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다,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백여현 동문

  • 433호
  • 기사입력 2019.12.09
  • 취재 김채원 기자
  • 편집 연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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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5일 본교 창업지원단에서 SVC(Sungkyunkwan university Venture Capital)포럼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번 토크콘서트는 “VC 업계 동향”을 주제로 여러 벤처캐피탈 업계 동문들이 참석해 VC 업계가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번 포럼에서 ‘VC 업계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주제로 발표를 한 백여현(경영 82)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인터뷰했다. 그에게서 2019년 한해의 VC 이슈들과 투자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한국 벤처캐피탈이 나아가야할 방향과 투자전략 등 우리 학우들에게 유익한 정보들을 백여현 동문과의 만남을 통해 담아보고자 한다.



◈ 2019년 한해 VC의 도전, 다가올 2020년의 새로운 트렌드◈


VC 업계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며 또 경제산업에서 VC가 차지하는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9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올 한해의 VC 업계는 어땠 으며 2020년 경제전망과 투자시장은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각종 세계적인 경제전망 자료를 보았을 때 2020년은 올해보다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그 이유는 우리나라가 미, 중 무역분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지리적 역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면은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추세고 이를 통해 대체투자 시장이 각광받으며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4차산업혁명의 이슈 속에서 기술력 있고 스피디한 분야가 미래에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에 이러한 분야에 투자하는 저희 VC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시장 개방을 통해 이를 더욱 성장시키고자 노력하는 내년이 될 것입니다. 부정적인 면은 펀드를 많이 만들어서 투자 소진이 낮게 기록됐습니다. 펀드에서 가지고 있는 현금의 증가로 인해 투자 경쟁이 심해지고 그 기업의 시장가치가 버블이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가치에 싸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시장에 현금이 가장 많은 상황이라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가치에 버블이 많아서 조심스러운 시장이 될 것으로 예견됩니다. 이를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벤처캐피탈에는 기회가 많은 내년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0년 VC에서의 가장 큰 이슈는 한국의 벤처캐피탈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법인 『벤처투자촉진법』이 국회에서 심사 중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내년부터 과거의 자금 지원의 VC 역할에서 벤처캐피탈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서 독립된 금융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됩니다. 관련법을 통해서 각 회사별로 역량에 따라 더 자유롭게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고 다른 심사역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쟁하며 시장의 다변화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또한 기업의 IPO를 다음 단계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유니콘으로 성장시키는 데에 계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죠. 이는 개별기업의 제품, 서비스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관건인데, 이는 심사 중 중요한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


2020년의 새로운 VC 업계의 변화를 알아보면서 강조한 것은 바로 “글로벌 경쟁력”이었다. 벤처캐피탈의 주요 역할은 심사를 통해 해당 기업의 제품과 기술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 즉 value up이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캐피탈의 글로벌화가 중요하다며 해외 벤처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의 성장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속한 산업에 대해 해외 네트워크를 키우고 이를 한국벤처기업과 연결해줌으로써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VC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VC의 다양한 지원과 제휴를 통해 우리 한국의 벤처기업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게 밸류업하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의 글로벌화는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글로벌경쟁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VC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러나 금융지주사가 자회사로 VC를 만들어 투자하는 것은 우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지주사의 VC의 참여로 인해 기존의 심사인력이 유출되고 자금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선점하기에 거대 공룡과의 싸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투자파트너스만의 투자전략과 성공사례◈


2020년의 중요한 기술 트렌드와 그에 관련한 집중투자 분야(세그먼트)는 무엇인지 더 물어봤다.


“2020년에는 4차산업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가능성 있다고 보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상하여 투자하고자 합니다. 한국은 AI,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과거에 좋은 투자경험이 있었기에 앞으로도 이를 중점적으로 볼 예정입니다. 또한 저희가 다른 VC와 차별화하여 세운 목표는 40~50%의 해외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계속 말했듯이 4차산업 시대에 맞는 성장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진행되는 기술과 제품에 경쟁력을 갖추고, 한국에 있는 우리기업과 해외 유사 경쟁기업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충분히 먼저 앞서서 개발진도를 나가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단계까지 심사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어떤 마케팅 전략과 회수 전략을 구사할지도 계획하여 경쟁력이 있다면 해외나 국내에 아낌없이 투자하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는 이렇게 5년 전부터 적극적인 해외투자를 시작해서 현재 성공적인 해외투자 레코드를 지속해서 보이고 있습니다. 美 오리스헬스(Auris Health) 수술로봇에 투자해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M&A 과정에서 지분으로 3배의 이윤을 창출했고, 유럽에서는 게임 개발사 위주의 투자로 핀란드와 폴란드 게임사에 의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중국은 10년 전에 진출해 올해 모바일결제 관련 사업사가 중국 내 전자상거래 업체의 인수로 4배의 이윤창출을 보였습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관련 기업이 홍콩에 상장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국 현지에서 펀드를 만드는 것과 유럽에 법인으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유럽에서 게임 전용 글로벌 펀드를 만드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하여 ◈


현재까지의 VC, 그리고 2020년의 VC 업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연스레 앞으로 대한민국을 책임질 미래산업은 무엇일까 라는 주제로 이어졌다. 과거와 같이 무언가를 제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그의 생각을 통해 VC의 앞길이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는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은  VC 업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VC가 경쟁력을 갖춰 해외에 나가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이에서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초기 기업단계부터 투자해 개발하는 시장이 분명 존재하기에 그에 맞춰 우리 VC의 경험을 가지고 전문 분야에 대해 소수의 전문가들이 투자를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은행이나 증권은 미국의 글로벌 IB들과 경쟁해서 한국의 증권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며, 개도국에 가더라도 그 정부에서 자국보호를 위해 허가를 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행, 증권, 보험사와 달리 VC는 허가없이 할 수 있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 승부사 기질, 투자가의 매력 ◈


백여현 동문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아시안 탑티어(top-tier) VC가 되자는 목표로 지금껏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투자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가장 어려운 것 역시 좋은 인력을 뽑아 실력 있는 전문가로 양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에서는 많은 Specialist와 적절한 Generalist가 팀을 꾸려 심사역을 진행한다고 한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거나 지나침이 없도록 경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게 공통된 것은  각자가 무수히 많은 노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심층적인 공부와 시장 트렌드에 맞추어 변화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을 이기는 투자자는 없다”고 말하며 진정한 전문가의 모습을 고민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민과 열정을 쏟으며 이 일을 계속해 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장기적인 자기 비전을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기에 흔들리지 말고, 시장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관련 분야의 끊임없는 공부만이 남들과의 차별화된 강점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기업이 아시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와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순간 자부심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그리고 한 건의 투자를 승부사로서 도전해나가는 이 벤처캐피탈만의 매력이 지금껏 저를 쉬지않고 달리게 한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