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분자 환경생물학 연구 <br> 김보미 학우

해양 분자 환경생물학 연구
김보미 학우

  • 336호
  • 기사입력 2015.11.28
  • 취재 이윤호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10845

여러 국제 학술 대회에서 해양 분자 환경생물학 분야에 우수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김보미 원우를 만나보았다.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해양 분자환경생물학 석박사 통합과정 박사학위 심사를 앞둔 그녀의 연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 연구실에서는 해양 생물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어요. 해양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이용하여 환경의 변화 또는 환경오염 물질이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자 수준에서부터 개체 수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분석해요. 유전자 진화에 중요한 유전자, 유전자군의 발굴과 진화 양상 분석을 통해서 생물의 생태계 적응 및 분화 기작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수행했던 영향평가는 바다 송사리 연구였어요. 바다 송사리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여 독성 기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ytochrome P450 유전자군과 defensome을 발굴하여 환경오염 물질에 노출된 바다 송사리의 전체 해독메커니즘을 분석하고, 바다 송사리 개체 및 군집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어요. 바다송사리의 유전체 정보와 zebrafish, 일본송사리, 복어, 가시고기, 폐어 등의 다양한 경골어류의 유전체 정보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zebrafish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abch 유전자가 분석된 모든 경골어류에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지도교수님이신 생명과학과 이재성 교수님의 큰 지원과 연구실의 좋은 역량을 잘 활용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도 연구 성과가 많은 편이에요. 대부분 논문은 해양 환경 조절물질들이 윤충류, 요각류, 어류와 같은 해양 생물들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실험 방법을 통하여 평가한 결과를 발표하는 내용이에요. 제 연구 결과를 포르투갈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PRIMO (Pollutant Responses In Marine Organisms)에서 발표하여 best oral presentation 상을 받았던 일도 행복한 기억 중 하나에요. 그 외에도 국제학술대회에서 총 5회 구두발표를 했고 일본의 기초생물연구소에서 주최하는 Genetics practical course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발되어 다양한 선진 기술을 배울 기회를 얻기도 했어요.

대학원에 입학한 후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했는데 그중에 바다 송사리 Cytochrome P450 분석 및 활용 연구는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시행착오도 많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했지만 좌절도 했고 힘이 들었기에 애착이 많이 가는 연구테마에요.
2년 동안 수많은 논문들을 공부하며 실험한 결과를 PRIMO에서 발표했어요. 제가 연구하며 읽었던 논문의 저자들이 제 발표를 듣고 함께 토론하며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2년간의 저의 노력과 고생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그 발표로 우수 발표상을 받았기 때문에 더 보람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아요.

우리 연구실은 해양 생물 자동화 사육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모든 실험을 연구실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비가 갖춰져 있어요. 생물을 직접 사육하면서 필요한 만큼 언제든 실험을 할 수 있고 원하는 실험을 연구실 안에서 모두 할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우리 연구실은 2~3개의 테마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트레이닝을 받아요. 이런 방식의 지도교수님의 트레이닝도 큰 비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의 테마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하나의 실험에 좌절을 겪을 때나 1~2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를 대비하여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는 테마를 동시에 여러 가지를 수행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많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저는 학위 동안 바다 송사리를 포함하여 다양한 해양 생물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연구를 수행했어요. 유전자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이미 많은 생물들의 유전체 정보가 밝혀져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결과가 공개될 예정인데, 이 정보들을 이용해서 생물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싶어요. 알면 알수록 더 많이 알고 싶은 게 생물이거든요. 장기적으로는 유전체 정보만으로 설명할 수 없었던 생물의 다양한 특징들을 이해하기 위해 대사체를 이용한 연구를 수행 하려고 해요. 이 연구는 그동안 해왔던 일이 아닌 처음부터 배우면서 시작해야 하는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겠지만 유전체학과 대사체학을 함께 수행하여 유전자와 표현형과의 연관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제 장기적인 목표에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학우 중에서도 특히 저 처럼 대학원 진학 결심이 늦어 고민인 친구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요. 보통은 3학년 겨울방학이나 4학년 여름방학부터 연구실 경험을 하는데 저는 졸업 하면서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어요.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기 때문에 조급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후회하기보다는 더 열심히, 더 빠르게, 더 많이 하기 위해 노력해서 교수님께서도 연구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셨어요. 대학원 진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남들보다 늦은 것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고 노력해서 원하는 꿈을 이루시길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