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학과 윤비 교수

  • 406호
  • 기사입력 2018.10.26
  • 취재 구민정 기자
  • 편집 주희선 기자

제곱근의 의미나 부정사의 형용사적 용법을 이해한 게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으니까 원래부터 공부에 흥미를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대신 책을 읽거나 시 쓰고 음악 듣는 것을 다른 학생들보다 좀 더 좋아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공부는 하다보니까 재미있었고, 그래서 좋아졌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다양한 사회 이론과 정치사상에 관심이 생겼다. 흥미를 가지고 서양 학자들의 사상을 공부하다보니, 문득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기 보다는 나 스스로가 그들의 공부를 해보는 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오른 독일 유학길에서, 그는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 독일어와 라틴어를 섭렵했다. 정치학, 사학, 문학과 도상학까지 학문에 경계를 두지 않으며 폭넓은 연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공부해 온 모든 지식을 학생들과 나누기 위해 우리학교 교수가 되었다. 오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연구를 이어가고 있을, 학문을 대함에 있어서 언제나 가슴 뛰는 열정을 느끼는 진정한 학자, 정치외교학과 윤비 교수를 만나보았다.


윤비 교수의 수업


윤비 교수는 다양한 현대 정치 사조를 소개하는 수업인 정치이데올로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키아벨리와 같은 인물들의 사상을 배워보는 서구정치사상사를 가르친다. 그 외에도 서양사에 대한 기본지식을 보충해주고 학생들의 교양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업인 유럽정치사와 서구정치사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영어로 진행되는 국제어 수업에서도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영어로 소통하고 글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을 보며 항상 발전하고 성장하는 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윤비 교수는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고려해 매년 수업 커리큘럼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또, 그는 원전(原典)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학부 시절에는 자잘한 논문들을 많이 보기 보다는, 옛날 사상가들의 원전을 그대로 읽어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치외교학과의 전망


“정치외교학과라는 전공이 학생들의 직업적 전망과 완전히 일치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다고 해서 무조건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되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학생들이 전공 지식을 각자의 분야에서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정치외교학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회 현상들을 정치에 초점을 맞춰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학문이거든요. 우리 사회에 정치가 개입하지 않는 부분은 없으니까요. 이렇게 정치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힘과 능력이 학생들에게 좋은 밑거름으로 작용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외현재에 관하여


윤비 교수는 우리학교 ‘외현재’의 지도교수이다. 외현재는 어떤 기관인지, 그리고 외현재에 입실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직접 물어보았다.

“외현재는 우리 대학에서 국립 외교원 입교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수험 생활을 지원해주기 위해 설립된 일종의 후원 단체에요. 입실을 허락받게 되면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 인터넷 강의와 같은 자료들 및 기타 필요한 지원을 받게 됩니다. 올해 외교관후보자선발시험에서 우리 학교 학생들 6명이 합격하면서 전국 2등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는데요. 가끔 동료 교수님들이 “어떻게 지도를 했어요?”라고 저에게 물어볼 때도 있어요. 지도교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우리학교 학생들의 합격률이 높아진 이유는 특별한 지도가 있었기 때문은 절대 아니에요. 학교의 관심, 후원,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끈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외교관에 뜻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균형잡히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고 이를 조리있게 표현하는 것이 결국 모든 시험의 핵심이니까요. 그리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질이 뒷받침 되어야겠죠? 학부생으로서 이러한 자질들을 기르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지만 최선의 방법은 학부 수업에 충실해지는 거예요. 수업 시간에 제출하는 리포트도 성심성의껏 써보고, 원서들을 요약하는 힘도 길러보고, 전반적인 사회 현상들을 분석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외현재 역시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전 개인적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이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들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조금 안타까운 건, 미래에 한 사회의 리더가 될 우리 학생들의 관심사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거예요. 당장 어떻게 공부해야 더 높은 학점을 받을지, 어떤 과목을 공부해야 자신에게 유리할지와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들이 요즘 학생들의 최고 관심사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학생들이 조금만 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더불어 자신만 신경 쓸게 아니라 타인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모든 학생들이 자신들의 행복을 찾길 바라요.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선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직업을 얄팍한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삼고, 남에게 인정받기 위한 도구로 삼는 순간 그 직업은 본인에게 치명적인 화살이 되어 돌아올 거예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선, 단순히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요.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 잘하는 사람만이 최고가 될 수 있겠죠.  ‘정말’ 잘하기 위해선, 결국 자신이 하는 일을 미치도록 좋아해야 합니다. 생각만 해도 벅차오르고, 가슴 뛰는 일을 찾아보세요. 그래서 행복해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