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을 가진 그녀,<br> 모델 최아라 학우

'천의 얼굴'을 가진 그녀,
모델 최아라 학우

  • 341호
  • 기사입력 2016.02.11
  • 취재 정지원 기자
  • 편집 곽헌우 기자
  • 조회수 18746

2015년 대한민국 여름을 뜨겁게 달구었던 천만 영화 '베테랑'의 장윤주. 통통 튀는 매력으로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의 흥행을 이끄는 이성경. 매력적인 두 여배우의 공통점은 모델 출신 배우라는 점이다. 모델들의 연예계 진출이 활발한 요즘. '천의 얼굴'을 가진 무궁무진한 매력의 7년 차 모델 최아라(연기예술학과 11)를 만났다.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었던 모델 최아라와의 인터뷰는 그만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 덕분에 유쾌하게 진행되었다.

2009년 서울컬렉션으로 데뷔한 최아라는 패션쇼 런웨이에 오르는 일 외에 2010년 S브랜드 핸드폰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리며 여러 코스메틱 브랜드에 뮤즈로 발탁되어 활동을 해왔다. 뷰티와 패션업계에서 각광 받고 있는 현재의 최아라가 되기까지 그녀는 어떤 길을 걸어 왔을까. 어느덧 모델 7년 차에 접어든 그녀는 모델의 길을 걷게 된 시작점부터 데뷔 7년 차의 '프로'가 된 지금까지 그동안의 시간을 차근차근 짚어나갔다.

"'나는 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어요. 패션이나 스타일링에 관심이 많은 학생도 아니었죠. 꿈이 없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꿈 하나쯤은 있지 않았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광고를 구상하고 기획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남들과 다를 것 없이 중학교 다니고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저에게 모델을 추천해주셨어요. 그때부터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해본 것 같아요. 선생님의 추천으로 작은 문화 센터에서 모델 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한 달 만에 문화 센터가 망해버려서 그만둬야 했지만요."

"그때부터 재미를 느껴서 이제 제 발로 학원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모델이 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거죠. 학원을 찾아보다가 알게 되어 K플러스 아카데미에 들어가 모델 일을 배우다가 오디션을 봤어요. 제 키가 178인데 키가 크니까 이미지를 좋게 봐주시고 오디션 당시에 심사위원분들께서 제 이름에 별을 치셨어요. 처음에 부모님께서 제가 모델 일을 하려는 것을 반기시진 않으셨어요. 저한테 언니가 한 명 있는데 언니 또한 반대했었죠. 모델이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들고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것이 고된 일인 것을 너무 잘 아니까 가족들이 저를 위해 반대했어요. 제 몸이 힘들고 제가 힘들까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제 꿈을 지지해주셨어요. 그때 할아버지께서 모델 일을 하기 시작하는 데 도움을 많이 주셔서 할아버지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더 악착같이 모델 일을 했었어요. 처음에 들어온 활동비로 할아버지께 장갑을 사드렸어요. 바로 다음 날 잃어버리셔서 좀 서운하긴 했지만요."

"물론 지금은 부모님께서 제가 모델활동을 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시고 응원해주시고 계세요. 아버지께서 백화점에 납품하는 일을 하시는 데 B의류 브랜드에 납품하셨어요. 당시 제가 B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주변 지인분들께 우리 딸이 모델이라면서 자랑하시고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그때가 아마 가장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대학 등록금도 제가 번 돈으로 내고 다녀서 그 점에서도 부모님이 '우리 딸 모델 잘 시켰구나' 하시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회생활로 힘든 고생의 순간을 보내온 그녀는 23살의 나이에도 여전히 소녀 같은 미소와 여성스러운 우아함을 갖추고 있는 모델이었다. 178cm에 달하는 그녀의 큰 키는 모델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게 했지만 어릴 적 그녀는 다소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데뷔 7년. 어느덧 수많은 무대 위를 당당하게 걷는 프로 모델이 되었고 매력 넘치는 여자가 되었다. 모든 모델을 존경하지만 롤모델은 미래의 자기 자신이라며 스스럼없이 그녀는 당돌하게 최아라, 그 자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처음으로 쇼에 올랐던 2009 서울 컬렉션인 것 같아요. 무대 뒤에서 제 순서를 기다리는데 정말 그때는 너무 긴장돼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어요. '무대에서 기침하면 어떡하지?' 이런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죠. 그렇게 기다리다 무대에 올랐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니 아무렇지 않은 거예요. 사람들 시선이 느껴져서 안 떨린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떨리지 않았어요. 7년 동안 모델 활동하면서 저는 쇼에 그렇게 많이 오른편은 아니에요. 학교생활도 신경 써야 하고 시험 기간이랑 쇼랑 겹쳐서 오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저는 쇼보다는 화보에 더 잘 어울리는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화보 촬영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제가 화려하고 강한 얼굴이 아니라 다양한 컨셉의 메이크업을 잘 소화하는 편이고 그게 화보 촬영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화보는 결과물이 딱 보이고 나만 돋보일 수 있는 그런 것이 있어서 과정도 재미있고 결과도 조금 더 보람 있게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제 얼굴에서 특히 자신 있는 부위가 눈이에요. 속 쌍꺼풀이 있어서 대중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화보 촬영장에서나 광고 촬영에서 연예인분들 만나 뵙고 그러면 저도 여러분들과 똑같이 설레고 신기한 감정이 들어요. 그분들과 같이 한 촬영이 더 기억에 남기도 하죠. 2010년 S브랜드 핸드폰 광고를 찍을 때 당시 신인 그룹이었던 제국의 아이들과 같이 촬영을 했는데 지금 멤버들이 잘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저도 막 신기하고 그래요. 지금 tvN '꽃보다 청춘'에 출연하신 조정석 씨와도 같이 촬영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친오빠같이 자상하게 저를 잘 챙겨 주셔서 즐겁고 편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마무리했었어요. 찍고 싶은 광고는 저는 핸드폰 광고를 다시 한 번 찍고 싶어요. CF가 제일 자주 많이 나오거든요. 부모님이 제가 활동한 것을 찾아보는 편이 아니세요. TV CF에 제가 나오면 부모님께서도 잘 보실 수 있기 때문에 광고를 많이 찍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제 친구 중에 승무원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제가 항공사 CF를 찍은 적이 있어요. 그때 친구들이 학원 다니면서 제 광고를 보고 면접 때도 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서 그 점이 굉장히 뿌듯했어요. "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무대 위에서의 화려한 모델 최아라와 곧 졸업을 앞둔 평범한 23세의 대학생 최아라. 친구들을 좋아하고 생활을 즐길 줄 아는 20대 초반의 소녀 최아라는 어떻게 다를까. 실제 모델들의 삶이 궁금한 학우들에게 학교생활도 해보고 모델 생활도 해본 그녀는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며 자신들의 삶이 특별하지 않은 것을 강조했다. 환경이 다르고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지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다며 본인의 일상생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실제 모델들의 삶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 없어요. 일 있는 날에만 밖에 나오고 집에서 쉬는 편이에요. 앞에서는 정말 화려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주지만 그 뒤에서 정말 저희는 힘들고 고된 시간을 보내요. 모델로서의 제일 큰 고비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대부분 모델이 다이어트라고 대답할 거예요. 선천적으로 날씬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타고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렇지 못하거든요. 여러분들과 똑같이 베스킨라빈스가서 아이스크림 먹는 것을 좋아해요. 하프갤런 하나는 혼자 앉아서 쉽게 뚝딱 해요. 밀가루도 좋아하고 특히 저는 곱창을 좋아해요. 제가 어릴 때 육상을 해서 근육이 많은 편이라 살이 잘 안 빠지는 타입이에요. 살 빼려고 밀가루도 끊어보려고 했는데 저는 못 끊겠더라고요. 다이어트는 평생의 숙제인 것 같아요. 특히 쇼 스케줄이 잡히면 피팅을 한 달 전부터 하기 때문에 그때부터 닭 가슴살 먹고 다이어트에 돌입해요. 제가 23살이라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한테 자극받으면서 계속 관리하고 있어요. 살을 빼야 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모델이 천직이 아닌가?'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패션 또한 제가 만약 모델이 되지 않았더라면 저는 패션에 전혀 관심이 없었을 것 같아요. 평소에 편하게 입는 거 좋아하고 크게 입는 거 좋아하는 편이에요. 여성스럽고 막 러블리한 스타일은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브랜드 중에서도 'LOW CLASSIC'이라는 브랜드를 특히 좋아해요. 평소에도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 많거든요. 7년 동안 모델 활동하면서도 어린 나이에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 많았어요. 프로 모델 '최아라'가 되어서 모든 상황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죠. 일을 하다 보면 그냥 평범한 23세의 최아라가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나 힘든 상황에서는요. 일하면서 제가 딱 한 번 운 적이 있어요. 한창 바쁘게 활동할 때였는데 환하게 웃어야 하는 상황에서 컨디션 난조와 몸도 따라주지 않아서 프로답지 못하게 제 기분을 표현해 버렸어요. 그때 스태프분들이 다른 모델 사진 보여주면서 이렇게 못하냐며 비교를 하고 뭐라 많이 혼내셔서 결국 눈물을 터뜨려버렸어요."


모델들의 연예계 진출이 활발한 요즘, 최아라 그녀의 생각은 어떨까. 연기예술학을 전공한 그녀는 연기를 공부한 입장에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나 아직은 두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하지만 제 키가 크다 보니 저에 맞출 수 있는 남자 배우가 있는가. 브라운관에서 내가 어떻게 비칠까. 하는 점에 대한 우려가 있어요. 주목 받는 역할을 맡아서 얻게 되는 부담감에 대한 두려움도 있어요. 지금 당장은 망설여지는 점이 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연기를 해보고 싶기는 해요. 특히 뻔한 주인공 캐릭터보다는 망가지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기예술학을 전공하면서 연기를 좀 배워서 화보 촬영이나 뮤직비디오 촬영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모델과 출신이 아닌 연기예술학과 출신인 건 저만의 장점이기도 하고요. 이번에 연기예술학과 친구들과 졸업 연극을 했어요. 처음 해본 연극이었는데 정말 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델이라면 누구나 꿈꾸었을 해외 진출. 해외 무대에서의 멋진 런웨이를 꿈꾸고 있는 그녀는 인터뷰 내내 모델이란 직업에 상당한 애착을 보였다. 존경받는 모델이 되고 싶다는 그녀에게 모델이란 어떤 존재일까.

"모델이란 직업은 제 성격을 바꾸어 주었어요. 내성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먼저 나서서 하는 것을 안 좋아하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 나누는 것도 잘 못 했어요. 그런데 모델 하고 나서 성격이 조금 변했어요. 물론 좋은 쪽으로요. 제 바뀐 모습에 제 주위 사람들도 좋아하고 저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모델 일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델은 저에게 뜻깊을 수 밖에 없는 존재에요. 시간이 흘러도 모델의 자리를 잃지 않는 모델이 되고 싶어요. 누가 봐도 최아라는 모델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존경받는 모델이 되겠죠. 존경받는 모델이 되는 것이 제 목표에요. 롤모델을 물어보셨는데 정말 훌륭한 선배님들도 많고 또 후배지만 존경할만한 모델들이 많아요. 많은 분이 계시지만 저의 롤모델은 미래의 저예요. 제가 얼마큼 노력했고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저 자신만이 아니까 부끄럽지 않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거예요