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과를 졸업한 유튜버, 미키 서 동문

  • 400호
  • 기사입력 2018.07.28
  • 취재 구민정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대학에 막 입학한 새내기들은 저마다 가슴 속에 벅찬 꿈 하나씩은 꼭 품고 있다. 심장이 간질거릴 만큼 설레는 대본을 써보고 싶은 예비작가도,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을 따듯하게 품고 싶은 미래의 가수도 있다. 그러나 반짝이던 꿈들은 애석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빛을 잃어간다. 현실의 벽에 치이고, 주변인들과 사회의 시선과 편견에 한 번 더 치인다.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길을 걸어보고자 하는 이에게는 힘찬 응원이 아닌 삐딱한 비아냥거림만 돌아오는 사회에 사는 우리는, 직업을 고를 때조차 남들 눈치 보기에 바쁘다. 그런데 여기, 대부분 사람들이 택한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보기 드물게 용감한 사람이 있다. 오늘은 우리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유튜버로 활동 중인 서재영(경제 10) 동문을 만나보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 사는 인생이니까요.” 서재영 동문에게 어떻게 유튜버가 될 결심을 했는지 물었을 때 가장 먼저 돌아온 대답이었다. 진지한 그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차 있었다. 그는 어떠한 편견도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동남아에 가서 장사를 하는 일이든, 창업이든,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아가던 그에게 유튜브(YouTube)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이와 배경을 불문하고 무엇인가를 창작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정말 많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는 20대 중후반의 사람들이나, 혹은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단지 창작을 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가장 열려있던 곳이 바로 유튜브였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데 있어서는 활동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중요하지 않았고, 학연과 지연도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카메라만 있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창작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서재영 동문은 이런 점에 매료되어 망설임 없이 유튜브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유튜버로서 꾸준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서재영 동문의 유튜브 채널 “Mickey Seo”에는 일상생활을 담은 브이로그(vlog)가 가장 많고, 여행을 기록한 영상도 있고, 짧은 기획영상들도 있다. 다양한 주제와 소재들을 다루는 그의 채널을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지 직접 물어보았다.


“제 채널은 평범하게 취직을 하지 않고 영상을 만들기로 한, 주변인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 어떻게 인생의 난관들을 헤쳐 나가는지에 대한 과정을 담은 영상들을 다뤄요. 채널 이름이 미키 서(Mickey Seo)인 이유도 결국 채널이 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원래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채널 이름은 “혜화 강아지”였어요. 인기 유튜버 “영국 남자”에서 착안한 이름인데, 저는 ‘혜화동에 사는 강아지’라는 의미를 담아 제가 사는 혜화를 영상에 많이 담고 싶었거든요. 근데 점차 “혜화”라는 지역에 국한되기 보다는 나와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영상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키 서”로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미키”는 어릴 적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영어 이름인데, 성인이 되어서도 글을 쓰거나 창작활동을 할 때 필명이나 예명으로 쭉 써 오던 것이 이렇게 유튜브 채널 이름으로도 쓰이게 됐어요.”


미키 서의 채널에는 “가장 아끼는 영상(My Favorites)”이라는 재생 목록이 있다. 본인이 아끼는 영상을 모아둔 목록인데, 그 중에서도 특별히 마음에 드는 영상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제일 아끼는 영상은 “인스타그램 보라고 만든 영상”이라는 이름의 영상으로, 제가 생각하는 인스타그램의 단점들을 비유를 통해 꼬집은 영상이에요. 유튜브라는 공간의 특성상 마냥 작품성이 뛰어나고 수준 높은 영상을 만든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봐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유튜버로서 영상의 퀄리티를 높일 것인지, 아니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만할 영상을 만들 것인지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고 저울질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 보라고 만든 영상”은 이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는 영상인 것 같아 특히 애착이 가요.


서재영 동문은 네이버 티비캐스트에도 자신의 영상을 연재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한 순간부터 저는 영상 제작자의 삶을 살게 됐다고 할 수 있는데요. 유튜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영상 제작을 하기에는 활동 영역이 너무 협소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 고민을 이어오던 와중에 마침 네이버 여행플러스에서 네이버 전면페이지에 제 영상을 연제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여행플러스 영상피디님이 제 구독자시고 제 영상을 줄곧 재미있게 봐오셔서 저를 추천해주셨다고 해요. 처음엔 마냥 신이 났어요. 흔치 않은 좋은 기회니까요. 지금은 누군가가 운영하는 비즈니스, 누군가가 발행하는 잡지에 내 영상을 올린다는 생각을 하며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네이버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학교에 입학해서 공부하는 데 시간을 가장 많이 썼어요. 사실 가장 빛나고 소중한 젊은 시절을 공부하는 데 쓰는 건 결국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한, 미래에 대한 투자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공부하고 노력해온 것들을 모두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버리려니까 많이 아까웠죠. 그런데 그것보다도 저를 훨씬 힘들게 했던 건,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데서 오는 외로움이었어요. 내 주변 사람들이나 동기들은 모두 내가 생각해왔던 직장에 취직을 하고, 하다못해 친한 친구들과 밥 한 끼를 먹더라도 결국은 취업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나 혼자만 다른 길을 걷는 것에 대한 불안함, 그리고 부담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런 스트레스 속에서 스스로 위축되다 보니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유튜버를 직업으로 삼을 거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없었고, 그저 취미로 하는거라고 둘러대기 급급했죠. 그 때는 제 채널에 영상도 한 두 개 밖에 없었고, 구독자도 스무 명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아서 당당하게 내세울 것도 없었으니까요. 밤마다 혼자 비를 맞으며 걷는 꿈을 꿀 때도 있었어요.


극복은 생각을 전환하면서 자연스럽게 한 것 같아요. 누구나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가장 바닥부터 시작하고,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 수준까지 나아가기 위한 시간은 필요하잖아요. 저 역시 눈앞에 주어진 일들을 차근차근 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유튜버를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는 날이 반드시 올 거라고 믿게 됐어요. 그리고 그렇게 믿은 순간부터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생겼고, 더 이상 주변사람들에게 숨길 필요도 없어졌죠.


사실 우리가 지금 보호받고 있는 학교라는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벗어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는 건 많은 용기와 조언을 필요로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 또한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서 유튜버가 될 용기를 얻었듯, 자신만의 길을 걷고자 하는 다른 성대 학우들에게도 제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과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