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안성진 교수

  • 412호
  • 기사입력 2019.01.23
  • 취재 이서희 기자
  • 편집 고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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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을 맞아 창의력과 과학, 그리고 융합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코딩 수업이 필수 교양으로 지정된 것 역시 그 일환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 성균관대학교의 일원이 한국 과학 창의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것은 동문으로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난 27일 우리 학교 컴퓨터교육과 안성진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을 선임 받았다. 우리나라의 과학 문화 확산, 창의 인재 양성에 앞장설 안성진 교수와의 대화를 만나보자.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천직이 교수라고 생각해 교수라는 직업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수로서 연구 영역에서 활동 하다 보면 연구를 넘은 그 무언가를 더 하고 싶어도 힘에 부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러던 중 천운이 따라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이사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이 사회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쓰인다면 그 효과가 커질 것이라 생각해왔습니다. 그 시기가 지나가면 발휘를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 이 자리에 서게 되었고 지금이 이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과학 문화 창달, 창의 인재 양성과 관련된 일들을 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주요 업무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과학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과학 문화 창달, 창의적 인재 양성이라는 두가지 목표에 따라 수학, 과학 교과 과정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즉 정보 교과에 관련된 사업을 진행중입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중심 과목은 수학, 과학, 그리고 정보입니다. 이 과목들을 융합해서 학생들이 기본기를 잘 닦고 다양한 분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의 생활 속에 과학 문화를 보편화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우리나라의 교육 환경을 미국의 생활 체육과 같은 형태로 보편화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동네 수영장에서 다 함께 수영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 안에서 잘하는 아이들이 계속 올라가며 선수가 되는 생활 체육의 구조이지요. 이렇게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접하면서 점점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즉, 어려서부터 과학, 수학, 정보 교과가 저변이 확보된 환경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점점 올라올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저변 확대를 위해 사람들이 수학, 과학, 정보에 대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과 이러한 환경이 교육 과정과 연결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 그것이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제가 바라보는 목표입니다.


정보 공학 석박사를 취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전공 경험들이 교수님의 업무에 어떠한 도움이 되셨나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정보 공학 학부, 석사, 박사를 취득하고 시스템 과학 연구소에서 근무를 하는 등 오랜 기간 동안 전공 공부를 해왔습니다. 사실 구체적인 전공은 네트워크 전공이기에 소프트웨어 교육과는 큰 관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교육과에 부임 하게 되며 컴퓨터 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정보 교육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차 산업 시대가 되며 그 중요성을 더욱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지요. 더 나아가, 입학 처장과 사범대학원장이 되며 입시와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지요.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국가적으로 정보 교육을 위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들 모두 정보 공학 전공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일종의 계기이자 확신이 되었던 것이지요.


교단에 서실 때와 이사장의 자리에 서실 때, 어떠한 차이가 있나요?

활동하는 분야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교수로서 일할 때는 학생들이 훌륭한 학생이 되게끔 주로 교육에 힘을 쓰다보니, 정보 교육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반면 재단은 그러한 활동들이 중심이 되는 기관입니다. 많은 인력들과 다양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추진력 있게 나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를 통해 교육과는 다른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기관의 이사장이라 경영의 역할도 새롭게 주어진 것 같습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목적과 수단을 잘 연결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추가적인 부담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고민들을 통해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기관의 목표를 달성하고 싶네요.


성균관대학교의 경우, 코딩 수업이 필수 교양으로 자리 잡은 대학입니다. 다른 대학들도 이러한 정보 교육이 보편화 되리라 생각하시나요?

대학에서도 정보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영어를 왜 배우나요? 영문학자가 되기 위해서인가요? 아닙니다.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영어를 도구로써 자신의 분야에서 이용해 전문성을 갖추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전에는 영어 교육이 필요 없었지만 우리나라의 국력과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세계의 국제화가 이루어지면서 영어를 도구로 쓰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코딩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보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머가 되라는 것이 아닙니다. 정보 교육을 이수함으로써 얻은 정보 지식을 자신의 분야에 적용하고, 전문성을 갖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코딩이 중요한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예전에 입학 처장으로 있을 때도, 우리 과의 학생들에게도 늘 강조하던 이야기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모든 학생들이 문과 이과로 나눠졌었습니다. 전국의 학생들을 줄을 쫙 세우는 형태였지요. 하지만 대학은 다릅니다. 여러분들 모두 문과 이과와 같은 단순한 과가 아닌 자신만의 전공이 있습니다. 과거가 어땠던, 대학은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위치에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성대에서 학부 석사 학사를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해 교수가 되었고, 자신의 분야에서 사회적인 공헌을 할 수 있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이사장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잘했다고 자만해서도, 못했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다시 시작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