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외국 학우들의 징검다리 <br>서울 투어링 레이스 기획팀

한국과 외국 학우들의 징검다리
서울 투어링 레이스 기획팀

  • 333호
  • 기사입력 2015.10.13
  • 취재 유준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9312

평소 학교에서 외국 학생들을 많이 마주치지만 말을 걸기는 참 쉽지 않다. '영어를 못해서…….' 라는 생각이 대부분이다.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학우들이 있다. 이들은 신나게 서울에서 '레이스'를 진행하며 외국 학우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고 한다. 국제처 산하 학생단체 하이클럽 소속의 '서울투어링레이스' 기획팀을 소개한다.

인터뷰 : 중문 14 김리나 ('서울 투어링 레이스' 기획팀장) & 경영 15 남현탁 (공동 기획팀장)

유명 프로그램 런닝맨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투어와 레이스를 하며 우애를 다지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런닝맨을 모티브로 시작된 행사에요. 우리 학교 교환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같이 무언가 즐겁게 재밌게 할 수 있는 어떤 교류의 장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던 중 이 포맷이 정말 재밌어 보였죠.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지하철 호선마다 테마를 정해서 투어를 진행했어요. 충무로, 경복궁, 광장시장 등을 선정했는데 한국을 가장 대표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선정했습니다. 문화체험을 할 기회는 평소에도 많지만, 여러 미션을 '함께' 진행하면서 서로 교류 할 색다른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곳을 많이 다녔지만 용산 전쟁기념관을 외국 친구들이 굉장히 신기해했어요. 우리는 전쟁을 겪어본 세대는 아니지만 자주 접하잖아요. 전쟁을 많이 접하지 못한 외국 친구들에게는 굉장히 새로웠던 것 같아요. 탱크를 찾아야 하는 미션이 있었는데 매우 흥미로워했어요. 시청에서는 연예인 홍석천 씨를 만났는데 외국 학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잘 해주셔서 인상이 깊었어요. 청계광장에서 알까기를 체험해보고 징검다리에서 재밌는 포즈를 취해보는 것도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지난 행사 이후도 그렇고 함께 레이스를 하는 팀원들하고 끝나고도 계속 밥을 같이 먹기도 하며 인연을 이어가는 친구들이 많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뿌듯하고 보람찼습니다.

광장시장을 꼽고 싶은데요 같이 시장에서 밥을 먹으니까 얘기도 많이 하게 되고, 당시 사진에 나온 음식을 찾아서 먹는 미션이 있었는데 이때 팀들이 많이 협력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외국 친구들이 순대국밥, 육회 비빔밥 등 음식도 잘 먹는 모습을 보여줘서 놀랐어요.

하루의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2달이 걸렸어요. 장소도 장소지만 어느 곳에서 무얼 해야 할까. 미션이 정말 생각하기 힘들었어요. 행사 날 미션 장소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도 고려해야 하는 등 변수가 정말 많기도 하고, 쉽지 않았죠. 모든 프로그램마다 직접 답사를 가고 아이디어 회의를 했어요. 시장을 갔을 때는 전통부채가 보여서 '아 저걸 사보면서 전통문화도 체험해보면 좋겠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현장에서 많이 얻었죠. 독립문에서는 광장이 너무 넓어서 어떻게 할지 갈피를 못 잡던 와중에 행인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쟁반노래방과 비슷한 한국 동요 부르기 미션도 기획했어요. 행사를 총 14곳에서 진행했는데 모두 직접 답사를 갔어요. 저희는 테마를 항상 생각해요. 그냥 유명한 곳을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가 어떤 의미를 담고 어떻게 외국 친구들에게 다가갈지 생각을 하면서 기획을 했습니다.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저희 서울투어링 레이스 팀원이 전부 하이클럽 소속이기도 해서 영어는 거의 문제 없었어요. 행사 진행에는 어려운 말이 많이 안 필요하죠. 레이스 특성상 시간 관리가 제일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큰 문제 없이 원만하게 잘 끝냈습니다.

보물찾기 미션이었어요. 단순히 숨기고 찾는다. 라는 개념은 아니고 우선 서울 숲에서 정말 누가 봐도 잘 안 보이는 곳에 숨겼기 때문에 일단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상 중 하 별로 난이도를 나눈 미션을 골라서 할 수 있게 해서 어려운 미션을 할수록 고급 정보를 얻게 되는 방식을 택했어요. 프로그램에 흥미를 더 했죠. 아침부터 진행되는 레이스 전체가 마지막 보물찾기로 여러 복선이 이어져 있었어요. 야심찬 기획이었습니다.

덧붙여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하나 공개하자면, 보물 상자를 풀숲에 숨겼는데 개천절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내용물을 다 찾아가 버려서 상자를 찾은 팀에게 여유분의 상품을 줬던 적이 있어요. 이게 제일 큰 사고라서 다행이에요. (웃음)

타 학교의 국제 동아리들과 연계해서 진행해보고 싶은 계획이 있어요. 이대와 외대랑은 이미 연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연합해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저희는 기존에 해 왔던 팀들이지만 새로운 팀이 들어온다면 그들 입장에서 새로운 것을 제기할 수 있고 참여자도 다양해지기에 더 많은 교류와 더 많은 아이디어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리나: 수업할 때 보면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다고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항상 친해지고 싶은데 기회가 없다는 말로 잘 다가가지 못하죠. 교내 교류행사도 물론 있지만 기회의 폭이 넓은 것도 아니에요. 이런 행사에 한 번 참가하면 하루 동안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친해지기도 하고 가까워지게 되거든요. 참가를 많이 권해드리고 싶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희가 이어줄 수 있는 계기, 중간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을 느꼈고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보람찬 것 같습니다.

남현탁: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원만히 행사를 마치면서 기획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한국학생과 외국학생들이 교류하는 직접적인 행사가 별로 없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인과 외국인 친구들이 문화교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현장에 있던 다른 팀원들에게도 한 마디씩 청해보았다.

박채원(15 영상): 내년에는 더욱 높은 퀄리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지현(14 경제) : 많은 준비를 했던 행사였고, 정말 스텝으로 참가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계속 학우들이 관심 많이 가져 주셨으면 좋겠고요,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하영 (14 경제): 한국 학우들이 참여를 좀 더 많이 해 줬으면 좋겠어요. 행사할 때 외국 친구들은 정말 한국 팀원이 자기 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하고 고마워하거든요. '영어를 못해서' 라며 부담을 많이 느끼시는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교환학생들이 정말 많아요. 진심으로 교류하는 데에 언어는 벽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하면서 이렇게 하루 동안 같이 있으면 친해질 수밖에 없어요.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고윤(15): 외국인과 교류하는 시간이 뜻 깊었고. 진행하면서 스스로도 서울에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며 재발견을 하게 되기도 하고, 정말 여러모로 취지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서울 투어링 레이스, 더 많은 학우들의 관심과 함께 더 다양한 콘텐츠와 스케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관심 있는 학우들은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정말 부담 느끼지 않고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