수님들의 제자 사랑을 바탕으로 한 가르침은 제가 학계에서 더욱 자신감을 얻고 학문적으로도 성장하는데 큰 디딤돌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