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사랑이 찐찐찐인, 경제학과 김광수 교수

  • 453호
  • 기사입력 2020.10.13
  • 취재 정민석 기자
  • 편집 정세인 기자

경제학에 관심이 없어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누구나 한 번씩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한 용어이며 동시에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대표 학자이다. 성균관대 경제학과에는 국내에서 유일무이하게 애덤 스미스만을 30년 넘게 연구한 교수가 있다. 바로, 2020년 제 65회 대한민국 학술원상 사회과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광수 교수이다. 저서 <국부론과 애덤 스미스의 융합학문>의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았고, 융합적인 방법과 여러 접근법에서 연구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번호에서는 애덤스미스의 ‘찐덕후’ 김광수 교수를 만나보았다.


Q. 이번에 수상한 대한민국 학술원상은 어떤 상인가?

대한민국 학술원상은 국내 학술연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견인하기 위해 독창적인 연구업적을 이룬 학자에게 수여되는 권위 있는 상이다. 이번 수상에서 본인은 애덤 스미스와 경제사상사 연구라는 학문 분야에서 3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것에 대해 인정을 받았다. 학자로서 최고의 영예이며, 성균관대학교 동문으로는 해당 분야에서 처음 명성을 드높여 특별히 더 기쁘고 감사하다.



Q. 수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21세기는 전문화된 한 가지 학문분과로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18세기 영국의 스미스는 경제학은 물론 신학, 윤리학, 법학, 정치학, 자연철학, 수사학에 능통한 도덕철학자였다. 오늘날 사회와 학계에 꼭 필요한 융합교육의 탁월한 모델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세기에는 대표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예시를 들어, 스미스가 무조건적 자유방임주의자라고 왜곡되었다.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 오랫동안 매달렸고, 그 결과 스미스의 사회정치철학을 ‘자유’와 ‘협력’을 함께 지향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로 바로잡았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국부론과 스미스의 융합학문>에서 경제, 법, 정치, 제도, 문화 등 도덕철학에 관한 스미스의 사상을 융합접근법으로 연결했다. 아마도 학술원이 여기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Q. 수많은 경제학자들 중에 애덤스미스에 대해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나 원인이 무엇인가?

대학원생 시절에는 경제사상가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적어 희소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스미스는 경제학의 선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심화연구가 부족했다. 이 점이 1980년대 말 글래스고대학에 유학을 간 이유기도 한데, 유학 초기 중요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글래스고대학은 스미스의 모교라 해외방문교수가 많다. 초기 토론 모임의 일본 교수가 자국에는 200여명이 스미스를 연구한다고 과시했고, 뒤이어 부끄럽게도 한국에서는 스미스 전문연구자가 몇 명인지를 되물었다. 이 사건을 겪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나라도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그때 다짐한 각오가 외길 인생의 동력이 되었다.


Q. 여러 고전 경제학자들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은 무엇인가?

근래 교육계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담론 중 하나는 인문학,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의 상호 소통과 융합학문화에 대한 것이다. 제 4차 산업혁명의 본질도 궁극적으로는 융합(hybrid)이다. 이러한 점에서 고전읽기는 융합학문의 연구와 교육에 유용하다. 저명한 역사학자 카(E.H.Carr)가 시사했듯이, 학문의 유용성은 역사연구와 고전읽기에서 배가 된다. 고전연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이며, 보편성 속에서 미래의 대안을 찾도록 권고하기 때문이다. 요즘 실증연구가 풍성해도 역사적, 사상적 기반을 제공하는 고전공부에 무심하다면 그 토대가 무너지기 쉽다. 본인도 우리 대학에서 <경제학의 고전과 현대적 이슈>를 교양수업으로 운영하는데 재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하다. 이 수업의 취지 또한 학생들에게 고전을 활용해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하는 힘과 여러 분야를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Q. 앞으로의 연구방향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스미스의 도덕철학과 융합 학문의 관점에서 보면, 그 진실에 대해 미진한 부분이 아직도 많다. 이 부분을 바로잡고 진실을 채우는데 더욱 매진할 생각이다. 게다가 2026년은 <국부론> 출간 250년을 맞는 해로, 세계적인 기념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이에 발맞추어 일반 대중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국부론> 번역을 내놓을 예정이다. 동시에 <국부론>에 관한 고전읽기가 수월해지도록 새롭고 풍성한 해설 책자를 별도로 출간할 계획이다.


Q.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여러 부분에서 영향을 주었지만특히 실물경제나 금융경제에 정말 많은 타격을 준 것 같다경제학과 교수로서 언택트 사회에서의 경제학은 어떠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는가?

심리학자 매슬로가 지적했듯이 생리적, 물질적 욕구의 충족은 인간에게 가장 필수적이다. 이 점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사회는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초래했다. 역설적으로 이 현상은 상식적 사회협력과 통합이 왜 중요한가를 체감하도록 만들었다. 경제학은 생존과 번영을 갈구하는 인간심리에 기초해서 일상생활의 물질적 순환 문제를 설명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분야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강조되는 효율성의 가치뿐만 아니라, 공존, 협력, 안전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치학, 법학, 사회학, 윤리학 등과의 협업이 훨씬 더 필요할 것 같다.


Q. 경제학을 공부하려는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경제학 공부는 무엇보다도 학생 자신의 미래역량을 높이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주변의 행복과 후생을 위해 남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공부를 했으면 한다. 현대경제학의 선도자인 케임브리지 대학의 알프레드 마셜은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가슴(cool head, warm heart)” 이라며, 현실에 관한 엄밀한 분석이 한층 빛을 발하는 것은 인류의 행복을 위한 동감적인 대안으로 고민할 때에 있다고 하였다. <논어>에서도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서는 돈이 많고 지위가 높음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김광수 교수는 그 누구보다 애덤스미스에 대해서 잘 알고, 그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학자였다. 30년 동안 하나에 몰두하는 것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지만, 김광수 교수는 이를 해냈으며, 앞으로도 스미스에 대한 연구에 더욱 정진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학술원으로부터 인정받은 연구 결과는 천편일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융합과 창조의 시각에서 바라본 애덤 스미스의 종합판이었고, 이는 성대 학생들에게 창조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주기도 한다. 또한 김광수 교수가 강조한 ‘냉철한 이성과 뜨거운 가슴’은 경제학도를 넘어서 학업을 하고자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