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학(신문방송학) 박가인 박사

  • 416호
  • 기사입력 2019.03.22
  • 취재 이서희 기자
  • 편집 고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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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박가인 박사가 미국 New Mexico State University 조교수로 임명되었다. 주목할 점은 박사 학위와 함께 교수 임명을 받았다는 점이다. 우리 대학에서 박사 졸업과 동시에 교수 임명을 받은 사례는 시카고 로욜라 대학 교수로 임명된 임명옥 박사 처럼 매우 드문 일이다. 우리 대학의 일원이 세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전공을 연구하고 가르치게 되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인물 포커스에서는 박사 졸업과 동시에 교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박가인 교수를 만나보았다.

박가인 교수가 커뮤니케이션학(신문방송학)을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계기는 학부 시절 인턴 경험이었다고 한다. 사회적 기업의 마케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경험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 공헌 할동과 친(親) 사회적 활동에 관심갖게 되었다. 이러한 활동의 핵심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생각에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학을 배우며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를 묻자, 자신에게 PR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해준 ‘공공 건강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꼽았다. 현재 연구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효과 향상 메시지 전략 역시 이 경험과 강의를 통한 깨달음이 녹아 있다고 한다.

“공공 건강 커뮤니케이션’ 강의는 학부 시절부터 머릿속으로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착한 커뮤니케이션’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 준 강의 중 하나였습니다. 이후 다양한 강의를 통해 PR의 기본뿐 아니라 새로운 이슈와 현 상황에 맞는 PR의 새로운 트렌드를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었죠.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현재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메시지 전략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거리감과 자국민 중심주의를 중심으로 기업과 소비자, 그리고 사회적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박가인 박사가 교수로 서게 될 New Mexico State University는 학생의 50% 이상이 히스패닉계다. 교수로서의 다짐을 묻자, 자신이 많은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도움을 통해 꿈을 펼칠 수 있었듯, 학생들 역시 인종에 대한 제약 없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다짐이라고 답했다.

“PR업계에서 소수집단에 속하는 히스패닉계 학생들이 HACU (Hispanic Association of Colleges and Universities) 가입이나 학회 경험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넓은 시야를 갖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아시안 학생들이 거의 없는 대학인만큼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잘 알지 못하는 NMSU 학생들과 우리 학교 학생들 간의 문화적 교류나 공동연구의 기회도 다양하게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박가인 교수는 교수직을 준비하며 박현순 지도 교수와 학과 교수, 많은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교수직 준비의 모든 과정을 함께 준비하고 지도해 준 박현순 교수는 박가인 교수에게 멘토이자 은사였다. 박현순 교수의 도움 덕에 미국대학과 미국학생들이 원하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 해 PR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시카고 로욜라 대학에 임용된 임명옥 교수의 조언 역시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많은 사람들의 소중한 조언과 가르침을 바탕으로 박사 졸업과 동시에 교수 임용이라는 뜻깊은 결과를 이룰 수 있었다.

다양한 국제 학회 발표 경험 역시 교수 임용에 도움이 되었다. 이 역시 혼자 이룬 결과가 아닌 함께 이룬 결과다. 학과의 BK21과 BK21 Plus 사업 덕에 석사 때부터 국제학회 참여 경비를 지원받아 논문을 발표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국제 학회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발표와 토론 실력이 임용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한다.

“너무 많은 교수님들, 선배님들께서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분들 이름에 해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석사 첫 학기 때 강의실 가장 앞자리에 앉아서 질문도 많이 하고 토론에도 매번 신나서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 학기씩 지나면서 점점 뒷자리로 옮겨가다가 나중에는 맨 뒷자리에서 최대한 눈에 안 띄려고 엄청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잘 알게 됐고, 일하는 친구들을 보면 뒤처지는 느낌도 들어서 자괴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마음으로 과정 중에 그만두는 친구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말은 안 해도 다들 사실 잘 모르고 다들 같은 기분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과 경험은 생각보다 더 큰 재산이 됐습니다. 뻔한 얘기지만 한 번 이 길을 선택했으면 다른 것 깊이 생각하지 말고 한 번 끝까지 매달려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 임용이 결정됐을 때 “쟤가 되면 다 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학교에 들어와서 얼마나 아는 게 없었는지 알면 여러분에게 더 큰 힘이 될 텐데 아쉽습니다. 그런데도 지도교수님 잘 따라오다 보니 무사히 잘 졸업했고 학생들도 가르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디에 있건 제가 되면 다 된다는 믿음으로 늘 우리학교 학생들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