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잇는 목소리,
앵커 유다원 (무용학과 08)

  • 552호
  • 기사입력 2024.11.24
  • 취재 이다윤 기자
  • 편집 장수연 기자
  • 조회수 3074

뉴스는 세상 곳곳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목소리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의의가 있다.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는 그 뒤에 숨겨진 맥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노력한다. 이를 시청하는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세상을 이루는 다양한 목소리에 집중해 본다. 더 나아가, 세상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이렇듯 뉴스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뉴스와 시청자 사이를 잇는, 앵커로 활동 중인 유다원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무용학과와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한 유다원입니다. 아나운서를 꿈꿨던 대학생 시절을 지나 2013년 본격적으로 방송의 길을 걷게 됐어요. SBS를 비롯해 지역 민영방송으로 알려진 UBC 울산방송에서 아나운서로 일했고요. 이후 YTN으로 이직해서 앵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YTN


||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 신뢰의 다리를 놓는 아나운서

아나운서는 단순히 뉴스를 읽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정보 전달의 최전선에 서서 매일 전 세계의 소식을 자신의 목소리로 전한다. 때로는 방송국을 대표하고, 때로는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무게를 두고 신중히 전달하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책임감과 신뢰가 담겨 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단순한 전달자를 넘어, 시대와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나운서는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는 뉴스부터 매거진 프로그램이나 시사, 교양,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라디오 DJ, 교통, 날씨 등 전문화된 분야까지 폭넓은 업무를 담당해요. 결국, 어떤 프로그램을 맡더라도 그 방송국을 대표해서 시청자를 만나게 되는 거죠.

이렇게 아나운서가 방송국을 대표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시청자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아나운서는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대신 해소해 줄 수 있어요. 가령 한 분야의 전문가나 기자가 방송에 출연하면, 아나운서는 시청자의 관점에서 궁금한 것들을 대신 물어보거나, 시청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끌어내기 위해 질문을 해요. 그래서 아나운서는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라고 생각해요.


| 현재 YTN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NIGHT> 앵커로 활약하고 계십니다. 아나운서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업무 중 ‘뉴스 진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뉴스’라는 아나운서의 메인 업무를 절대 포기할 수 없었어요. 세계 각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체크하고 공부하면서 나를 단단하게 다지는 게 좋았거든요. 전 세계 주요 뉴스를 제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매일 비슷한 뉴스를 진행하면 지루하지 않냐는 질문도 종종 받아요. 그런데 세상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크고 작은 이슈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전달하는 뉴스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 매일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중립이라고 생각해요. 뻔한 답일 수는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잖아요. 아나운서는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룰 때가 많아요. 직접 글을 쓰는 기자나 작가도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시청자들은 앵커의 입을 거쳐서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앵커로서 이러한 부분을 더욱 신경 쓰려고 해요. 물론 앵커의 시선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순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순간에는 중립적인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들어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뉴스에 대한 판단은 소식을 접한 시청자가 직접 하는 것이고요.


|| 세상을 잇는 목소리, 중립의 무게

YTN의 메인 앵커로 활동 중인 그는 특히 뉴스 진행을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 아닌 “세상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과정”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중심에는 ‘중립’이라는 변치 않는 원칙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양한 의견과 사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하며, 시청자들이 스스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가 말하는 앵커의 직업의식은 신뢰와 책임감의 무게로 빛나고 있었다.



|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시절,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시기에는 늘 불안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언제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조급했고 ‘합격하더라도 내가 방송을 잘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어요.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극복할 방법은 오로지 연습뿐입니다!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실력을 갖추고 기본기를 다지면 불안함과 힘듦은 반으로 줄어들더라고요.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의 확고한 가치관대로 나아간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개성을 찾고 차별화를 이뤄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다원 동문은 이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아직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차별화를 위해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부터 들었어요. 스스로 저에게 맞는 이미지를 찾기가 어려워서 주변에 이러한 질문을 종종 하곤 했어요. 제가 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었던 대답은 신뢰감 있는 이미지가 어울린다는 것이었어요. 시청자에게 신뢰감 있고 지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려면 그만큼 아는 것도 많고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요. 이러한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지금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의 의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설렘만큼이나 불안이 가득하다. “내가 이 길을 잘 가고 있는 걸까?”라는 마음속 의문이 때때로 나 자신을 흔든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연습과 자신을 믿는 마음은 그 길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다.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여도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실패와 불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성실함은 나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매일 쌓아 올린 작은 노력은 결국 스스로를 지탱하는 큰 힘으로 돌아올 것이다.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필요한 건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용기가 아닐까.


| 아나운서로서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생방송 대처 능력과 성실함을 꼽고 싶어요. 저는 대학생 때까지 발레를 전공하면서 무대에 설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무대는 생방송과 참 닮았어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을 해야 할 때도 있어요. 그동안 쌓아온 무대 경험이 생방송을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이 생겼거든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성실함도 일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남들보다 속도가 느려 보이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아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가진 무기는 성실함과 꾸준함이라고 되뇌었어요.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나아가는 힘을 키우자는 것이었죠.


| 아나운서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하루하루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방송을 무사히 마쳤을 때인 것 같아요.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아요. 생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느껴지는 긴장감, 한 번씩 크게 찾아오는 압박감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해서 이 감정들을 이겨내고 뉴스 프로그램을 마쳤을 때 보람을 느껴요.

지금처럼 앵커 일을 할 때는 앵커가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기사를 쓰기도 해요. 제가 만든 앵커 리포트가 잘 방송됐을 때도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도 많지만, 방송을 무사히 끝냈을 때의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예요. 그래서 방송을 ‘끊을 수 없는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저에게 가장 힘이 되는 건 시청자들이에요.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이 건네는 “잘 보고 있다”는 말 한마디와 응원은 언제나 가장 큰 보람입니다.


| 아나운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친구들과 농담삼아 했던 말이 있어요. “아나운서계의 송해 선생님이 되자”였는데요. 최장수 MC로서 꾸준히 방송에 임하셨던 송해 선생님처럼 활동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시청자들을 오랫동안 뵙고 싶다는 마음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니까요.

때로는 주변에서 나를 흔드는 말이 들리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을 맞닥뜨릴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시청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시청자 곁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친근하고 따뜻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 끊임없이 나아갈, 아나운서로서의 여정

발레를 전공하면서 무대 위에서 쌓아온 경험은 돌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처 능력을 길러주었고, 오랜 시간 길러온 성실함은 불안했던 시간을 극복할 힘이 되었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생방송의 긴장과 압박 속에서도 그가 느끼는 보람은 단순하다.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시청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일. 일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는 지금도 “끊을 수 없는 중독” 같은 방송을 이어가며, 시청자 곁에 오래 남는 아나운서가 되기를 꿈꾼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현재 누리고 있는 대학 생활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에요. 확실한 목표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생 때는 많은 걸 경험해 보면 좋겠어요. 여행이나 대외 활동, 동아리 활동도 좋아요. 사회에 나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후회 없이 다양하게 해보세요. 소중한 대학생 시절을 행복하게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꿈을 향한 여정, 대학생 시절의 소중한 경험이 만드는 나

유다원 동문은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본인의 시야를 넓힐 기회를 소중히 여길 것을 권했다. 그의 말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목표가 아닌, 그 걸음 속에서 얻는 경험과 성장이다. 꿈을 향한 길이 때로는 불확실하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경험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그동안의 발자취와 현재의 모습을 연결 짓는 유다원 동문의 메시지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에게 울림을 준다. 결국, 꿈을 향한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나름의 가치가 있는 발걸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