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용 WMU 무용학과 교수

  • 431호
  • 기사입력 2019.11.21
  • 취재 이수경 기자
  • 편집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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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이 전문인의 분야가 아닌 전인교육이 되도록 교육에 주력하고

미래의 문화적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


미국 미시간 주 WMU(Western Michigan University) 무용학과 조교수로 임용된 김세용 교수는 우리 대학교 무용학과(98)와 동대학원 졸업 후 New York University에서 무용교육학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김 교수는 뉴욕 American Ballet Theatre의 National Training Curriculum에 기반한 ABT® Certified Teacher이며, 공인 동작분석가(CMA, Certified Movement Analyst) 과정을 수료했다. 국제 소메틱 동작 연구학회(ISMETA, International Somatic Movement Education and Therapy Association)와 프랑스 국제 무용협회(International Dance Council Paris)에 정식 등록되어 무용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뉴저지 주립 대학교 Rutgers University에서 교직을 시작해 버지니아 Randolph College의 초청교수직(Visiting Professor)을 함께 하고 있다.


뉴욕 링컨센터의 Metropolitan Opera Theater를 거쳐, Albania National Ballet Theater, Baltimore Ballet Company, Oakland Ballet Company 등 세계적인 무용단체에서 주역무용수로 활약했고, 현재는 안무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안무작품은 독일 Landestheater Coburg, 멕시코 Dzul International Dance Festival, 이탈리아 Dance in ITALY Festival, 한일 협작 Korea-Japan Dance Festival, 그리고 미국의 Dumbo Dance Festival, Blue Lake Fine Arts Camp, Battery Dance Festival, Detroit Dance City Festival, Michigan Dance Festival, Boston Contemporary Dance Festival, Hamilton Ballet Theater, Jazz in Lincoln Center, the BAM Fisher Theater 등 세계적인 국제 무대에서 공연했다.


그는 위와 같은 활발한 무용경력과 함께 해병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그는 성대 무용학과의 커리큘럼은 전문적 무용수 배출을 위한 실질적인 실기 교육은 물론, 무용분석가, 안무가, 무용교육가, 무용기획가 등 다양한 무용 분야의 토대가 되는 이론 교육이 겸비되어 있다고 했다. 이렇게 실기와 이론 교육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는 예술 교육환경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운중학교와 서울 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성대에 입학했다.


98학번 동기들과 유난히 가까웠고, 많은 시간을 대학로에서 어울렸다. 그는 성대 재학시절이 20대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특히 동기들과 갔던 MT에서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연극동아리 “능라촌”에 가입해 활동하며 무용학도와는 다른 경험을 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처음 미국에 오게 된 계기는 유학이 아니었다. 2007년 한국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현대 예술의 메카인 뉴욕에서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뉴욕행을 결심. 뉴욕에 있는 무용단체들의 오디션을 통해 정식으로 비자를 받아 2008년부터 뉴욕 링컨센터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해 일을 시작했다. 미국 발레단과 일 하면서 미국의 발레 교육법과 전반적인 무용 교육 철학에 매료되어 2012년에는 뉴욕대학교(New York University) 교육대학원에서 무용 교육학 (Dance Education)을 전공했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전 세계 다민족의 문화를 동시다발적으로 체험해서 오히려 문화적 이질감이나 고국에 대한 향수는 적었다. 다만 유학을 최초 목표로 한 것이 아니어서 생활언어에 익숙한 그에게 뉴욕대학교 석사 과정은 학구적 영어를 다시 공부하게 했다. 뉴욕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금전적인 문제였다. 뉴욕의 살인적인 생활비와 학비는 전문 무용수직의 월급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그는 두 가지 아르바이트를 더 해야 했다. 서른이 지난 그때는 현실적인 생활고와 환경에 가끔은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무용교육가로서의 뚜렷한 목표의식으로 꾸준히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앞에 있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눈앞의 실리보다는 좀더 멀리보는 통찰력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가 WMU에 임용된 데는 뉴저지 주립대 러커스 대학교에서 강사로 시작한 교사경력과 버지니아 랜돌프 대학의 초청교수직. 또 세계적 전문 무용단체에서의 경력이 1차 이력 심사에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했다. 3차 교수법 심사를 마치면 마지막 인터뷰를 하는데, 특히 인종을 비롯한 다양한 문화로 구성된 미국의 학교에서는 포괄적인 사고가 고려되며 동서양을 막론한 그의 글로벌 시대 교육철학이 주요 작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높고 치열한 경쟁률 속에서 그가 채용될 수 있었던 것은 라반 동작법(LMA)과 소매틱 동작(Somatic Movement)을 겸비한 기존과 다른 발레 교수법, 또 다양한 안무경험이 주된 요인이라 생각했다.


그는 WMU 대학 무용학과에서 발레 테크닉 수업과 안무법 수업 외에도 Introduction of LMA(Laban Movement Analysis)

와 Bartenieff Fundamentals 소매틱에 관련된 수업을 한다. 발레 실기 수업은 모두 6단계 (Beginning, Ballet I, Intermediate Ballet II, Advanced Ballet III, Pointe, Men’s Ballet)로 나누어 지는데, 한 학기에 2과목 이상의 실기 수업을 맡는다. 이러한 기본적인 실기수업 외에 그가 가르치는 수업은 BFA 학생들을 위한 창작 안무 수업 (The Creative Choreographer), 라반 동작분석법 (Laban Movement Analysis), 바티니에프 기본동작원리 (Bartenieff Fundamentals), 공연제작 (Concert Performance) 등이 있다.


WMU 무용학과는 예술대학 산하 전국무용학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Schools of Dance)의 공인된 학과로 학부 위주의 교육을 한다. 무용학과의 주된 교육 취지는 전문적 공연예술가 양성에 기반해 보다 실질적인 교육을 추구한다. 무용학과에서는 현 시대 전문 무용 단체에서 요구하듯이, 발레, 현대무용, 째즈댄스 3가지 장르가 균등하게 필수과목으로 강조된다. 또한 국립안무대회, 웨스턴 댄스 프로젝트, 그레이트 웩스 댄스 프로젝트등을 통해 George Balanchine, Antony Tudor, Paul Taylor, Ohad Naharin, Alonzo King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안무가들의 다양한 작업과 여러가지 움직임에 적응하는 훈련을 한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오디션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매년 두 차례의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Orchesis와 같은 학생 단체도 결성되어 있어 학생 안무가의 지원도 활발하고 음악, 연극과 같은 타 예술학과와의 특별 협력 프로덕션을 조직하기도 한다. 학위제도에서는 공연, 안무 및 미학 교육을 강조하는 BFA(Bachelor of Fine Arts)와 무용이론 및 철학 교육을 강조하는 BA(Bachelor of Arts) 두 학위를 제공하고 있다.


WMU 무용학과의 대표적인 커리큘럼은 Music for Dancers, The Creative Choreographer, Choreographing for a New Millennium, Conditioning for Dancers, Bartenieff Fundamentals, Roots of Jazz, Ballet History, Lighting/Staging for Dance, 20th Century American Dance History, Dance Science/Kinesiology, Laban Movement Analysis, Dance Management 등을 포함하고 있다.


WMU 무용학과 비젼은 전문 예술인 창출을 주된 교육목적으로 삼고 있지만, 미국의 예술 단체들은 정부지원제가 아닌 비영리 단체 (Non-Profit Organization)로써 운영 된다. 몇몇의 Union companies 를 제외하면 Full-time 으로 운영되는 단체는 찾기 힘들 뿐 아니라 대부분 무용단체는 프로젝트 방식(project-based) Part-time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맞추어 요즘 미국 학생들의 85%가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 특히 Sports Exercise Science, Business/Management, Education 등의 분야를 무용학도들은 선호하고 졸업 후 무용공연 예술가 혹은 안무가로서의 활동을 통해 사회, 문화적 발전에 기여하면서, Physical Therapist, Dance/Movement Therapist, Company Administrator, Dance Studio Business, Teacher 등 Full-time position으로 종사하고 있다. 또한 대학원에 진학해 학부의 연장선상으로 다각적이고 심도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교수로서 무용이 특정 전문인의 분야가 아닌 전인교육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무용의 문화, 사회, 교육적 측면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나라의 주인은 정치인이 아닌 국민입니다. 학교의 주인은 교수가 아닌 학생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목표와 재능을 부각시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저의 교수로서 목표이고 사명입니다. 이를 통해 미래의 문화적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저의 계획이고 가장 하고 싶은 일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교류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며, 나아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글로벌 시대의 인재들을 양성하는데 힘쓸 예정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이고 제가 사랑하는 조국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뿌리깊은 역사를 인식하고 전통을 보존하되, 국제사회에서는 세계인으로서 다양한 변화에 마주할 수 있는 다각도의 융통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보편적 사고의 기준보다는 개개인의 다름을 반드시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문화를 보존한다는 것은, 자기 문화내에 사고를 고립시켜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문화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것입니다. 민족성대인은 세계로 향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지금의 시간은 미래의 자산이고 훗날에 추억거리가 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다방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성대인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