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한 밥상’을 아시나요? <br> 기부 장려 프로그램

‘성대한 밥상’을 아시나요?
기부 장려 프로그램

  • 337호
  • 기사입력 2015.12.13
  • 취재 유준 기자
  • 편집 김혜린 기자
  • 조회수 9274


이번 년도 2월 초부터 3월까지 진행되었던 사회복지학과와 아동청소년학과 연계 결식아동 지원 프로그램 '성대한 밥상' 캠페인이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

'성대한 밥상'의 시작

사회복지학과 회장과 아동청소년학과 회장이 제32대 사회과학대 학생회 '함사드림' 주관의 단과대운영회의에서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평소 결식 아동에 대해 관심 있던 아동청소년학과(13) 학생회장 한영준 학우와 사회복지학과(10) 학생회장 이도훈 학우는 대화 중 아동들에게 기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고자 했다. 이도훈 학우는 '빈곤과 복지'라는 사회복지학과 수업에서 Fund-raising에 대해 배운 이후 기부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그렇게 함께 결식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 이도훈 학우와 한영준 학우는 자료를 찾던 중 일본에서 기존의 메뉴에 약간의 돈을 더 받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모델을 모티브로 '성대한 밥상'은 기존 메뉴에 부담스럽지 않은 500원을 더해 기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다. 학교에 이를 위해 지원을 요청했고 경영관 지하 2층 식당 풀무원 측에서 기분 좋게 받아들여 진행이 되었다.

사회복지학과와 아동청소년학과의 연계활동이 눈에 띈다.

사회복지학과는 기존의 복지관에서 모금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강점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아동청소년학과는 결식아동들이라는 '대상자(Client)'의 시선에서 본 따뜻한 기획력과 전문성 있는 대상자 선정으로 좋은 의도를 전달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 것 같다.

'추가결제 500원' 진행 방법이 매우 참신한데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는지. 심리학적으로 기부 장벽을 줄이려는 접근이었는지 물었다. '추가결제 500' 원'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일본의 한 기사를 모티브로 하게 되었고 '500원'이라는 가격을 설정하게 된 것은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성균관대학교의 학우들이 기분 좋게, 그리고 의미 있는 활동에 하나가 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으로 했다. 심리학적 기부장벽을 줄이려는 의도로 볼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캠페인을 하는 중에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결제 시스템 등 학교나 업체 측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결제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풀무원 측에서 이러한 개보수가 있으리라는 것을 이야기해주어 진행할 수 있었다. 학교나 업체 측에 공적인 문서를 작성해보는 것이 나와 아동청소년학과 회장 역시 처음이었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고 많은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했다. 풀무원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노심초사했지만 결식아동들에게 기부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풀무원 측에서 기분 좋게 승낙했다. 그렇게 힘들게 시작된 캠페인에서 단호하게 지나쳐버리는 학우나 들리지 않은 곳에서 "스펙"을 위해서라거나 "학교 측의 기부 프로그램은 제대로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웃는 얼굴로 꾸준히 기부해준 기부천사들을 보면 다시 한 번 힘을 얻고 캠페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방학 이후 학과의 바쁜 활동들 때문에 하기 힘들었던 점에서 임팩트가 줄어든 부분이 너무 아쉬웠다.

기부금 수익은 많이 모였는지. 기부금으로 중학교에 벽화 그리기 행사 등을 진행했다는데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기부금 수익은 40만 원 정도 모였다. 500원씩 모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캠페인 진행 시 하루에 20명쯤 하면 10, 000원이다. 그런 점에서 40만 원도 적은 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본래는 20만 원 정도였으나 우리 학교 총장님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동참해주어 40만 원 가량의 돈을 모았다. 이돈을 기부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 40만 원을 알차게 쓸 곳을 알아봤지만 이 돈을 저소득층의 '결식아동'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힘들다는 소식만 듣게 되었다. 정신 차리고 보니 한 학기가 지났고 기부자들에게 죄책감이 생겼다.

한영준 회장과 방학에 집중적으로 기관을 찾게 된 결과 학과 선배이자 은평교육복지센터장이 저소득층이 많다는 학교를 소개해주었고 '성대한 밥상'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협의한 후 이곳에 기부하기로 했다 다른 문제가 생겼다. 그 친구들이 '동정받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낙인이론).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학교 내부에서 '벽화 그리기'를 통해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려는 봉사활동이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해서 고생했다는 의미로 먹거리들도 전달되어 그러한 것들을 없앨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기부의 의미와 봉사의 의미를 더한 올바른 기부가 되었을 것이라고 '성대한 밥상'팀은 확신할 수 있었다.

*낙인이론이란, 일탈(逸脫) 혹은 범죄 행동이 행위자의 심리적 성향이나 환경적 조건 때문에 객관적으로 발생한다기보다 특정 행동에 대한 사회문화적 평가와 소외의 결과 규정된다고 보는 이론

지면기사에도 실렸다고 들었다. 성대한 밥상을 '성대'하게 끝낸 뒤 어떤 보람을 느꼈는지 물으니 지면 기사에 실렸다는 사실보다 많은 기부자가 이러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캠페인 홍보 때도 소리 없는 기부자들과 꾸준히 기부해준 분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보람찼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학교 측'의 의도를 벗어나 팀을 직접 꾸려 친구들과 도와줄 외부 자원들을 직접 알아볼 수 있었다는 것이 함께한 친구들과 성대한 밥상 팀에도 큰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시 한 번 자신들을 믿어준 학우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흔쾌히 기부해준 성대 학우들에게 한 마디

"안녕하세요, 기부천사님들! 저희가 홍보할 때도 그리고 학교 측에서 홍보해주신 것들에 대해 좋은 시선과 의미를 담아 기부해주신 모든 분에게 다시 한 번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약속을 너무 늦게 지킨 것 같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으며 처음은 외부의 자원과 연결되기가 쉽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부자님들의 소중한 기부금과 저희를 따뜻하게 봐주신 시선 때문입니다.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두 학생회장은 '성대한 밥상'이라는 좋은 프로그램이 학교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 할 수만 있다면 학교 측의 다른 식당에도 이와 같은 체계를 연결하고 싶어 했다 나아가 새로운 기부 프로그램을 기획함으로써 다시 한 번 성 대인의 마음을 한데로 모아 '성대한 밥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기부 패러다임을 일으키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