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있는 도전의 세계로:
패션 의류 유튜버 '소신사장' 신민정 동문
- 574호
- 기사입력 2025.10.26
- 취재 김연후 기자
- 편집 김나은 기자
- 조회수 3077
불확실한 길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올까. 사실 도전은 용기가 갖춰진 상태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전함으로써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소신을 이어가는 도전이 곧 용기가 되고 또 다른 도전을 낳는다. 패션 유튜브 채널 ‘소신사장‘과 의류 쇼핑몰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신민정 동문은 성공에 있어서 도전과 소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답을 전한다. 오랜 시간 동안 그녀가 갈고 닦아온 소신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보자.
| 안녕하세요, 동문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신민정입니다. 현재는 구독자 약 85만 명의 패션 유튜브 채널 소신사장을 운영하고 있고, 동시에 18년째 의류 쇼핑몰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구독자분들께 나이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학번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 현재 의류 쇼핑몰 대표와 패션 유튜버를 겸업하고 계신데요. 해당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의류 쇼핑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의상학을 전공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현실적인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학부 시절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길이 생각보다 좁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휴학 기간 동안 낯선 동대문 공장에 직접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무작정 샘플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대학생의 패기를 좋게 봐 주셨는지 소량의 옷을 제작해 주셨고, 그렇게 자취방에서 시작한 아주 작은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10년 가까이 쇼핑몰을 운영해 오며 어느 순간 퍼스널 마케팅이 되지 않으면 이 일도 오래 지속되기 어렵겠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몇 년간의 고민 끝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저희 옷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채널을 열었지만, 매주 금요일마다 쉬지 않고 콘텐츠를 5년째 올리면서 어느새 구독자 85만 명을 보유한 대형 패션 유튜브 채널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 룩북 원조라는 타이틀을 갖고 계신 만큼 옷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이와 관련해서 들려줄 이야기가 있을까요?
룩북 콘텐츠는 빠르게,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패션을 전달하는 형식인 만큼, 최소 10착장에서, 많게는 20착장까지 촬영을 준비합니다. 서로 겹치지 않도록 다양한 스타일의 코디를 제안하다 보니 촬영 직전까지도 샘플을 들여오고, 코디를 조정하는 전쟁 같은 준비 과정이 매주 반복되고 있어요. 특히 저는 단순히 스타일링만 보여드리는 것이 아니라, 착장된 제품을 실제로 판매하는 쇼핑몰 운영자이기도 해서 기준이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예뻐 보이는 옷이어도 질이 떨어지거나 핏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절대 보여드리지 않아요. 이런 과정을 이미 구독자분들께서 인지해 주시고, 그 진심을 믿고 신뢰해 주시는 점이 늘 감사하고 큰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 룩북 콘텐츠를 처음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
퍼스널 브랜딩을 고민하면서 유튜브에 있는 패션 콘텐츠를 정말 많이 찾아봤어요. 그런데 제가 유튜브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패션 영상은 솔직히 너무 재미가 없었습니다. 제품을 홈쇼핑처럼 하나하나 설명하는 형식이 지루하게 느껴졌고, 패션에 원래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절대 클릭하지 않을 콘텐츠들이 대부분이었죠. 저는 그런 분들도 영상을 재밌게 보고, 자연스럽게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는 흐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룩북이라는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영상 속 저는 계속 움직입니다. 옷을 입고, 소품을 매치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 줍니다. 한번 시청을 시작하면 시선을 뗄 수 없게 되고 자연스럽게 판매로도 이어질 거라 믿었어요.
| 의류 쇼핑몰을 18년째 운영 중이신데, 쇼핑몰을 성공시키신 비결이 있나요?
제 쇼핑몰 이름이자 슬로건이 바로 ‘Be simple!’인데요. 그만큼 처음부터 저희의 정체성은 아주 명확했습니다. 누구나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는 기본에 가까운 옷을, 자주 돌려 입을 수 있도록 코디까지 함께 제안해 드리며 일상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드리는 것, 그게 저희의 목표였습니다. 한 고객님께서 상품평에 이렇게 적어주셨어요.
“돌고 돌아 결국엔 비이심플이다.”
잊고 있다가도 예전에 입었던 기본 아이템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쇼핑몰로 각인된 것 같아요. 기본에 충실한 옷일수록 핏과 소재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기에 그 부분에 특히 많은 공을 들여왔고, 그런 점이 아마 18년 동안 쇼핑몰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지 생각합니다.
| 쇼핑몰 비이심플과 유튜브 채널 소신사장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뜻이 있나요?
우선 비이심플(Be simple!)은 제 인생의 슬로건이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건 덜어내자, 인생을 단순하게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옷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세상엔 화려한 옷도 정말 많지만, 결국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손이 가는 건 심플한 옷이잖아요. 그래서 이름만 들어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네이밍으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신사장이라는 유튜브 채널명은 제가 유튜브를 시작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신뢰와 연결돼 있어요. 유튜버는 어떤 식으로든 제품을 노출하게 됩니다. 의도가 있든 없든, 협찬이든 광고든 특히 패션 유튜버는 피할 수 없는 일이죠. 이때, 소신 없이 아무 제품이나 선택한다면 시청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소신사장이라는 이름에는 제가 보여드리는 모든 제품은, 제가 소신 있게 선택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 어렸을 때부터 의류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저는 고등학생 시절, 용돈을 받으면 『보그(Vogue)』를 시작으로 그 당시 나오는 패션 잡지를 거의 다 사서 모을 정도로 패션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친구들 얼굴만 봐도 ‘이 친구에겐 이 패션이 어울리겠다’하는 이미지가 바로 떠오를 정도였고, 실제로 친구들의 패션이나 메이크업을 자주 컨설팅해 주며 학창 시절을 즐겁게 보냈어요. 사실 처음부터 패션을 전공할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하지만 수능을 치르고 나서 성적에 맞춰 학과를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상학과에 진학하게 되었고, 지금 돌아보면 그 선택 또한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 의상학과에 재학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졸업 작품전이에요. 당시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획기적인 기획을 했었는데, 그 기획을 담당 교수님께서 정말 좋아해 주셨던 기억이 나요.
다른 친구들은 울면서 포트폴리오를 고치느라 힘들어했지만, 저는 유일하게 별다른 피드백이 없었던 학생이었죠. 아마도 친구들이 잘 팔릴 예쁜 옷을 만들었다면, 저는 조금 더 실험적이고 유니크한 옷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년에는 성균관대 의상학과 마지막 패션쇼에 초대받아 MC까지 맡게 되었는데요. 그 경험 덕분에 더욱 뜻깊고, 오래 기억에 남게 될 것 같습니다.
| 대학을 막 졸업한 이후에 창업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창업에 도전하면서 힘들었던 일이나 보람찼던 일이 있을까요?
그 당시엔 지금처럼 유튜브나 창업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모든 게 막막했던 것 같아요. 어디서 옷을 만들어야 하는지도 몰라서 그냥 공장이 있을 법한 동네를 찾아다니며 문을 직접 두드릴 정도였죠. 그렇게 어렵게 소량의 옷을 만들어 판매했는데, 첫 제품이 하루 만에 완판되었던 그 희열이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게 하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그 이후 전 재산을 쏟아부어 겨울 코트를 생산했는데 결국 제품 불량으로 전부 날려버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사업을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일이었지만, 그땐 제가 너무 어려서 3일 동안 침대에서 울었던 기억도 있어요. 20대 시절엔 또래 친구들을 직원으로 채용해서 함께 일하며 정말 재미있기도 했고, 한편으론 미숙한 탓에 상처도 많이 받기도 했어요. 돌이켜 보면 그 모든 순간이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고, 그 시절 흘렸던 땀과 눈물이 지금의 저를 단단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 앞으로 새롭게 해보고 싶은 혹은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의 가장 큰 목표는 크리에이터로서 평생 일하는 것입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순간도 많지만,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은 매번 좌절과 성취를 반복하게 하면서도 살아갈 동기를 부여해 주기 때문이에요. 동시에, 지금 운영 중인 쇼핑몰 외에도 패션 브랜드 '아뎁트(Adepte)'를 새롭게 시작했고, 앞으로는 향수와 화장품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브랜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재학생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많은 걸 경험하세요. 사람을 많이 만나고, 도움을 청하세요. 실패는 자산입니다. 현실이 막막하더라도, 무언가를 하세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꾸준함이 무기입니다. 돌이켜 보면 취업을 못 하고, 사업이 안 되고, 힘든 일이 몰려와 주저앉고 싶을 때, 그때가 변화의 기회였던 것 같아요. 힘듦의 무게만큼 성장한다고 믿고, 성장을 목표로 삼으며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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