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장학재단 공모전 건축부문 대상
건축학과 유익한&류지현 학우

  • 508호
  • 기사입력 2023.01.24
  • 취재 송유진 기자
  • 편집 김희수 기자
  • 조회수 4811

‘자신을 믿고 도전 GO!’


2022년 7월 19일부터 약 6개월간 ‘테크놀로지가 바꿔가는 새로운 미래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주거 건축’을 주제로 제3회 계룡장학재단 공모전이 진행되었다. 전국 76개 대학 총 132개 팀이 출품한 가운데 팀 유류고가 당당히 건축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앞으로 도전을 이어갈 유익한, 류지현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유익한) 안녕하세요. 건축학과 17학번 유익한입니다.

(류지현) 안녕하세요. 건축학과 16학번 류지현입니다.

팀명 유류고는 저희의 성(유익한, 류지현)을 따서 만든 명칭입니다. 유류고는 ‘군대에서 기름을 보관하는 창고’를 지칭하는 단어인데 이번 공모전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을 잘 비축하고 활용하자는 의미에서 지었습니다. ‘유익한 류지현 GO!’라는 뜻도 있고요.


Q. 이번 제3회 계룡장학재단 공모전 건축부문 대상자로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듣고 싶어요.

(유익한) 결과물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 대상까지 받을 줄 몰랐어요. 휴학하는 동안 3개의 공모전에 참가했는데 마지막 공모전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어서 건축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생긴 것 같습니다.


(류지현) 인터뷰하니 이제 수상한 게 실감이 나네요. 1차를 통과하면 유현준 건축가분께 직접 크리틱을 받아볼 수 있고 중간 크리틱을 통해 기존 작품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 특별했습니다. 그만큼 긴 시간을 투자해야 했던 공모전이라 걱정이 많았어요. 중간에 아이디어도 많이 바뀌었고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그 변화들이 ‘발전’이었다는 걸 인정받아 기뻤습니다.



Q. 어떠한 계기로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셨나요? 

(류지현) 저는 상반기에 ‘교환학생 다녀오기’, 하반기에는 ‘공모전 참여하기’로 2022년 계획을 세웠어요. ‘건축을 계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약해진 상태에서 공모전에서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서진 않네요. 익한이는 17년도에 같이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하면서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마침 휴학 중이어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Q. 3회차 공모전의 주제는 ‘테크놀로지가 바꿔가는 새로운 미래,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주거 건축’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수상작에 대한 설명 부탁드려요.

저희는 기술의 발달이 앞으로의 업무를 ‘선택과 창조’ 중심으로 바꾸고 업무 공간의 제약이 없어질 거라 가정했어요.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대형 사옥을 짓기보다 개인에게 업무용 자율주행 차량을 배포할 거로 예측했습니다.

 ▲ 집 안에 차량이 결합된 형태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차량 업무 공간과 주거가 결합할 필요성이 높아져요. 그래서 기존의 아파트형 주거에 차량 엘리베이터를 결합해 집과 차량이 연결되는 형태를 설계했어요. 또 건축 과정에서 집 전체가 모듈화되어 이 차량 이동 통로를 통해 운송되는 방식을 생각해냈습니다. 큰 구조체 위에 조립되어 있던 부엌, 거실, 화장실, 안방들이 각각 자율주행 차량을 통해 운송되는 거죠. 이 방식을 통해 현재 건축방식이 야기하는 환경문제들을 줄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모듈화된 욕실, 부엌 등은 플랫폼에서 거래될 수 있고요.


건물이 분리된 후, 이동하여 새로운 위치에서 조립되는 모습


이 설계로 삶의 질을 높이고 현재 대한민국 사회가 가진 주거 측면의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집을 한 칸 한 칸 구매하면서 점점 내 소유의 집을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 가능해지는 거죠.

*더욱 자세한 건축 설명은,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아카이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익한) 같이 만나서 모델을 만들었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가람 문구에서 필요한 재료들을 사느라 3시간 동안 50만 원어치를 flex 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류지현) 저는 유현준 교수님을 만난 일이 기억에 남네요. 제가 굉장히 팬이거든요. 책, 유튜브도 다 보고 강연에 가서 사인도 받았어요. 제 설계 방식도 유현준 교수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답니다. 대상까지 탔으니 성덕이라고 해도 되겠죠? 익한이랑 같이 모델을 설계한 일도 기억에 남아요. 온 집안에 플라스틱 조각이 널려서 난장판이 되었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같이 살던 동생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Q. 공모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익한) 아무래도 공모전은 학교 강의와는 다르게 주변에 크리틱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사고의 틀에 갇히기 쉬운 것 같아요. 그래서 한 번쯤 멀리서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죠.  새로운 돌파구를 발견하기 위해 의견이 갈릴 때는 충분한 토의가 필요해요.


Q. 건축 분야를 꿈꾸는 학우들에게 전달해줄 팁이 있으신가요?

(유익한) 학생들이 학창 시절에 좋은 건축물을 경험하기 쉽지 않아요. 좋은 건축물을 찾아가서 많이 느낄수록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사고의 폭이 훨씬 더 넓어지는 것 같아요. 찾아가기 어렵다면 유튜브나 건축 사이트를 통해 간접 체험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죠.


(류지현) 건축 공부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체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건축’에는 인문학적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뜯어보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선배님께서 해 주신 말씀인데, 워터파크 안 가 본 사람이 가 본 사람보다 그 디자인을 잘할 수 없어요. 건축을 꿈꾼다면 여기저기 많이 기웃거리고 다니면서 기록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 하나를 고른다면 무엇일까요?

(유익한) 확고함. 어릴 때부터 호불호가 강했던 것 같아요. 제가 할 필요성이 없다고 느껴지면 과감히 버리고 다른 걸 도전한다든지… 물론 이게 단점이 되기도 하죠.


(류지현) 쾌락주의자. 삶을 재미로 채우려 노력하는 거 같아요. 시간 허비도 많이 하지만 나중에는 열심히 하도록 만드는 동력이 되어 주기도 하네요.


Q. 지금의 꿈을 찾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하셨나요? 

(유익한) 저는 학교 ‘설계 수업’에서 제가 하고 싶은 설계를 해왔던 것 같아요. 쉬운 설계를 하고 완성도를 높여도 되지만, 저는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마감 난이도를 조절했어요. 마감에 실패해도 저 자신만의 설계 색이 조금씩 생기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앞으로는 마감까지도 꼭 성공하고 싶네요.


(류지현) 제 꿈은 거창한 것 없이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공간 디자인을 하면서 살기’ 입니다. 애초에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사람은 아니에요. 반포 한강공원에 파빌리온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고, 디자인과와 연합동아리를 꾸려서 전시도 보고, 좋은 친구들의 제의로 건축학과 학생회 부회장을 하기도 했어요. 최근에는 교환학생으로 뉴욕주립대에 다녀왔습니다. 이것들이 온전히 제 노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곁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과 활동하며 내가 뭘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그걸 바탕으로 꿈을 찾으면 되는 것 같아요.


Q. 좌우명이나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구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익한) 저는 솔직히 좌우명이나 다른 사람의 자서전에는 관심이 없어요.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답은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도움이 되었던 건 잠을 충분히 자는 겁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땐 잠깐 잠을 자보면 좋은 것 같아요.


(류지현) 깨지고 부서져라. 저는 원래 ‘도전’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스스로를 도전으로 떠밀었던 것 같아요. 그게 잘 안될 때도 있지만 부서지고 다시 채워 나가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 혹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유익한) 올해 2학기 교환학생으로 가서 더 넓은 세상에서 천천히 고민해 보려고요. 단기적인 목표라면 체력을 좀 더 기르고 싶어요. 건축학과 4학년 1학기가 매우 과제가 많다고 정평이 나 있거든요.


(류지현) 단기적으로는 좋은 곳에 취업하고 싶어요. 아직 건축회사에 지원할지 게임 회사에 지원할지 정하지는 못했지만요. 기회가 된다면 메타버스 분야의 가상공간 디자인에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에 자주 느끼는데 성균관대를 나와서 성공적인 사회 진출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저희가 공모전 대상을 받긴 했지만 꾸준히 연구하던 학생들일 뿐이지 엄청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거든요. 우리 학우분들도 더 자신감을 가지고 다양한 외부 활동들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