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꿈을 실천한 윤용택 성균관대 총동창회장

  • 414호
  • 기사입력 2019.02.28
  • 취재 이서희 기자
  • 편집 고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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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스물이 넘은 청년들은 등록금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그중 몇몇은 자신이 맞닥뜨린 벽을 잊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기부의 꿈을 꾸곤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꿈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윤용택(경제59) 총동창회장은 이 어린시절의 꿈을 잊지 않고 기부의 꿈을 이뤘다. 10억, 누가 봐도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닌 거금을 그는 오로지 성균관대학교를 위해 흔쾌히 기부했다고한다. 이번 인물 포커스에서는 누구보다 성균관대학교 동문들을 위해 힘쓰는 윤용택((주)센트리올홀딩스 회장) 총동창회장을 만나 보았다.

   윤용택 회장(이하 윤 회장)은 1959년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해 경제학을 공부했다. 여느 대학생들과 다르지 않게 그 역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히 애먹었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2년간 휴학을 하기도 하고, 버스비를 아끼려 등굣길을 걸어 다니기도 했다. 그럴때 마다 윤 회장은 종종 먼 훗날의 자신을 상상하곤 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같이 등록금이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하며 바쁜 현실 속에서 어릴 적 꿈은 서서히 잊혀갔다. 그가 이 꿈을 다시 떠올리게 된 계기는 성균관대학교 총동창회장 자리였다고 한다.

   “사업 때문에 바쁘게 살아가며 잊고 있었습니다. 회장이 되고 난 후, 눈에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고, 무엇보다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게 되었지요. 지금은 그걸 실천하고 있을 뿐입니다.”

지난 해 5월, 만장일치로 총동창회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윤 회장은 회장직에 남다른 각오와 사명의식을 가졌다. 지난 몇 년간 총동창회 부회장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그는 누구보다 총동창회장직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 회장직에 오른 그는 부회장, 자문위원 당시보다 더 큰 책임의 무게를 느끼며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한다. 취임 당시의 고민과 각오를 잊지 않으며 늘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그의 사명감을 들어보았다.

   “동창회장이라는 자리는 봉사하는 자리입니다. 봉사하고, 학교를 발전시키고, 동문들간 관계를 유지시키는 것이 총동창회장의 임무이죠.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중책을 잘 맡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이 자리에 앉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야죠. 내 할 일을 다해 2년간의 임기를 열심히 마칠 생각입니다. 이 생각은 변함없습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흔히들 생각하듯, 동문들간 화합과 친교를 통해 마음과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동문들간 관계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 이라고 할 만큼 동문 활성화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죠. 총동창회가 그 사이에서 커넥션을 연결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와 재단 그리고 교수님들과 총학생회에 이르기까지 갈등 없이 학교의 발전을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동창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교가 잘되는 것입니다. 재단, 교수진, 동문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삼위일체가 되어 이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 하나라도 어긋나면 학교가 나아갈 수 없습니다. 총동창회는 이러한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도록 재단과 교수들, 동문들을 하나로 묶고 이끌어 나가는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윤 회장은 총동창회 취임 후, 성균관대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염원하는 마음에 성균노벨상기금을 기획했다. 그의 열렬한 기부와 모금 진행에 여러 동문들 또한 뜻을 함께했다고 한다. 이미 조성된 다양한 기금들과 별도로 그가 성균 노벨상 기금을 조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는 우리 성균관대학교가 국제적인 위상도 수직 상승하고, 글로벌 리딩 대학으로서의 자세도 갖추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에 걸맞는 새로운 목표가 뭘까 생각을 하던 중, ‘우리 대학에서 노벨상을 타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모든 대학에서 희망하고 있지만,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국내 수상자만 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한 것을 제외하면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대학의 교수분들과 얘기를 나누며 가능성 없는 먼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과학 계열의 교수분들을 만나 뵐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 대학에 노벨상을 타실 만한 여러 교수님들이 계시더군요. 노벨 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일간지에 선정되어야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는데 일간지에 선정되신 분도 계시고, 연구 실적이 훌륭한 분들도 계시고. 이 분들을 지원하고 도와야 길이 열린다는 생각에 성균 노벨상 기금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노벨상이 그만큼 어렵기도 하지만, 국내 대학들이 노벨상에 초점을 맞추지 않아서 국내 수상자가 없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금 목표가 분명하다보니 동문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지금도 기부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에서 수상자가 나오는 것이 제 꿈입니다.”

윤 회장은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서 장학금을 많이 지급했으면 하는 애정 어린 바람을 전했다.

“우리 학교 후배들을 보면 상당히 뛰어난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런 학생들이 학비로 인해 제 뜻을 펼치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지요. 학생들이 제 뜻과 꿈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후배들에게 ‘도전하는 자가 성공한다,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누구든 자신의 직군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꿈을 가진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전하는 자가 성공한다’는 격언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이 격언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