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디지털 신분증 시대!
-이정아 라온시큐어 사장 / 라온화이트햇 대표

  • 473호
  • 기사입력 2021.08.09
  • 취재 박효진 기자
  • 편집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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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7월은 정보보호의 달, 둘째 수요일은 정보보호의 날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교육, 재택근무 등 디지털 비대면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랜섬웨어 등 신종 보안 위협이 등장하고 있어 정보보호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지난 7월 14일, “K-사이버 방역을 통한 디지털 안심국가 실현”을 주제로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정보원 등이 공동 주최하는 ‘제10회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기념식에서 이정아 라온시큐어 사장(정보공학과, 89)은 행정안전부의 첫 번째 시범사업인 “모바일 공무원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비대면 신원인증 분야는 올해 포상에 새롭게 포함된 내용이다. 모바일 공무원증은 1월부터 중앙직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발급이 시작된 상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정보공학과를 졸업한 89학번 이정아입니다. 현재 IT통합보안∙인증 선도기업 라온시큐어의 COO(최고운영책임자)이자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성대 동문분께 인사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Q. 라온화이트햇, 라온시큐어는 어떤 회사인가요?

라온화이트햇은 보안 및 인증 관련 다양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인데요. 보안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실력의 화이트 해커 그룹을 중심으로 한 모의해킹, 취약점 분석 서비스, 보안 교육 서비스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라온화이트햇은 보안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고 블록체인 분산ID(DID)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인증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모회사인 라온시큐어와 함께 다양한 정부 주도의 DID 프로젝트에 참여해왔으며, 이미 시장에서는 ‘DID=라온’을 가장 먼저 떠올리실 정도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Q. ‘제10회 정보보호의 날’ 대통령 표창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라온화이트햇, 라온시큐어의 모든 임직원들을 대표하여 간단한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 표창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 혼자 받은 상이 아니라 라온시큐어와 라온화이트햇 임직원들이 모두 함께 받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라온이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DID 기반 신원인증 분야에서의 성과라 더욱 뜻깊은데요. 라온은 모바일 공무원증과 모바일 운전면허증 등 굵직한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DI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신원인증 체계를 구현하는데 앞장서 오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은 그간 라온의 임직원들이 노력해온 것에 대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또 하나의 원동력으로 삼아 앞으로 우리 생활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어 줄 다양한 DID 솔루션과 서비스 개발에 계속 매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모바일 공무원증이란?

정부에서 2019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디지털 뉴딜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은 플라스틱 카드형 신분증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스마트폰에 담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Q. 모바일 공무원증뿐 아니라,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도 개발 중이라고 들었어요. 라온시큐어가 디지털 신분증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서비스 핵심 기술(DID)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라온시큐어가 지난해 구축한 ‘모바일 공무원증’은 디지털 신분증 도입을 위한 첫 번째 시범사업입니다. 라온시큐어가 LG CNS, 시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축했으며, 라온시큐어는 모바일 공무원증을 구현하는 블록체인 기반 DID 기술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DID 기술은 아직 생소한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Decentralized Identity’의 줄임말로, 개인 정보를 중앙에서 모두 저장 및 보유하고 통제해왔던 기존의 중앙 집중형 신원인증 방식과 달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방식이 특징입니다. 개인 정보를 암호화한 후 스마트폰과 같이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안전한 영역에 보관하고, 본인확인이나 성인인증, 자격 증명 등이 필요할 때 내가 원하는 정보만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중한 나의 정보를 내가 직접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 외에 높은 보안성 또한 장점인데요. 개인 정보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경우, 서버가 공격을 당하면 저장된 모든 정보가 탈취되는 위험이 있죠. 하지만 DID 방식은 데이터가 한 곳에 저장되어 있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서 데이터의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코로나19로 확산된 비대면 신원인증의 핵심 기술로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 바로 DID 기술입니다.


이러한 DID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공무원증은 올해 1월 서비스를 오픈해 현재 전국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도입 중입니다. 라온시큐어는 모바일 공무원증의 성공적인 구축에 힘입어 올 상반기 큰 관심을 모았던 ‘모바일 운전면허증’ 사업 또한 수주를 했는데요. 현재 라온시큐어와 LG CNS가 컨소시엄으로 열심히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마 올 연말이면 전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첫 번째 국가 디지털 신분증이 오픈될 것입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도입되면 경찰청이 발급한 운전면허증을 블록체인 기반 DID를 통해 강력한 보안 처리 과정을 거쳐 개인의 스마트폰에 안전하게 저장한 뒤 온∙오프라인에서 폭넓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동문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여성 대표이자, 엔지니어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대표 그리고 사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저는 성균관대 정보공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LG정보통신에서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이야 정보 보안 업계를 포함한 IT 분야 전 영역에 뛰어난 여성 인력들이 많이 포진해 있지만 그때만 해도 IT업계에 여성 인력 자체가 드물었습니다. 여성 엔지니어는 더 말할 것도 없었죠. LG정보통신에 근무하던 당시 제가 회사에 3번째로 입사한 여자 대졸 공채였으니까요. 개인의 실력이 아니라 성별이 곧 능력으로 평가받던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또 90년대에는 지금처럼 네트워크 장비들이 소형화되지 않았던 시기다 보니 크고 무거운 장비들을 직접 들고 현장에 나가는 일이 체력적으로 많이 버거울 때도 있었죠.


LG정보통신을 떠나 한국 후지쯔에서 근무할 때에는 새롭게 진행하는 보안 사업의 한국 담당자로 선발돼 일본 본사에 3개월 동안 연수를 가게 되었는데요. 당시 여자인 제가 대표로 사업 연수를 가게 되자 한국 지사는 물론 일본 본사에서도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편견에 지지 않으려고 참 부단히도 애를 써왔던 것 같습니다. 출산 하루 전까지도 출근을 해서 업무를 보고 3개월 만에 복직을 했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여성 대표만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희 라온화이트햇에는 화이트 해커 연구진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데요. 평균 연령이 20대 초∙중반으로 굉장히 젊은 조직입니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들을 학력과 관계없이 채용해 적극적으로 육성해오기 때문이죠. 나이도 어리고 사회생활도 처음인 친구들의 경우, 초반에 회사와 조직문화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때로는 인생 선배로, 또 때로는 엄마 같은 포용력으로 조직을 이끌어 오곤 했습니다.


Q. 회사 경영이나 업계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됐던 학창시절의 경험이 있나요? 

재학 시절의 에피소드가 하나 떠오르는데요. 제가 대학교 3학년 때 선배, 동기들과 함께 컴퓨터를 조립해서 판매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학생이라 자동차도 없이 지하철을 타고 용산을 오가면서 사 온 부품을 옥탑방에 모여 다 같이 조립하고 전단지를 붙여가며 발품을 팔아 컴퓨터를 팔았습니다. 친구나 지인들이 컴퓨터가 필요하거나 고장이 나면 직접 찾아가서 상담도 해주고요. 그렇게 번 돈으로 학비도 내고 생활비도 보태고는 했죠. 대학 시절의 이 경험을 통해 강의실에서 이론으로 배우던 IT 분야의 영업, 기술 지원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고, 직접 회사를 만들고 운영할 수도 있겠다는 용기도 얻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대표, 사장으로 기억 되고 싶은지 

직원들과 늘 ‘소통’이 되는 대표, 그리고 늘 현명한 ‘판단’을 하는 대표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이 두 가지를 잘 해내는 대표라면 저절로 ‘성장하는 회사’, ‘누구나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꿈을 열망하고, 현재에 몰입하며, 생각을 바로 실행하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열망, 몰입, 실행’은 제가 몸담고 있는 라온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이기도 한데요. 성균관대 후배님들을 비롯해 오늘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이 3가지를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돈의 크기가 아닌 꿈의 크기가 인생을 좌우하므로 언제나 꿈을 열망했으면 합니다.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늘에 몰입하며 현재를 즐기십시오. 항상 생각하는 바를 실행하길 바랍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감춰진 생각이 아니라 용감한 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