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사이언스를 제안하다 <br> 전예림 학우

에코사이언스를 제안하다
전예림 학우

  • 338호
  • 기사입력 2015.12.24
  • 취재 신용훈 기자
  • 편집 곽헌우 기자
  • 조회수 12783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 2015년 2학기 학부 수업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한은경 교수) 수업에서 대전시와 6개 대학이 함께 관산학 협력 캠퍼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각 학교의 수업에서 대전시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마케팅 전략 방안을 수립해 예선을 거친 후, 우수한 2팀을 선정해 12월 4일 최종 성과 발표대회를 했다. 이 대회에서 우리 학교 글러브팀(신문방송학과 13학번 전예림, 신문방송학과 13학번 박지우, 신문방송학과 13학번 김다혜, 신문방송학과 13학번 권경원, 신문방송학과 13학번 연지은, 신문방송학과 12학번 진옥결)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중에서 전예림 학우를 만나 보았다.

신문방송학과 전공 수업 중에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수업이 있는데, 그 수업이 매년 어떤 브랜드나 기업이랑 같이 협력을 맺어서 '기업을 어떻게 마케팅 할 것인가'에 대해 수업과 발표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실무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요. 제가 이 수업을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 브랜드가 그냥 기업이 아니라 도시 브랜드 마케팅을 하게 됐어요. 대전 시청이랑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 6개 학교들이 관산학 협력으로 캠퍼스 프로그램을 맺어서 마케팅 프로젝트가 진행된 거예요.

저희는 대전시 외부인이라 대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조사를 해야 했어요. 173명에게 설문조사를 돌리고 대전에 거주하는 사람들한테 인터뷰하고 전문가한테도 계속 의견을 물어보는 식으로 끈질기게 사람들을 쫓아다니는 방식으로 조사했어요. 조사해 보니 대전에 여러 가지 모습이 있었어요. 그중에서도 저희는 대전하면 과학이 먼저 떠오르는 게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전하면 과학이라는 점이 오래되어 유치하기는 한데 그래도 무언가를 딱 어떤 단어를 들었을 때 연상된다는 이미지는 굉장히 힘이 있는 거잖아요.

대전에 과학이라는 이미지를 버릴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대전에 과학을 살리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접목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찾은 게 자연환경이에요. 자연환경을 과학이랑 접목해서 좀 세련되게 만들고 싶어서 자연을 그린의 개념이 아니라 에코라는 개념으로 표현했어요. 요새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고 해서 자연과 인간이 같이 공생해야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자연은 인간이 잘살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고 과학 하면 매연이나 환경 오염이 연상 될 수 있어요. 그것보다 더 최첨단 과학에 에코와 사이언스를 결합해서 에코 사이언스라는 개념으로 대전에 마케팅을 제시했어요. 좀 더 미래 지향적이고 세련되고 낡은 개념도 아니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개념도 아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대전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강점을 살려서 마케팅을 제안했어요


저희가 대게 다 생각이 달라요. 한 명이 의견을 제시하면 그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누가 어떤 제안을 하면 의문을 가지고 반론을 제기했어요. 말이 많았죠. 일단 모이면 아이디어 회의에만 거의 3~4시간 정도를 해서 진행이 잘 안됐어요. 다들 생각이 많고 의욕이 넘쳤어요. 강의 없는 날 모두 모여서 생각을 공유했어요. 학교 팀플이니까 대충해도 된다는 생각보다는 학생이지만 뭔가 해 보자 하는 마음었어요. 팀원들이 어느 순간부터 프로젝트에 매료되고 몰입해서 누가 아이디어를 내면 경쟁하듯 다른 사람도 아이디어를 냈죠. 마치 서로서로 나도 잘해야지 하는 것 같았어요. 서로에게 자극되었던 거죠.

힘들었던 점 은 이 프로젝트가 9월 학기 시작하자마자 기말고사까지 계속한 거에요. 이 프로젝트가 여행지도 만들기, 마이스 홍보물 만들기와 같이 매달 미션이 있어요. 수업은 별개이고 시험도 따로 봐요. 일이 되 게 많았죠. 수업도 해야 했고 대전시에서 주는 미션도 해야 했어요. 대전시에 마케팅만 제안하는 게 아니라 서포터즈처럼 블로그에 포스팅도 계속 올려야 해서 휴식할 시간이 없었어요. 한 학기 동안 제대로 쉰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힘들었어요. 금요일에 쉬려고 공강을 만들었는데 매주 금요일마다 모여서 아이디어 회의를 했어요. 서로 대충하려는 성격이 아니어서 누구 한 명이 하고 있으면 나도 해야지 했어요. 우리 팀은 특이하게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어서 서로 너무 열심히 했어요. 서로가 버거웠던 팀플이었어요. 보람 있었던 것은 작은 거라도 성과를 보이면 멘토님이 칭찬해주시는 것이었어요. 교수님이 중간에 "어 이게 괜찮은데" 같은 사소한 말 한마디. 프로젝트 참여하면서 블로그 조회 수가 1,000을 찍었는데 이런 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어요. 이런 단편적인 것들이 꾸준히 있어서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 프로젝트를 할 수 있었어요.

저희 조원 3명이 이번 학기가 힘들어서 내년에 휴학 할 거예요. 지금 경영을 복수 전공하고 있는 것처럼 제가 마케팅, 광고기획과 같은 홍보분야 쪽에 관심이 있어서 휴학하면 광고 기획 관련 일을 할 것 같아요. 내년이면 제가 4학년이라 3학년 끝자락에서 동기들이 인턴하고 자소서 쓰고 있는데 이거 때문에 아무것도 못 했어요. 학교가 끝나기 전에 다른 분야에 공모전이든 대외활동이든 인턴이든 해보고 싶어요. 2학기에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업과 비슷한 'PR 캠페인' 수업이 있는데 저희 팀원들이 너무 마음이 잘 맞아서 다시 모일 것 같아요.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삶의 어느 순간에서 기회가 오면 안 놓치고 잡는 성격이에요. 이번 프로젝트도 그랬거든요. 그렇게 잡다 보면 계획하지 않아도 뭔가 이뤄지지 않을까 해요.

과 특성일 수도 있는데 신문방송학과와 경영학과는 팀플이 많은 수업이에요. 학우들도 팀플하면 귀찮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들 거에요. 저는 팀플 하면서 이 팀플 뿐만 아니라 다른 팀플에서도 사람들을 만나는 점이 좋았어요.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사람들을 더 만나게 되잖아요. 학교는 잠시 거쳐 가는 곳이고 학업 때문에 책을 통한 공부는 혼자서도 할 수 있잖아요. 팀플이 아니더라도 공모전이든 동아리든 도서관 안에 있는 것보다는 좀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애기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들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3학년 이면 학교를 조금 다닌 것은 아니잖아요. 1학년 때부터 쌓아온 인연들이 저한테 뜻밖의 기회를 주기도 해요. 지금 다른 분야로 짤막한 영화 리뷰 쓰는 것을 작가님 밑에서 견습하고 있는데 그 인연도 1~2학년 때 우연히 친해진 언니를 통해서 얻게 되었어요. 사람이라는 게 사람을 통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도움 주는 부분이 많아요. 근데 이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사회에서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여기서 좋은 성과를 이뤘지만 저는 저희 팀 사람들과 좋게 끝나고 계속 인연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것이 매우 값진 거라고 생각해요. 나댄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내 사람을 만들고 이게 대학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거라고 생각해요. 좀 더 많이 애기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