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
행정학과 권기헌 교수

  • 476호
  • 기사입력 2021.09.22
  • 취재 박기성 기자
  • 편집 김민서 기자
  • 조회수 7163

대부분 학생들은 학사로 대학 공부를 마무리하지만 자신의 꿈을 찾아, 혹은 더 깊은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우리 학교 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행정학과 권기헌 교수를 만나보았다. 권기헌 교수는 2021년 2학기에 뉴질랜드 국립 빅토리아대(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 School of Government) Verna Smith 교수와 "Public Managers and the Policy Process(정부 관료들을 위한 정책과정론)”이라는 대학원 강의를 온라인 강좌로 개설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행정학과 권기헌 교수입니다. 국정전문대학원 소속입니다. 현재 학교 보직으로는 대학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정보통신 정책연구원, 상공부 미주통상과, 아중동통상과 등 공직에서 활동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교수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행정고시를 통해 상공부 미주통상과, 아중동통상과 사무관을 했지만 제 안에 채워지지 않는 1%가 있었습니다. 그게 저는 학문의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을 진학하고 유학을 갔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하셨는데, 우리나라와 비교해서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하버드 대학에서 정책학으로 석사와 박사 공부를 했습니다. 그곳은 John F. Kennedy School of Government라는 곳인데, 거기에 입학하고 싶은 것은 제 꿈이었습니다. 통계학과 계량 공부가 강한 곳으로 정책의 본질을 토론하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국제정치와 전자정부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Big data 분석과 포아송 회귀 모형을 통해 UN, OECD, NATO 등 국제기구에서 이루어지는 재정분담금의 시계열 분석을 통해 제1세계와 제3세계 동맹국 들 간의 국제정치의 힘의 균형과 갈등 구조를 분석하는 박사논문을 썼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학문 수준도 빠지지 않아 통계 방법론, 철학적 인식론, 학문 내용 면에서 미국이나 유럽에 뒤처지지 않습니다. 국내 대학원에서 방법론 등을 탄탄히 공부하여 석사나 박사학위를 받고 Post Doc 프로그램을 미국으로 다녀오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행정고시에 합격하셨고 우리 학교 행정고시반 지도 교수도 하셨는데요, 적지 않은 학생들이 행정고시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행정고시 공부에 적합한 학생은 어떤 학생인지, 그리고 행정고시 공부의 핵심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행정고시반 지도 교수를 6년 했습니다. 양현관에 거의 주거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행정고시 공부에 적합한 학생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무엇보다 꿈과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이라면 합격할 수 있습니다. 30명 정도가 붙으니까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될까 안될까 생각하지 말고 양현관(고시준비반)에 노크하여 상담하세요. 끈기와 성실함만 있으면 모두 합격할 수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현재 우리 학교 대학원장을 맡고 계신데, 대학원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대학원장은 인문사회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의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을 행정적으로 총괄합니다. 우리 학교의 VISION 2030의 목표는 ‘The Global Leader’이며, 이 목표는 연구중심대학이 될 때 달성할 수 있습니다. 연구중심대학이 되려면 대학원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학석사연계과정, 대학원우수장학금, 학부생연구학점제, 팀연구제도 등을 통해 본교 출신의 우수한 학생들이 본교 대학원에 많이 진학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1학년도 석사과정 입학생 본교 비율은 34.5%입니다. 이를 좀 더 노력하여 40% 이상으로 올리려 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에 들어와 지도 교수님들과 함께 우수한 연구를 하고 우수한 논문을 출판할 때 우리 학교의 연구력은 증진됩니다.

Q. 연구에 있어서 교수님의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이고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저는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정책학을 전공했으며, 정책학의 철학적 토대인 인간의 존엄이라는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인간의 존재론적 본질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가령, 인간이라는 개체가 광활한 세상에 던져졌을 때 오는 근본적인 불안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성균관대학교 출판부에서 『모두를 위한 직관과 창의성』이라는 책을 출간합니다. 직관과 창의성은 우리 내면의 가장 깊은 곳, 무심 혹은 순수의식이라는 본질에 접속할 때 화수분처럼 샘솟습니다. 우리 내면에는 고요하고 텅 빈, 밝게 깨어 있는 순수한 직관이 존재하는데,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가 그곳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정책학 콘서트』, 『정책학의 향연』, 『정책학의 지혜』, 『정책학의 성찰』이라는 일련의 시리즈 연구물을 통해 정책학과 인문학의 접점을 모색해 왔는데, 이번에는 고요함, 텅 빔, 밝은 알아차림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고요함은 텅 빔으로 이어지고 텅 빔은 밝은 알아차림으로 이어지는데, 이번 연구 역시 정책의 성공과 개인 행복의 열쇠, 직관과 창의성에 어떻게 접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물입니다. 말하자면, 나와 타자, 나와 세상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나는 행복할 수 있는지, 나와 타자, 세상 너머 그 본질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탐구한 결과물입니다.


Q. 전공진입에 있어 행정학과를 고려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행정학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준비가 따로 있다면 무엇일까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입니다. 사회과학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길은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 하나는 민간영역으로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공분야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한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길도 크게 보면 두 가지인데, 개인이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 환경이나 구조적으로 막혀 있어서 억울한 경우도 많은데 행정은 그런 관점에서 문제 해결 역량을 고민하고 방법론을 모색하는 곳입니다.


한 번밖에 없는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어떤 삶을 살았을 때 후회 없을까? 내가 몸담은 사회와 가족들이 좀 더 행복한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공익의 가치에 눈뜨고 그러한 실현 가능성과 문제해결 방법론을 모색하는 것도 엄청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일 것입니다. 뉴스를 보더라도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 주변의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을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행정학과 정책학에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고민하고 안내합니다. 리더십, 구조, 환경 등 행정과 정책의 주요 변수들에 대해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무엇이 문제인지, 해결 가능한 솔루션과 대안들은 있는지, 이들을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은 무엇인지를 고민합니다.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행정학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행정학과는 지난해 세계 대학 QS 평가에서 세계 34위를 기록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우리 학교 행정학과는 세계적 명문학과입니다. 누적 통계치, 단일 학과 기준 행정고시 배출이 가장 많은 전통적인 명문이기도 합니다. 즉, 사회 각 분야에서 훌륭한 선배들이 최고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행정학과의 대학원은 국정전문대학원입니다. 2004년에 일찍이 전통적 관료제의 체제를 버리고 뉴거버넌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하고 전문대학원(Professional Graduate School)으로 새롭게 출발했습니다. 시대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앞서가는 이론과 전문지식을 토대로 진정한 국정 리더를 배출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매년 70명의 석사, 박사, 석박통합과정의 학생들을 모집하여,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교수진들이 가슴을 열고 맞이해 주며 제자들을 양성합니다. 4단계 BK21에 당당히 선정된 학과로서 풍부한 장학금을 확보하고 제자들의 연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제자들과 더불어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조언과 응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글로벌을 지향하며 교육과 연구를 지향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신동렬 총장님은 학생성공과 미래가치라는 화두를 내걸고 성균관대학교가 진정으로 국제적인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재단이 합심하고 대동단결하여 Vision 2030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은 당당한 자부심을 갖고 학교생활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우리 학교 교훈이 퇴색되지 않도록 언제나 리더의 당당함과 자부심을 잃지 마시기 바랍니다. 조선시대 퇴계와 율곡이 다녔던 학당, 심산이라는 애국지사께서 근대 교육의 기치를 열었던 대학, 또 오늘날 삼성이라는 세계적 기업이 재단으로서 밀어주고 있는 대학이 바로 우리 성균관대학교입니다.


세상은 많이 어렵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하고 있고,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인해 교육 환경도 많이 제약되어 있어 여러분들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미래를 준비합시다. 리더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주인의식(隨處作主)’을 갖는 사람입니다.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라면 언제나 주인의식을 잃지 마시고 미래를 열어가는 주역이라는 점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힘내시고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