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능성을 염두하고 도전하라, 한경진 아나운서

  • 448호
  • 기사입력 2020.07.28
  • 취재 정민석 기자
  • 편집 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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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인물포커스에서는 연기예술학과 06학번 한경진 아나운서를 만나보았다. 한경진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주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전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앵커, 리포터 등 방송과 관련해서 많은 경험을 쌓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었다. 한경진 아나운서가 어떻게 뉴스·방송 계열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인터뷰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Q. 기상캐스터를 시작으로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

취업시기에는 아나운서를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전국 3사를 목표로 하고 있었고, 이를 이루고자 여러 방송경험을 쌓던 중 광주 KBC 아나운서와 YTN 기상 캐스터에 합격하였다. YTN이 사이언스 TV, 라디오, DMB 등 다양한 계열이 있고 방송 기회와 경험을 쌓기에 더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YTN 기상캐스터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Q. 많은 학생들이 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를 꿈꾸고 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언론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나운서 방면으로의 공채 과정 자체가 상당히 어렵다. 기본적으로는 학점, 한국어능력시험의 등급, 토익 3가지를 열심히 챙겨야 한다. 또한 올바른 우리말을 구사하고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는 자신만의 톤을 찾고, 전달력을 위해 발성과 정확한 발음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 아나운서는 뉴스, MC, 현장리포팅 등 기본기를 다져야 하고, 기상캐스터는 날씨 관련 용어와 전반적인 기상정보 틀을 알고 있어야만 시험에 응시할 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Q. 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 업무 중에 인상 깊었던 기억

YTN 기상캐스터로 5년 반 동안 활동하면서 날씨가 심상치 않은 날이 매우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5년 만에 최강 한파였던 날이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살을 에는 추위였다. 그날을 위해 보온내복, 털모자, 귀마개, 목도리, 털부츠 등 굴러갈 정도로 껴입었지만 방송 전 10분의 스탠바이 중 극한의 추위에 온몸을 떨다가 그만 얼어버렸다.

추위의 정도를 보여주기 위한 생수통과 캔커피도 순식간에 꽁꽁 얼어버렸고 방송 직전에 핸드폰이 추위 때문에 전원이 꺼져 원고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많이 당황했지만 정신력으로 간신히 방송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앞이 아찔하다.


Q. 뉴스와 관련된 직종의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시청자에게 항상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고 알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여러 돌발 상황 속에서도 방송사고 없이 관련 정보들을 알리는 것은 방송인의 기본자세이자 책임감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방송 경험이 지속적으로 쌓여도, 언제나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아나운서나 기상캐스터 외에 여러 홍보대사도 역임했는데, 홍보대사와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NGO 국제문화교류기구 ‘더 프레즌트’ 홍보대사로 활동했을 때 3년 동안 베트남으로 문화 교류 봉사활동을 갔다. 사회주의 공화국으로는 이례적으로 국영방송에서 한-베 문화 교류 콘서트를 진행했고, 생방송 MC를 맡았다. 방송을 시작하기 전 갑자기 전기가 단절되기도 하고 방송 시간이 30분 앞당겨지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지만, 베트남 현지 MC와 호흡을 잘 맞춰 방송을 성공리에 끝냈다. 그때 보았던 베트남 시민들의 맑은 웃음 덕분에 당시의 기억이 생생한 것 같다.


Q. 성대를 다니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는지

국립극장에서 ‘토끼와 자라’라는 작품을 해낸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린이 연극이라는 점 때문에 콘셉트 자체가 밝고 귀여웠다. 당시에 모델 활동을 하고 있어서 각양각색의 옷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 옷들을 캐리어에 가득 담아 동기들에게 직접 의상으로 제공하고 헤어 및 메이크업도 해주었다. 머리에 각자의 캐릭터를 그려 어떤 역할인지를 보여줘야 했는데, 어릴 때부터 미술을 했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공연 중에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Q. 많은 후배들이 진로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떠한 조언을 해주고 싶은가?

우선 처음부터 진로를 한 가지로 설정하는 것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한 많은 기회에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에게 어떤 일이 잘 맞고 성취감이 큰지를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일에 도전했다가 좌절해서 포기하고 또 다른 진로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말길 바란다. 그 시간을 버린다 생각하지 말고 인생이란 긴 항로에 꼭 필요한 빵과 포도주처럼 소중한 경험이 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희망은 정신없이 달릴 때 나도 모르는 새 다가온다고 한다. 후배 여러분 모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


한경진 아나운서는 다른 동기들보다 늦은 시기에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 시절에 준비했던 발성, 발음, 연기에 대한 기본기가 아나운서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기상캐스터, 아나운서, 앵커, 리포터, 기타 홍보대사 등 여러 부문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끝으로 한경진 아나운서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전하면서 기사를 마치려 한다.



“우리 후배들이 온전히 대학 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진로 고민에 스펙을 쌓기 위해 정말 바쁘게 보내는 것 같다. 본인 또한 졸업 전에는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방황하곤 했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 보면, 대학 생활이 다시는 오지 않는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때인 것 같다. 이해관계라는 사회의 때가 묻기 전에 대학 친구들과 진심으로 사귀고 마음껏 사랑하라고 해주고 싶다. 비록 현실이 어둡고 좁은 동굴 같아 답답하겠지만 대학 시절에 경험했던 그 모든 순간이 결국 사회에 나와서 나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보석이었음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지금 후배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