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The last tear

다큐멘터리 영화 The last tear

  • 332호
  • 기사입력 2015.09.30
  • 취재 이윤호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10593

위안부 다큐멘터리 영화 "The last tear"에서 사진가와 협력피디로 활동하고 있는 김규식(유동10)학우를 만나보았다. 사진으로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언론인이 꿈이라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The last tear"는 미국 재미교포인 크리스토퍼 H.K.Lee 감독님의 “Fading away" 프로젝트의 4번째 시리즈에요. 한국 전쟁 참전 용사인 감독님 아버지의 유물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전투복을 보고 한국의 역사에 관심을 두게 돼서 프로젝트를 시작하셨다고 해요. 한국에 잊혀가는 역사를 살펴보되 역사적인 큰 모습 위주가 아니라 개인을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했어요. 그 4번째 시리즈로 위안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The last tear“라는 제목으로 영화도 만들고 사진집도 같이 출판하는 프로젝트로 세계 각국의 대학생들이 참여해서 이루어졌어요. 위안부를 주제로 만들어진 많은 영화들을 보면 대체로 정치적 색채가 짙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정치적 색채를 최대한 줄이고 할머니들의 삶을 많이 담으려고 했어요. 여러 시민단체들 통해서 할머니들을 만나 뵙다가 경남 남해에 계신 박숙이 할머니를 만나서 영화를 진행하게 됐어요.



지인을 통해서 공모전 소식을 처음 들었어요. 사진을 좋아하면서 역사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라는 모집대상을 보고 지원 하게 됐어요.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직접 면접을 보고 여러 절차를 걸쳐서 선발됐어요. 유학동양학과를 전공하면서 동아시아 철학을 공부해 온 게 사진 작업을 할 때 남들과는 다른 접근을 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뽑히고 나서 팀원들이 선발 면접이나 사진에서 보이는 저의 태도나 말 한마디 하나하나가 되게 좋았다고 해주더라고요.



영화 촬영에 필요한 곳들을 찾아서 많이 옮겨 다녔어요. 특히 중국과 대만에 촬영차 많이 갔는데 그곳에는 위안소가 그대로 남아있거든요. 국내에서는 매주 수요일에 일본 대사관에서 하는 행사도 가보고 광주 나눔의 집에도 방문했어요. 직접 찾아가 보고 공부도 하면서 영화를 작업해나갔어요. 5월 1일부터 촬영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어요. 사진 촬영하는 작업은 끝났고 영화 상영과 사진집 second print 제작관련해서 작업하는 중이에요.



영화를 작업하면서 시민단체들이 그 단체끼리 사이가 안 좋은 모습을 봤어요. 힘을 합해도 모자라는 상황인데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올해 광복 70주년이라고 방송사에서 할머님들을 취재한다며 굉장히 힘들게 하더라고요. 이 책을 만들면서는 더 이상 할머님들을 힘들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사진 찍는 작업을 하면서 사진에 할머니의 눈물이 더 보였으면, 주름살이 더 깊었으면 했던 생각을 한게 죄책감이 들었어요. 저도 방송사에서 나온 피디나 기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50일 동안 미국에서 작업하고 한국에 돌아와 가장 먼저 남해에서 상영했어요. 남해 여성회라는 단체와 함께 100석 정도 되는 작은 규모의 상영회를 열었어요. 사람이 많이 없어도 박숙이 할머니가 계시는 곳이니까 의미 있는 상영이라 생각하고 준비했어요. 그런데 상영 당일에 남해의 중 고등학생들이 많이 와줬어요. 300명이 넘는 인원이 준비된 의자 사이사이에 앉고 밖에 서서 영화를 관람했어요. 영화 상영이 끝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이 일을 하길 잘했구나 하면서 보람을 느꼈죠.


사진 활동은 예전부터 꾸준히 해왔어요. 대학 입학하고 20살에 처음으로 사진을 시작했어요. 사진과에 진학한 친구를 통해서 사진을 처음 접하고 배웠죠. 동네에서 사진에 관심 있는 친구들 5명이 합해서 사진팀을 만들어서 작업하고 2013년에 사진전도 열었어요. ‘그 순간 SIESTA'라는 제목으로 사진전을 열었어요. ’siesta‘가 스페인어로 낮잠이라는 뜻으로 일상 속에서 작은 휴식을 취하는 모습들을 담은 사진전이었어요. 2014년 초에 중앙일보 대학생 사진기자로 활동했어요. 3, 4개월 했는데 큰 역할 없이 이름만 남기는 것 같은 대외활동에 회의를 느껴서 그만두고 한동안 쉬었습니다. 그러던 중 영화 프로젝트팀에서 영화의 모든 촬영과정을 사진으로 담을 사람을 찾는다는 공모전을 보고 다시 사진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당장은 앞으로 있을 상영회를 잘 끝내는 게 목표에요. 10월 12일에 국회에서 상영하고 그 주에는 영화 제작에 참여한 멤버들이 속해있는 대학교에서 상영할 예정이에요. 겨울에는 보스턴 대학가 투어도 계획 중에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는 사진 활동을 하는 언론인이 되는 게 꿈이에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감독님 덕분에 미국에서 언론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더 명확하게 언론인이 돼야겠다는 꿈을 잡은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직접 사진을 찍는 기술까지 겸비한 언론인은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제 사진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사진도 병행하는 언론인이 되고 싶어요. 사진이 언론하고 밀접할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진 활동을 하고 싶어요.


모든 사람들에게 제가 알맞은 얘기를 해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랑 비슷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사진에 관심을 가져왔고 어느 정도 사진 실력이 있는 친구 중에서 슬럼프가 왔거나 싫증이 나려고 하는 친구가 있다면 저한테 연락을 주세요. 같이 사진 작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랑 제 친구가 하는 사진팀에서 같이 활동할 친구를 구하고 있어요. 제가 1년 동안 사진을 안 찍으면서 슬럼프를 겪었기 때문에 같이 활동하면서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면서 재밌게 사진 작업도 하면 좋겠네요.

10월 16일 저녁 일곱 시에 경영관 지하 1층 소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려고 해요. 무료로 상영할 예정이니까 많이 관심 가지고 와주셨으면 해요. 영화를 보고 영화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지려고 해요. 이야기도 들어보고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새롭게 일 해볼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영화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많이 와서 즐겼으면 좋겠어요.

(김규식 qnaaga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