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욱 교수가 바라본
AI 시대에 반도체가 가야 할 길

  • 464호
  • 기사입력 2021.03.24
  • 취재 박기성 기자
  • 편집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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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의 여러 우수한 학과들 중 가장 특색 있는 학과라면,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떠올리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본교의 7개 중점 학과 중 하나로 설립된 이래 해당 분야에 많은 연구 성과를 창출해냈다. 지난 2020년 12월 31일에는 2020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온라인 콘테스트 자율 주행 객체검출/객체분할 Challenge 대회에서 반도체시스템공학과의 ‘자동화 연구실’팀이 객체 분할 분야 1위, 객체 검출 분야 2위를 수상했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해당 대회에서 입상한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전재욱 교수를 만나보았다.  

 

Q.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대학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전재욱입니다. 이렇게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인터뷰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대해 궁금한 점을 해소할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 대한 소개와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가지는 학문적 특성 및 매력에 대해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성균관대학교와 삼성이 2006년에 창설했습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전자전기 분야의 여러 신기술과 융합하여 첨단 반도체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선도하고 반도체 산업의 기술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수 있는 반도체 맞춤형 고급 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지금까지 첨단 반도체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새로운 시도와 개혁을 이루었고, 현재 최고의 반도체 분야 전문교육기관으로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상온에서 전류가 흐르는 도체와 흐르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로 빛, 전류, 전압, 순도, 열, 가공방법 등의 영향에 따라 그 성질이 다양하게 변합니다. 반도체는 오늘날 가전제품, 스마트폰에서부터 통신 네트워크 장비, 의료기기, 자동차, 선박, 비행기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모든 제품에 적용되고 있어서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인류의 생활과 문화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학습•추론 등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연산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AI 반도체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Q. 대학에서 전자전기공학을 공부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별도로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없었고 주로 전자공학과에서 여러 학문 분야 중 일부로 반도체 분야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분야 과목과 함께 반도체 관련 과목을 수강하면서 반도체 관련 지식을 쌓았습니다. 기존의 순차적인 방법으로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느리게 계산하지만, 병렬적인 방법으로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병렬 계산 구조 구현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어렵고, 새로운 병렬 하드웨어를 연구, 개발해야 합니다. 사람의 두뇌처럼 병렬로 계산하는 새로운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반도체의 매력이라 하겠습니다.


Q. ‘2020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온라인 콘테스트 자율주행 객체검출/객체분할 Challenge 대회에서 입상하셨는데, 그 대회가 뭔가요?

자율주행차량은 차량, 보행자, 이륜차 등 도로상의 동적 객체와 차선, 신호등, 표지판과 같은 객체를 제대로 인식해야 하며, 이를 위해 객체의 종류와 위치를 나타내는 검출과 각 객체의 영역을 구분하여 표시하는 분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자율주행 객체검출/객체분할 Challenge 대회는 동적 및 정적 객체에 대한 검출 정확도 성능을 평가하고, 동적 객체에 대한 객체분할 인지 정확도 성능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Deep Learning 인식 기술을 개발하여 객체분할 분야에서 1위, 객체 검출 분야에서 2위로 선정되었습니다.


Q. 교수님의 관심분야인 ‘Architecture of Real Time Vision System’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영상처리는 매우 많은 데이터를 읽고 계산해야 하는 계산 집약적인 작업입니다. 예를 들어 최신 스마트폰은 8K 해상도의 영상을 지원하는데, 이 영상에는 3,300만 가량의 화소가 있습니다. 기존의 순차적인 계산 방식으로 이렇게 많은 수의 화소를 읽어서 필요한 영상 처리를 하게 되면 사진 한 장을 처리하는 데에만 수십 초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빠른 속도의 영상처리를 수행하려면 기존의 순차적인 방식이 아닌 병렬로 영상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 설계가 필요합니다. 


‘Architecture of Real Time Vision System’ 분야에서는 빠른 속도의 영상처리를 수행하기 위해서 새로운 병렬 구조를 설계하고 이 구조를 FPGA라는 칩에서 실제로 구현하여 그 성능을 확인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카메라 2대를 이용하여 거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스테레오 매칭, 실시간 동작 인식, 실시간 얼굴 인식 등을 포함하여 여러 핵심 영상 처리와 관련된 병렬 구조를 설계하고 구현했습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새로운 AI 시대가 오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시간 동안 이동하는 자율주행차량의 생성 데이터 크기가 2TB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러한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모두 한곳에 모아서 처리하려면 네트워크 부하가 너무 커지게 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생성되는 곳에서 바로 처리하는 에지 컴퓨팅이 필요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여러 AI 알고리즘을 에지 디바이스에서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새로운 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연구 개발해야 하며, 이 Deep Learning 알고리즘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하드웨어 구조도 설계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사람의 두뇌처럼 보편적인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들과 반도체 분야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본교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반도체는 가장 먼저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분야라서 항상 배우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도체는 크게 시스템반도체 및 메모리 반도체 두 분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두 분야 모두 하드웨어(칩설계)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식을 겸비해야 합니다. 또한 전체 시스템 관점에서 큰 그림을 그리면서 각 기술을 최적화하여 새로운 반도체를 설계하는 전문가인 ‘시스템 아키텍트’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서는 인문학적인 소양도 키우기 바랍니다. AI 시대에 인문학적 상상력은 이전 시대보다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며, 모든 연구 개발은 결국 우리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